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을 위해 로비에 들어섰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건 직원의 무심한 듯 정확한 손놀림이었다. 카드키를 건네는 각도와 안내 멘트의 속도가 일정했다. 청셰 행려의 복도를 지나 객실로 들어서자마자 가구들의 배치가 보였다. 침대에서 창문까지는 정확히 네 걸음. 묵직한 마호가니 가구에서 배어 나오는 오래된 나무 향과 약간은 바랜 벽지가 이곳이 누군가의 시간을 오래 견뎌왔다는 증거처럼 느껴졌다. 효율적으로 짜인 공간, 그 정돈된 고요함이 마음에 들었다.
문이 열리는 순간, 눅눅한 바깥 공기가 사라지고 빳빳하게 마른 리넨 냄새가 훅 끼쳐왔다. 나는 그대로 바닥에 가방을 내팽개쳤다. 거대한 마시멜로처럼 보이는 침대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우리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욕실에서 풍겨오는 살롱급 어메니티의 고급스러운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신발을 벗어 던지고 침대 위로 몸을 날렸을 때 느껴진 그 압도적인 푹신함. 그 순간만큼은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내일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미각의 정교함과 소란한 온기
창화 시장에서 맛본 육원은 끈적하고 달콤한 쌀 소스가 핵심이었다. 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죽순의 식감이 살아있었고, 은은하게 퍼지는 백후추의 알싸한 향이 기름진 맛을 정교하게 잡아줬다. 소스의 농도가 적당해 입술에 살짝 달라붙는 촉감이 즐거웠다. 함께 산 단황수는 갓 구워져 나왔을 때의 고소한 밀가루 향과 묵직한 노른자의 풍미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혀끝에 닿는 단맛이 과하지 않은, 아주 정직한 맛의 기록이었다.
우리는 누가 더 많이 먹나 내기를 하며 시장통의 소음 속으로 뛰어들었다. 상인들의 거친 외침과 11월의 서늘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흩뜨렸지만, 입안 가득 퍼지는 육원의 온기가 우리를 붙잡았다. 서로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보며 낄낄거렸고, 단황수를 한입 베어 물었을 때 빵가루가 옷에 튀어 한바탕 유치한 말다툼을 벌였다. 사실 맛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그 소란스러운 공기와 서로를 툭툭 치던 다정한 분위기만이 선명할 뿐이다.
붉은 침묵이 흐르던 거울의 숲
수삼림 농장의 낙우송 길에 섰을 때, 우리 사이에는 처음으로 깊은 침묵이 흘렀다. 11월의 창화는 적당히 서늘했고, 호수 주변을 둘러싼 낙우송들은 타오르는 붉은빛으로 물들어 잔잔한 수면에 그대로 투영되었다. 마치 거대한 거울 속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마른 잎의 촉감과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소리만이 공간을 채웠다. 청셰 행려로 돌아와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그며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다음에도 이곳에 오자고 말했다. 그건 과장 없는 진심이었다.
창밖으로 11월의 밤공기가 낮게 깔리고 있었다.
- 청셰 행려에 머문다면 넓은 객실을 선택해 짐을 마음껏 펼쳐놓을 것.
- 수삼림 농장의 낙우송은 해 질 녘의 빛을 받았을 때 가장 정직한 붉은색을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