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chung One Hotel의 지하 1층 식당에 들어선 순간, 압도적인 층고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지나치게 높게 뻗은 천장은 마치 거대한 공명통 같아서, 아이들의 들뜬 외침과 시끌벅적한 웃음소리조차 공중으로 부드럽게 흩어지며 적당한 백색소음으로 변했다. 층고 높은 창을 통해 비스듬히 내려앉은 아침 햇살은 먼지 입자 하나하나를 금빛으로 물들였고, 공기 중에는 갓 구운 빵의 고소한 온기와 진한 커피 향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첫째는 접시에 담긴 망고를 포크로 찌르다 노란 즙을 옷에 툭 묻혔다. 번져가는 얼룩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어차피 낮에는 소나기가 내릴 텐데, 이 정도 얼룩쯤이야.' 나는 쌉싸름한 커피 한 모금으로 잠을 깨웠고, 둘째는 차가운 우유 컵을 작은 두 손으로 꼭 쥔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아빠, 여기 천장은 왜 이렇게 높아?" 아이의 순수한 질문에 나는 그저 미소 지었다. 정답은 없었지만, 그 높이만큼의 여유가 우리 가족의 아침을 편안하게 감싸 안아주고 있었다. 식탁 아래서 아이들이 발을 구르는 규칙적인 진동과 식기들이 부딪히는 맑은 금속음이 어우러진, 무질서하지만 완벽한 조화의 식사였다.
빗줄기 사이로 피어오른 뜨거운 위로
오후의 타이중은 예고 없이 젖어 들었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에 길거리는 순식간에 짙은 회색빛으로 고요해졌고,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는 비릿하면서도 뜨거운 흙냄새가 훅 끼쳐 올라왔다. 우리는 젖은 옷을 여미며 근처의 작은 식당으로 급히 몸을 피했다. 아이들의 운동화는 이미 물을 머금어 걸을 때마다 찌걱거리는 소리를 냈지만, 그 소리마저 여행의 리듬처럼 느껴졌다. 점심으로 선택한 것은 지역의 명물인 훠궈였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육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김이 얼굴에 닿자, 눅눅했던 옷가지의 한기가 조금씩 가시고 몸속의 온도가 기분 좋게 올라갔다. 둘째는 고기가 다 익기도 전에 젓가락을 휘두르며 조바심을 냈고, 첫째는 야채가 싫다며 접시 구석으로 몰아넣는 작은 투정을 부렸다. 우리는 서로의 뺨에 튄 빨간 국물을 닦아주며 아이처럼 낄낄거렸다. 유리창 너머로는 여전히 굵은 빗줄기가 세상을 두드리고 있었지만, 우산 하나에 넷이 옹기종기 매달려 걷던 그 짧은 혼란과 밀착감이 오히려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계획된 일정은 빗나갔을지언정, 비 오는 날의 타이중을 가장 정직하게 경험한 순간이었다.
도시의 불빛과 달콤한 잠의 기록
다시 돌아온 Taichung One Hotel의 객실은 고요한 안식처였다. 유리 커튼월 너머로 타이중 시내의 불빛들이 보석처럼 점점이 박혀 있었고, 방 안에는 은은한 조명이 낮게 깔려 있었다. 우리는 빳빳하고 서늘한 호텔 침구 속에 몸을 파묻고 잠시 숨을 골랐다. 아이들은 이미 흥분 상태였다. TV의 투영 기능을 이용해 넷플릭스를 켜자, 커다란 화면 속에 알록달록한 만화 캐릭터들이 나타났고 아이들은 환호하며 침대 위로 다이빙했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사 온 현지 망고와 작은 간식들을 접시에 정성껏 담았다. 잘 익은 망고의 과육은 혀끝에 닿는 순간 녹아내릴 듯 부드러웠고, 진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아이들은 입가에 노란 과즙을 묻힌 채 화면 속 세계로 빨려 들어갔다. 어느덧 둘째의 고개가 옆으로 툭 꺾이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고, 첫째 역시 내 팔을 베개 삼아 고른 숨을 내뱉기 시작했다. 방 안에는 낮은 기계음과 아이들의 규칙적인 숨소리만이 리듬처럼 남았다. 나는 남은 망고 한 조각을 천천히 씹으며 생각했다.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은 무용한 시간이었지만, 그 무용함이 주는 안락함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현관에 나란히 놓인 젖은 운동화가 오늘의 여행을 말해주고 있었다.
- 타이중 시내의 훠궈 집에서 육수에 푹 익힌 신선한 야채와 고기를 함께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 6월의 타이중을 방문한다면, 비가 그친 뒤의 고메 습지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