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을 마치고 가장 먼저 입안에 밀어 넣은 것은 부이팡의 에그타르트였다. 갓 구워낸 뜨거움은 사라졌지만, 오히려 그 미지근한 온도가 5월의 눅눅한 공기와 묘하게 어우러졌다. 얇은 페이스트리 층이 겹겹이 바스락거리며 부서졌고, 곧이어 묵직한 팥소와 짭조름한 달걀노른자가 혀끝에 진득하게 감겼다. 단맛과 짠맛이 입안에서 느릿하게 소용돌이치며 섞이는 순간, 비로소 이곳에 도착했다는 실감이 났다. 창밖의 공기는 비를 머금은 솜처럼 무겁게 고요해져 있었고, 가끔 멀리서 낮은 천둥소리가 지면을 울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젖은 흙내음과 이름 모를 백합 향기가 열린 틈새로 스며들었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타르트를 씹었다. 정적을 메우는 것은 오직 바삭거리는 작은 소음뿐이었다. 특별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그저 입안에 남은 고소한 풍미와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습한 공기, 그리고 곁에 있는 사람의 체온이면 충분했다. 대단한 무언가를 기대한 여행이 아니었기에, 이 맛과 이 날씨 속에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의 허기가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정거장의 낭만이 머무는 서늘한 안식처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에어컨의 서늘한 냉기가 땀에 젖어 끈적였던 뒷목을 날카롭게 스쳤다. 지우하오 행관의 공간은 기묘한 매력이 있었다. '제8플랫폼'이라는 테마가 곳곳에 스며들어, 이곳이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어디론가 떠나기 직전의 설렘을 박제해 놓은 가짜 기차역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이곳에서 한 일은 떠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속도를 멈추고 완전히 정지하는 것이었다. 하얀 시트가 팽팽하게 당겨진 넓은 침대에 몸을 던지자, 매트리스는 생각보다 깊고 부드럽게 우리를 받아냈다. 몸의 곡선을 따라 천천히 고요해지는 감각은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이곳에 누워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안온했다. 조명은 낮게 깔려 방 안을 은은한 호박색으로 물들였고, 벽지의 거친 질감은 손끝에 닿을 때마다 따스한 온기를 전했다. 창밖으로는 5월의 흐린 하늘이 무채색으로 펼쳐져 있었지만, 방 안의 공기는 쾌적하고 정갈했다. 냉장고에서 꺼낸 얼음처럼 차가운 물 한 잔을 마시고 다시 누워 천장의 무늬를 하나하나 세어 보았다. 문득 깨달았다. 여행의 진정한 목적은 끊임없는 이동이 아니라, 이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서로의 존재만을 느끼며 누워 있는 정지 상태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구석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운동화처럼, 우리도 그 상태로 한동안 미동 없이 머물렀다.
입가에 머문 작은 가루와 공유하는 침묵
다시 타르트를 꺼내 작은 접시에 나누어 담았다. 서로에게 건네주는 손길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조심스러움이 묻어 있었다. 당신의 입가에 작은 페이스트리 가루 하나가 하얗게 묻어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손가락을 뻗어 그것을 아주 가볍게 털어주었다. 당신은 쑥스러운 듯 살짝 웃었고, 나는 그 웃음의 끝자락이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바라보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힘내라'거나 '더 행복해지자'는 식의 거창한 응원을 건네지 않는다. 그런 말들은 때로 너무 무거워 관계의 숨통을 짓누르곤 하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는 '이거 정말 맛있다'거나 '여기 공기가 참 시원하다' 같은 단순하고 명료한 사실만을 공유한다. 그것이 우리가 서로를 가장 깊게 아끼는 방식이자,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배려였다. 5월의 습한 기운이 방 안의 정적을 깨뜨리지 못하도록 창문을 굳게 닫았다. 밀폐된 공간 속에서 서로의 숨소리가 더 선명하고 가깝게 들려왔다. 우리는 어느덧 같은 리듬으로 숨을 쉬고 있었다. 누군가와 보폭을 맞춘다는 것은 거창한 약속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같은 공간에서 같은 온도의 공기를 나누어 마시는 일일 것이다. 눅눅한 바깥세상과는 완전히 단절된, 오직 우리만 아는 작은 정거장에 잠시 정박한 기분이었다. 그 고요함이, 그 단절이 꽤 좋았다.
낮게 깔린 조명 아래, 서로의 발끝이 살짝 맞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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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괘산 대불 풍경구에서 5월의 녹음을 천천히 걸어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