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창화는 공기가 무거웠다. 피부에 닿는 바람은 눅눅했고, 얇은 셔츠 자락이 조금씩 몸에 감겨오는 계절. 창화역에서 내려 낯선 거리의 소음 속을 두 분 정도 걸었을 때, 비로소 진청 호스텔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체크인을 마치고 짐을 풀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불이방의 에그요크 페이스트리였다. 종이봉투 너머로 전해지는 미지근한 온기가 손바닥을 간지럽혔고, 봉투를 열자 고소한 버터 향이 훅 끼쳐왔다. 한 입 베어 물자 얇게 겹쳐진 페이스트리 층이 파삭하며 경쾌하게 부서졌다. 짙은 붉은 팥의 진한 단맛이 먼저 혀를 감쌌고, 곧이어 중심부에 자리 잡은 노른자의 짭짤한 풍미가 묵직하게 밀려왔다. "생각보다 훨씬 더 달콤하네." 나지막이 뱉은 말과 함께, 낯선 도시에 도착했다는 긴장감이 설탕 입자처럼 서서히 녹아내렸다. 입안에 남은 고소한 여운은 이 공간에 머물러도 좋겠다는 확신을 주었다.
붉은 벽돌과 유리 벽돌이 만드는 고요한 리듬
입안의 짠맛이 가시기 전,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폈다. 공간은 생각보다 더 정직하고 투박했다. 거친 붉은 벽돌의 질감과 매끈한 유리 벽돌이 나란히 놓여 만드는 기묘한 리듬. 유리 벽돌을 통과해 들어온 오후의 빛은 날카롭지 않고 뭉툭하게 으깨져 바닥에 내려앉아 있었다. 그 빛의 조각들을 따라 나선형 계단을 올랐다. 발을 디딜 때마다 나무 계단이 낮게 삐걱거렸고, 그 소리는 천장의 높은 보이드 공간을 타고 천천히 흩어지며 공간의 깊이감을 더했다. 로비 한쪽, 차가운 금속판과 따뜻한 나무 소재가 섞인 작은 바 공간의 유리 좌석에 앉아 밖을 내다보았다. 창화 시내의 소음이 아득한 파도 소리처럼 들려왔다. 특히 발코니에 그대로 남겨진 오래된 보일러가 눈에 들어왔다. 붉게 슨 녹과 그 위를 비추는 작은 전구들의 노란 불빛. 누군가의 손길이 닿았던 시간의 흔적이 겹쳐 보였다. 매끈하게 닦인 최신식 호텔의 복도보다, 이렇게 조금은 낡고 투박한 표면들이 마음의 빗장을 더 쉽게 열게 했다. 70%의 힘만 쓰고 나머지 30%는 온전히 비축하며 머물기에 충분한 장소였다. 진청 호스텔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천천히 흘러갔다.
팽팽했던 마음의 매듭이 풀리는 순간
우리는 나란히 앉아 남은 페이스트리를 나누어 먹었다. 서로에게 많은 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그저 각자의 호흡으로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입안에서 맴도는 단맛의 잔향을 즐겼다. 사실 여행을 시작할 때 우리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팽팽한 줄 하나가 연결되어 있었다. 서로의 보폭을 맞추려 애쓰고, 상대의 기분을 살피느라 팽팽하게 조여져 있던 마음의 매듭 같은 것이었다. "여기, 빵가루 묻었어." 당신의 입술 끝에 작은 빵가루 하나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손가락을 뻗었을 때, 아주 잠깐 피부가 맞닿았다. 그 찰나의 접촉에 팽팽하던 줄이 툭, 하고 끊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억지로 맞추려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에 있을 때, 비로소 상대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거창한 대화나 약속 없이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온도의 공기를 마시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우리는 함께 누워 있거나, 혹은 아무 말 없이 천장의 빛을 바라보았다. 무용한 시간이 주는 안락함이 우리를 포근하게 감쌌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때는 조금 더 느슨한 마음으로 서로를 마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나쁘지 않은, 아니 꽤 괜찮은 시간이었다.
노란 전구 불빛 아래, 우리가 나눈 작은 빵가루의 기억이 여전히 따뜻하다.
- 불이방의 에그요크 페이스트리를 사서 로비의 유리 좌석에서 천천히 맛보기
- 창화역에서 도보 2분 거리의 이점을 살려 남요궁의 고즈넉한 분위기 산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