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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한 질서와 포근한 습도

문을 여는 순간, 采莓行館Caimei Hotel의 정갈한 공간감이 나를 맞이했다. 30제곱미터의 정직한 면적, 하얀 벽지에 반사되는 55인치 텔레비전의 매끄러운 광택이 시야를 틔웠다. 방 안에는 갓 세탁한 리넨의 깨끗한 향기가 감돌았고, 공기는 적당히 서늘해 피부를 기분 좋게 조였다. 화장실의 TOTO 비데가 내뿜는 온수는 정교한 온도 조절 덕분에 피부에 닿자마자 부드럽게 퍼져나갔다. '모든 것이 제 자리에 있구나'라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독립 매트리스에 몸을 뉘었을 때, 옆 사람의 작은 뒤척임조차 흡수해버리는 그 단단한 고요함이 마음에 들었다. 주차장의 넉넉한 간격처럼, 이곳의 모든 것은 타인과의 적당한 거리를 허용하는 여유를 품고 있었다. 8층이라는 높이에서 내려다본 대후 마을의 지붕들은 마치 잘 정돈된 모형처럼 발아래 놓여 있었다. 무용한 쾌적함, 그 완벽한 질서 속에 머무는 안도감이 나를 부드럽게 감쌌다.

공기는 눅눅한 솜처럼 무거웠다. 5월의 미아오리는 비를 머금은 채 피부 위로 포근하게 내려앉았고, 방 안에는 낮은 에어컨 소음과 당신의 가벼운 한숨이 섞여 들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번지는 흐릿한 풍경을 뒤로하고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천장의 하얀 빛이 당신의 눈꺼풀 위에 얇은 막처럼 내려앉아 있었고, 나는 그 정지된 화면 같은 모습에 한참을 머물렀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먼 천둥소리가 아주 낮게 깔릴 때마다, 우리는 그 소리의 진원을 찾으려 숨을 죽였다. 유리창에 부딪히는 빗방울의 불규칙한 리듬이 배경음악처럼 깔렸다. 특별한 대화는 필요 없었다. 서로의 숨소리가 일정한 박자로 겹쳐지는 순간, 젖은 흙 내음이 창틈으로 스며들어 왔다. 내 팔에 닿은 당신의 어깨 온도가 적당했다. '지금 이대로면 충분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더 바랄 것 없는, 그저 그대로 충분한 시간이었다.

초록의 조각보가 준 안도감

우리는 함께 창가에 서서 8층의 높이에서 대후의 전경을 응시했다. 발아래로 펼쳐진 딸기 밭들은 서로 다른 채도의 초록색 조각보처럼 촘촘하게 이어져 있었다. 5월의 햇살이 구름에 가려져 빛의 모서리가 뭉툭해진 시간, 우리는 그 풍경 속에서 우리가 아주 작은 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거창한 감동보다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감각이 마음 한구석을 뭉근하게 데웠다.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평범한 일상이 느릿하게 흐르고 있었고, 우리는 그 흐름 속에 잠시 멈춰 서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 采莓行館Caimei Hotel의 넓은 창이 프레임이 되어준 그 무심한 풍경이, 역설적으로 우리를 가장 깊게 안심시켰다. 우리는 그 초록의 바다 위에서 말 없는 약속을 나누듯, 한동안 서로의 손등을 가만히 맞대고 있었다. 창밖의 습한 공기가 유리벽 너머에서 일렁였지만, 방 안의 우리는 더없이 평온했다.

빗줄기가 굵어지자, 우리는 다시 서로의 온기가 있는 침대로 돌아갔다.

  • 강지구기에서 얇은 피의 완탕과 쫄깃한 육원 한 접시를 나누어 드셔보세요.
  • 날씨가 허락한다면 근처 딸기 밭을 거닐며 5월의 짙은 흙 내음을 맡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