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중의 5월은 공기가 무겁다. 비가 내리기 직전의 습도가 피부에 닿으면 얇은 막이 씌워진 듯 끈적거리고,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젖은 흙 내음과 눅눅한 열기가 섞여 들어온다. 우리는 그 무거운 공기를 가르고 林酒店 앞에 섰다. 건물 외관을 감싼 짙은 초콜릿색 유리창이 오후의 낮은 빛을 받아 둔탁하면서도 금빛으로 화려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3.1미터의 압도적인 층고가 우리를 맞이했다. 천장이 높으니 목소리는 낮게 깔렸고, 우리는 서로의 작은 속삭임조차 놓치지 않기 위해 평소보다 조금 더 가까이 밀착해야 했다. "정말 화려하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아." 누군가 나지막이 읊조린 말에 동의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대담한 색채와 화려한 장식들이 어우러진 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 작품 같았다. 로비 한편에 놓인 시리아산 화석들은 아주 오래전의 시간이 돌 속에 박제된 모습이었다. 그 무심한 침묵을 뒤로하고 체크인을 마친 뒤 들어선 객실에서는 펜할리곤스 비누의 서늘하고 고급스러운 향이 났다. 영국 왕실의 향기라는 수식어보다, 지금 이 순간 코끝을 스치는 쾌적함이 더 중요했다. 시몬스 침대에 몸을 던지자 매트리스가 내 몸의 굴곡을 정교하게 받아내며 온몸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밖은 여전히 습하고 무거웠지만, 방 안의 공기는 적당히 서늘하고 건조해 마치 안온한 요새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워, 서로의 규칙적인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말 없는 평온을 누렸다.
밤 11시, 통창 너머의 도시가 낮은 숨을 쉴 때
저녁 식사로 선택한 포레스트 뷔페는 기대 이상으로 화려한 미식의 향연이었다. 버터 향이 진하게 배어든 랍스터의 탱글한 식감이 혀끝에 닿았고, 갓 잡아 올린 듯한 신선한 해산물들이 입안을 풍성하게 채웠다. 우리는 음식의 맛에 대해 길게 논하지 않았다. 그저 맛있는 것을 함께 먹을 때만 나오는 짧은 감탄사와 다정한 눈맞춤, 그리고 와인 잔이 부딪히는 맑은 소리면 충분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방, 커다란 통창 밖으로 타이중 7기 구역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도시의 불빛들이 마치 검은 벨벳 위에 쏟아진 보석처럼 흩어져 있었고, 그 빛들은 도시의 맥박처럼 천천히 깜빡였다. 조명을 모두 끄고 창가에 기대어 서자, 외부의 소음은 진공 상태처럼 멀어지고 방 안에는 오직 우리 두 사람의 온기만이 밀도 있게 남았다. 베개에 머리를 기대자 생각보다 훨씬 말랑하고 부드러운 감촉에 머리가 푹 파묻혔다. "이 베개, 너무 푹신해서 그대로 사라질 것 같아." 그 생경한 느낌에 우리는 동시에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완벽하지 않은, 조금 과하게 말랑거리는 베개가 오히려 우리 사이의 팽팽했던 긴장을 무너뜨렸다. 48인치 엘이디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오는 낮은 재즈 음악이 공기 중을 유영하며 방 안을 천천히 채웠다. 林酒店의 대담하고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더 빛났던 건, 서로의 손가락 끝이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느낀 형용할 수 없는 안도감이었다. 특별한 약속이나 거창한 고백은 없었지만, 이 푹신한 침대와 적당한 온도,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의 존재가 주는 충만함이 나쁘지 않았다. 아니, 꽤 완벽했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우리는 아마 이 말랑한 베개 때문에 다시 한번 웃게 될 것이다.
창가에 맺힌 작은 물방울이 천천히 아래로 길을 내며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