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여기서 운동을 해?"
"야, 이것 좀 봐! '스테이 액티브'라고 챌린지 한대. 이거 참여하면 선물 준다는데?"
"미쳤냐? 여행 와서까지 걷기 챌린지를 하라고? 너나 해, 난 절대 안 해."
"아니, 그냥 사진 찍어서 올리기만 하면 된다니까? 진짜 간단해!"
"내 이번 여행 목적은 '완벽한 정지'야. 저리 치워."
"맞네, 잊고 있었다. 야, 그냥 호텔에서 준 웰컴 쿠키나 까먹자."
셋이서 침대에 대자로 뻗어 천장을 봤다. 누군가 낄낄거리며 웃었고, 그 소리가 에어컨의 낮은 웅웅거림과 섞여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우리는 결국 챌린지 대신 낮잠을 선택했다. 그 결정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었다고 믿으며, 우리는 서로를 탓하는 척 3월의 나른한 오후를 기꺼이 낭비하기로 합의했다.
소란함이 머물다 간 안식처
포르테 호텔 장화의 객실은 도시의 소음을 차단하는 견고하고 다정한 성벽 같았다. 9평이라는 물리적 수치보다 165센티미터 너비의 침대가 주는 심리적 해방감이 훨씬 컸다. 빳빳하게 다려진 흰 시트의 서늘한 감촉이 피부에 닿을 때, 비로소 여행자의 긴장이 느슨하게 풀렸다. 방 한쪽의 푹신한 소파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고 창밖을 보니, 3월의 장화 시내가 미지근한 바람을 머금은 채 펼쳐져 있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걷기 좋은 온도였다.
욕실은 건식과 습식이 분리되어 쾌적했다. 욕조에 물을 채우자 수압이 세게 쏟아지는 경쾌한 소리가 욕실을 울렸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낮 동안 팔괘산을 걷느라 뭉쳤던 종아리 근육이 수증기 속에서 말랑하게 녹아내렸다. 비누 향이 섞인 뽀얀 안개가 시야를 가릴 때, 나는 아주 잠깐 세상의 모든 소음으로부터 격리된 기분을 느꼈다.
호텔의 디테일들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세심했다. 42인치 텔레비전의 은은한 빛과 커피 포트의 온기, 그리고 손끝에 닿는 디지털 카드 키의 매끄러운 질감까지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었다. 특히 10층의 셀프 세탁실은 여행자의 구원 같았다. 건조기에서 막 꺼낸 수건의 뽀송뽀송한 온기는 지친 마음까지 말려주는 듯했다. 3개의 레스토랑과 피트니스 센터 같은 부대시설이 갖춰져 있었지만, 우리가 가장 사랑한 것은 로비에 들어설 때마다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시그니처 향기와 직원들의 무심한 듯 다정한 인사였다. 그런 사소한 조각들이 포르테 호텔 장화을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잠시 머물다 가기에 충분히 따뜻한 집으로 만들었다.
깊은 밤, 달콤한 고백
"이 에그요크 페이스트리, 진짜 미쳤다. 불이방 거기서 줄 서서 기다린 보람이 있네."
"그러게. 겉은 과자처럼 바삭한데 안의 노른자는 거의 녹아내려. 단짠의 정석이야."
"아까 먹은 아삼 고기완자도 대박이었어. 쫀득한 튀김옷 때문에 계속 들어갔지."
"근데 우리 오늘 팔괘산에서 본 그 로디 말 등불, 진짜 웃기지 않았냐?"
"어. 이탈리아 캐릭터라는데, 장화 한복판에 떼거지로 모여 있으니까 묘하게 귀엽더라."
"3월이라 그런지 밤공기가 딱 좋았어.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이 몽글몽글해지는 그런 공기."
우리는 노란 스탠드 조명 아래 둘러앉아 남은 과자를 나눠 먹었다. 거창한 미래나 인생의 의미 같은 무거운 말들은 꺼내지 않았다. 그저 방금 혀끝에 닿은 음식의 맛과, 낮에 본 우스꽝스러운 등불의 모양에 대해 속삭였다. 특별할 것 없는 대화였지만, 그 무용한 시간들이 우리 사이의 빈틈을 메워주었다. 누군가 깊은 하품을 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불을 껐다.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만으로 충분한 밤이었다.
로비의 따스한 조명 아래, 우리는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가볍게 손을 흔들었다.
- 불이방의 에그요크 페이스트리는 갓 구웠을 때의 바삭함을 놓치지 말고 바로 드세요.
- 팔괘산 대불 풍경구의 등불은 해 질 녘의 보랏빛 하늘과 함께 감상하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