타이중 역에 발을 내디뎠을 때, 9월의 공기는 마치 젖은 솜이불처럼 무겁고 눅눅하게 온몸을 감싸 안았다. 하지만 코끝을 스치는 바람에는 아주 옅은 서늘함이 섞여 있어, 다가올 계절의 기척을 조심스레 알리고 있었다. 우리는 누가 더 늦게 호텔에 도착하는지 유치한 내기를 시작했다. "길 잃어버리는 사람이 저녁 쏘기다!"라고 외치며 흩어졌지만, 결과는 뻔했다. 한 명은 지도를 거꾸로 읽어 엉뚱한 골목으로 접어들었고, 다른 한 명은 편의점의 화려한 간식들에 마음을 빼앗겨 발걸음을 멈췄다. 보도블록 위로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우리의 서툰 발걸음을 따라 짙게 깔렸고, 짐 가방의 바퀴가 덜컹거리며 내는 불규칙한 소음은 묘하게 경쾌한 리듬이 되어 거리의 소음 속에 섞여 들었다. 서로의 멍청한 실수를 툭툭 내뱉으며 걷는 길, 특별한 목적지가 없어도 그저 함께 걷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밀도 높은 행복이었다.
우연히 멈춰 선 골목의 쫄깃한 위로
호텔로 향하던 길, 계획에도 없던 작은 국수집 하나가 우리의 시선을 붙잡았다. '아치 삼대 푸주 이면'이라는 소박한 간판이 달린 그곳은 좁은 입구부터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진한 고기 육수의 향기가 훅 끼쳐 오는 곳이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뜨거운 김이 안경알에 하얗게 서려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 불투명한 시야 덕분에 후각과 미각은 더욱 예민해졌다. 주문한 이면의 면발은 생각보다 훨씬 쫄깃했다. 입술에 닿는 탄력 있는 감촉과 짭조름한 고기 고명이 어우러져 입안 가득 풍요로운 맛이 퍼졌다. "이 마지막 고기 한 점은 절대 못 줘!" 우리는 마지막 남은 고기 한 점을 두고 치열하게 가위바위보를 했고, 결국 진 사람은 남은 짐을 모두 짊어지기로 했다. 가게를 나서자 초오도의 푸른 나무들이 바람에 몸을 흔들며 우리를 배웅했다.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그저 쫄깃한 면발 하나에 웃음 짓는 이 순간이 여행의 진짜 얼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의 소음을 지우는 하얀 안식처
마침내 도착한 Tai Zhong Jin Dian Jiu Dian ( Wu Xing Ji Fan Dian ) the splendor hotel-taichung 로비에 들어서자, 밖의 습한 열기를 단숨에 지워버리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피부에 닿아 기분 좋은 전율을 일으켰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손가락 끝에는 새로운 공간에 대한 설렘과 약간의 긴장감이 감돌았다. 객실 문을 열자마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빳빳한 하얀 시트 위로 몸을 던졌다. 바스락거리는 면의 촉감과 함께 갓 세탁한 빨래에서 나는 깨끗하고 포근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누군가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들 준비를 했고, 누군가는 창밖으로 펼쳐진 타이중의 도시 풍경을 멍하니 응시했다.
잠시 후, 우리는 호텔 내의 가상 현실 게임 박스로 향했다. 매끄러운 플라스틱 기기를 머리에 쓰자 현실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낯선 세계가 펼쳐졌다. 허공에 팔을 휘저으며 소리를 지르는 우리의 모습이 밖에서 보기엔 우스꽝스러웠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세상 그 누구보다 진지한 전사였다. 닌텐도 스위치 컨트롤러를 쥔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왔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함께 소란을 피우고 함께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 사이의 거리를 더욱 좁혀주었다.
하루의 마무리는 Tai Zhong Jin Dian Jiu Dian ( Wu Xing Ji Fan Dian ) the splendor hotel-taichung의 야외 수영장에서 맞이했다. 9월의 밤공기는 적당히 차가웠고, 몸을 감싸는 수온은 포근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물속으로 천천히 몸을 밀어 넣자 피부를 스치는 물의 저항이 부드러운 비단처럼 느껴졌다. 수영장 너머로 타이중의 야경이 보석을 뿌려놓은 듯 일렁였고, 우리는 물 위에 둥둥 떠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스파 센터에서 쌓인 피로를 씻어내고 돌아오는 길, 복도의 두툼한 카펫이 우리의 발소리를 부드럽게 집어삼켰다. 적당한 안락함과 완벽한 고요함이 교차하는 밤이었다.
창가에 걸린 낮은 달빛이 발끝에 닿는 밤이었다.
- 초오도 산책로를 따라 걷다 이름 없는 카페에서 멍하니 앉아 있기
- Tai Zhong Jin Dian Jiu Dian ( Wu Xing Ji Fan Dian ) the splendor hotel-taichung의 가상 현실 게임 박스에서 친구와 유치한 내기 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