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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유치함을 묵묵히 지켜본 다섯 가지

로비의 클래식 비엠더블유: 낡은 가죽 시트의 눅눅한 향기와 차가운 금속의 질감. 우리가 유럽 귀족이라도 된 양 턱을 치켜세우고 낄낄거리던 가식적인 순간들을 묵묵히 지켜봤다.

객실의 정수기: 손끝에 닿는 서늘한 물방울과 규칙적인 기계음. 누가 마지막 컵을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벌인, 어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치졸한 신경전을 모두 지켜봤다.

실내 수영장의 푸른 물: 코끝을 찌르는 쨍한 소독약 냄새와 귓가를 울리는 웅성거림. 우아한 수영을 다짐했던 우리의 결심이 단 3분 만에 요란한 물보라와 비명 섞인 장난으로 변하는 과정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빳빳한 흰색 침구: 바스락거리는 면의 쾌적한 촉감과 은은한 세제 향. 몰래 사 온 현지 과자 부스러기가 눈꽃처럼 흩어지던 광경과 밤새 이어진 시시콜콜한 수다를 묵묵히 견뎌냈다.

두꺼운 암막 커튼: 빛 한 점 허용하지 않는 묵직한 벨벳의 무게감. 아침 7시의 눈부신 햇살을 필사적으로 막아내며, "딱 10분만 더"를 외치던 우리의 게으른 협상 과정을 은밀하게 가려주었다.

이 무생물들이 입을 열어 우리를 고발한다면

아마 이 호텔의 가구들은 우리를 '몸만 커버린 어린아이들'이라고 정의했을 것이다. 苗栗馥藝金鬱金香酒店의 로비는 숨이 막힐 정도로 화려했다. 천장을 수놓은 거대한 수정 샹들리에가 쏟아내는 빛의 파편들과 벽면을 가득 채운 웅장한 유화들은 이곳이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하나의 미술관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 압도적인 공간에 들어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어깨를 펴고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사회생활이라는 이름의 가면, 즉 '어른'이라는 스티커를 잠시 붙이고 있었던 셈이다. "우리 여기서만큼은 품격 있게 행동하자"라고 서로를 다독였지만, 그것은 아주 짧은 다짐이었다.

그 가식의 스티커는 체크인을 마치고 객실 문을 닫는 순간 허무하게 떨어져 나갔다. 우리는 넓은 침대 위에서 짐승처럼 뒹굴었고, 누가 더 빨리 정수기 물을 채우는지 내기를 하며 아이처럼 환호했다. 11월의 묘리는 더없이 다정했다. 기온은 22도 정도, 피부에 닿는 공기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온도로 우리를 감쌌다. 우리는 그 쾌적함에 취해 호텔 맞은편의 죽남 운동공원으로 향했다. 만 평이 넘는 초록색 평원을 가로지르며, 우리는 서로의 흑역사와 멍청했던 과거사를 끄집어내어 배꼽이 빠지도록 비웃었다.

저녁에는 강기구기라는 오래된 가게에 들러 훈툰을 맛보았다. 얇은 피 속에 꽉 찬 고기의 육즙이 뜨겁게 입안에서 터지는 순간, 우리는 동시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특별할 것 없는 만두 한 그릇이었지만, 친구들과 함께 씹는 소리와 웃음소리가 더해져 세상 그 어떤 진미보다 만족스러웠다. 다시 苗栗馥藝金鬱金香酒店로 돌아와 스파 시설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다. 근육의 긴장이 풀리며 나른한 온기가 전신으로 퍼져나갔다. 우리는 서로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번 여행, 정말 별거 없지 않냐?" 하지만 그 '별거 없음'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갈구하던 진정한 휴식이었다.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공간 속에서 가장 초라하고 유치한 모습으로 웃을 수 있다는 것. 그 기묘한 괴리감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묶어주었다.

젖은 수건이 바닥에 툭 떨어졌고, 우리는 그저 함께 웃었다.

  • 강기구기에서 훈툰과 육원을 함께 주문해 보세요. 환상적인 조합입니다.
  • 호텔 맞은편 죽남 운동공원은 아침 8시경의 공기가 가장 맑고 쾌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