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回到 竹美山閣 藝術園區

안개 숲의 숨결과 느릿하게 흐르는 아침의 식탁

竹美山閣 藝術園區에서의 아침은 창밖의 풍경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1월의 묘리는 공기가 서늘하면서도 투명해, 숨을 들이켤 때마다 폐부 깊숙이 숲의 청량함이 스며들었다. 커다란 통창 너머로 보이는 태안향의 산맥은 마치 거대한 수묵화처럼 펼쳐져 있었고, 그 사이를 낮은 안개가 느릿하게 메우며 춤을 추고 있었다. 아이들은 아직 잠이 덜 깬 눈을 비비며 식탁에 앉았다. 누구 하나 서두르는 사람이 없는, 기분 좋은 정체 상태였다. 갓 구운 빵의 고소한 내음과 진한 커피 향이 섞여 공중에 몽글몽글하게 머물렀다.

첫째는 과일 접시에서 노란 파인애플만 쏙쏙 골라 먹었고, 둘째는 우유 컵에 하얀 입술 자국을 짙게 남긴 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나는 그 평화로운 광경을 가만히 지켜보며 조금씩 식어가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다. 그저 은색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달그락 소리와 가끔 들려오는 아이들의 낮은 웅얼거림이 전부였다. 하지만 그 소음들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이 정적 섞인 소란함이야말로 내가 갈구하던 여행의 진짜 목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려한 조식 뷔페는 아니었지만, 산속의 서늘한 기운을 다정하게 막아주는 따뜻한 음식들이 충분했다. 창밖의 안개가 조금씩 걷히며 산의 능선이 뚜렷한 선을 그릴 때까지, 우리는 그렇게 천천히 아침을 소비했다.

골목 끝, 김 서린 유리창 너머로 마주한 다정한 온기

호텔 밖으로 나와 마을 쪽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1월의 바람은 생각보다 날카로워, 피부에 닿는 촉감이 마치 작은 바늘 같았다. 아이들은 외투 지퍼를 턱 끝까지 올리고 내 옷자락을 꼭 붙잡은 채 걷기 시작했다. 그렇게 길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오래된 훈툰 가게에 들어섰다. 가게 내부는 좁고 아담했지만, 김이 뿌옇게 서린 유리창 너머로 사람들의 활기찬 온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우리는 구석진 자리에 겨우 몸을 밀어 넣고 자리를 잡았다.

곧이어 주문한 훈툰이 식탁 위에 올랐다. 투명하고 얇은 피 속에 다진 고기가 꽉 찬 완탕이 뜨거운 육수 속에서 하얗게 피어오르는 김과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엄마, 국물이 진짜 따뜻해!" 아이들은 뜨거운 국물을 호호 불며 먹다가 입가에 국물을 묻혔다. 얼른 닦아줄 생각은 했지만, 나는 잠시 그대로 두었다. 그 엉망인 모습이 오히려 여행의 생동감처럼 느껴졌기에. 국물 맛은 깊고 담백했다.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오랫동안 이곳을 지켜온 사람의 투박한 손맛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그런 맛이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현지인들이 큰 소리로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그들의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다정한 배경음악처럼 깔렸다. 아이들은 어느새 훈툰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는 배가 부르다며 내 어깨에 기대어 늘어졌다. 세련된 레스토랑의 정갈한 코스 요리보다, 좁은 가게에서 어깨를 맞대고 먹은 이 뜨거운 국물 한 그릇이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계획되지 않은, 그래서 더 완벽했던 선택이었다.

달빛 아래 잦아든 숨소리와 흑마늘의 진한 위로

다시 돌아온 竹美山閣 藝術園區의 객실은 포근한 품처럼 우리를 맞이했다. 우리가 묵은 럭셔리 룸의 대리석 욕조는 처음 보았을 때 차갑고 견고한 느낌이었지만, 뜨거운 온천수가 채워지자 이내 온몸을 감싸는 포근한 공간으로 변했다. 태안 온천의 물은 독특했다. 피부에 닿는 감촉이 미끄러웠는데, 마치 비단 한 겹을 얇게 바른 것처럼 매끄러운 촉감이 전신을 감쌌다. 아이들은 물속에서 첨벙거리며 한참을 놀았고, 나는 그 옆에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욕실 가득 퍼지는 레몬 버베나 향의 상큼한 잔향이 코끝을 스치며 마음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목욕을 마치고 나온 아이들은 온기 덕분인지 금세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규칙적으로 고르게 내뱉는 아이들의 숨소리가 방 안의 정적을 부드럽게 채웠다. 그때 미리 준비해둔 흑마늘 닭탕을 천천히 데웠다. 진한 갈색빛의 국물에서 알싸하면서도 달큰한 마늘 향이 훅 하고 올라왔다. 한 숟가락 떠먹으니 몸속 깊은 곳까지 뜨거운 온기가 전달되며 굳어있던 근육들이 이완되었다. 보양식이라는 거창한 이름보다, 그냥 지금 이 순간 내 몸이 간절히 필요로 했던 온도를 채워주는 위로의 음식이었다.

잠든 아이들의 평온한 얼굴을 한 번 보고, 다시 닭탕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낮에 방문했던 호텔 내 예술 전시관에서 들었던 오래된 서양 음악이 환청처럼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유럽식 소파에 깊숙이 몸을 파묻고 그림을 감상하던 오후의 나른함이 다시 찾아왔다. '더 이상 무언가를 채우려 애쓰지 않아도 괜찮은 밤이다.' 무언가를 더 하려고 노력할 필요 없는 밤이었다. 그저 따뜻한 국물과 잠든 아이들, 그리고 적당한 온도의 방.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아마 똑같이 누워만 있다가 갈 것이다. 그래도 정말 좋겠다.

산등성이에 걸린 달빛이 우리 가족의 밤을 가만히 덮어주었다.

  • 흑마늘 닭탕의 진하고 알싸한 국물 맛은 꼭 한 번 경험해보길 권한다.
  • 예술 전시관의 유럽식 소파에 앉아 오래된 음악과 함께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