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프탑 수영장의 무념무상 챌린지: 11월의 타이중은 바람이 제법 찼지만,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따뜻한 풀장에 몸을 담그자 피부에 닿는 온도가 마치 비단 한 겹을 두른 듯 매끄럽고 포근했다. 누가 더 오래 아무 생각 없이 떠 있는지 내기를 했지만,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5분도 안 되어 누군가 어제 본 드라마 이야기를 꺼냈고, 우리는 결국 물속에서 쉴 새 없이 떠들며 웃었다. 수면 위로 올라올 때마다 느껴지는 서늘한 공기와 물속의 온기가 교차하는 묘한 쾌감이 좋았다.
폭신한 스위트 룸 침대 점유권 쟁탈전: 체크인하자마자 마주한 방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했다. 우리는 누가 먼저 침대에 눕느냐로 짧은 전쟁을 치렀는데, 결과는 결국 모두가 엉켜 붙어 눕게 된 것으로 종료되었다. 빳빳하게 다려진 하얀 시트의 서늘한 감촉과 적당한 탄성의 매트리스는, 이번 여행의 목적이 사실 '이동'이 아니라 '눕기'였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천장을 보며 한참을 뒹굴거렸는데, 방 안에 은은하게 퍼진 커피 향과 함께 보낸 그 무용한 시간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밀도 높은 휴식이었다.
호텔 뷔페의 접시 탑 쌓기 경쟁: 화려한 음식들이 즐비한 뷔페 앞에서 우리는 갑자기 유치한 경쟁심이 발동했다. 누가 더 다양하고 높게 음식을 쌓느냐는 내기를 시작했지만, 결과는 배부름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부딪힌 패배였다. 특히 달콤한 디저트까지 욕심내어 담았다가 결국 마지막 한 입을 남기고 포기했다. "이건 계획에 없던 고통이야!"라며 서로의 배를 붙잡고 투덜거렸지만, 입가에는 여전히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식기들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음마저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제2시장의 푸저우 국수 정복기: 백 년의 세월이 깃든 낡은 나무 테이블에 앉아 쫄깃한 면발과 짭조름한 고기 고명이 어우러진 국수를 맛보았다. 결과는 대만족이었으나, 면치기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친구의 흰 셔츠에 갈색 국물 한 방울이 튀었다. 우리는 그 작은 얼룩을 보며 한참을 낄낄거렸고, 그 얼룩은 이번 여행의 가장 솔직한 훈장이 되었다. 시장 특유의 쿰쿰하면서도 정겨운 냄새와 사람들의 활기가 적당한 배경음악처럼 느껴져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이번 여행의 감성 성적표
11월의 타이중은 적당히 서늘한 공기가 피부를 스쳤다. 가장 가치 있었던 건 Tai Zhong Zhong Xin Jin Yu Jin Xiang Jiu Dian의 푹신한 침대 위에서 나눈 시시한 농담들이었다. 뷔페에서의 소란스러운 내기는 사실 무용한 낭비였지만, 그 낭비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이 웃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일정들이 오히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우리는 그 흐름에 몸을 맡긴 채 그냥 좋았다고 말하기로 했다.
창밖으로 흐르던 타이중의 야경과 우리의 낮은 웃음소리, 그 찰나의 기록.
- 루프탑 수영장의 따뜻한 물속에서 도시의 소음을 지우고 멍하니 야경을 감상해 보세요.
- 호텔 근처 가을 붉은 계곡의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가을의 색깔을 천천히 수집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