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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눅한 공기와 낯선 친절의 경계

8월의 묘리는 숨이 막힐 듯 무거웠다. 주차장에서 내려 좁은 출렁다리를 건너는 동안, 발밑으로 흐르는 강물 소리가 귓가를 때렸고 끈적한 습기가 피부를 옥죄었다. 우리는 서로의 보폭을 맞추지 못한 채 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 로비로 들어섰다. 문이 열리는 순간, 에어컨의 서늘한 바람이 젖은 셔츠를 빠르게 식혔지만 마음속의 소란함은 쉽게 고요해지지 않았다. 체크인을 도와주던 직원의 담담한 미소와 정중한 손길이 낯설게 다가왔다. 로비의 낡은 가죽 소파에 잠시 앉아 있을 때, 옆 사람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웠지만 대화는 짧았다. 도시에서 가져온 소란스러운 리듬이 아직 몸에 남아 있어,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그저 천장의 은은한 조명만을 바라보았다. 나쁘지 않은, 조금은 서먹한 정적이었다.

느려지는 발걸음, 헐거워지는 마음

객실로 향하는 복도는 고요했다. 두툼한 카펫이 발소리를 집어삼키며 세상의 소음을 차단했고, 그 정적 속에서 비로소 우리의 호흡이 들리기 시작했다. 복도를 지날 때마다 은은한 유황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그것은 오래된 나무 냄새와 섞여 묘하게 안심이 되는 향이었다. 우리는 평소보다 천천히 걸었다. 벽에 걸린 작은 그림들, 정갈하게 정돈된 조명들을 하나씩 눈에 담았다. 앞서 걷던 당신의 어깨가 조금씩 낮아지는 것이 보였다. 걷는 속도가 비슷해지자 비로소 옆 사람의 온기가 느껴졌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 곳에 왔다는 안도감이 피부로 스며들었다.

오직 우리만 남겨진 온도의 방

문을 열자마자 짙은 나무 향이 우리를 맞이했다. 포근한 침대가 몸을 깊숙이 끌어당겼지만, 우리의 시선은 곧장 욕실의 조약돌 욕조로 향했다. 매끄럽게 다듬어진 돌들이 바닥에 깔린 그곳에 투명한 온천수를 채웠다. 찰랑이는 물소리가 욕실의 정적을 깨웠고, 몸을 담그는 순간 비단 한 겹을 두른 듯한 매끄러움이 전신을 감쌌다. "정말 따뜻하다." 짧은 감탄사와 함께 우리는 욕조 가장자리에 나란히 기대어 앉았다. 뜨거운 물이 근육의 긴장을 천천히 녹여냈고, 젖은 머리카락에서 피어오르는 하얀 김이 우리의 시야를 몽환적으로 가렸다. 거창한 약속 없이도, 서로의 피부가 살짝 맞닿는 것만으로 충분한 시간이었다. 70퍼센트의 힘만 쓰고 나머지는 비축하는 삶, 이곳에서는 그것이 정답처럼 느껴졌다. 물결이 일 때마다 전해지는 서로의 체온은 그 어떤 말보다 정직했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오직 물의 온도만을 공유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

창 너머의 초록을 관조하는 고요

창가에 앉아 밖을 보았다. 8월의 타이안은 지나치게 짙은 초록색이었다. 갑작스레 쏟아진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혀 길게 선을 그리며 흘러내렸다. 산등성이는 짙은 녹색으로 물들었고, 구름 사이로 쏟아지는 강렬한 빛이 숲의 질감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밖은 습하고 소란스러웠지만,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둔 이곳은 완벽한 진공 상태처럼 고요했다. 묘리 시내에서 먹었던 강지구의 완탕이 생각났다. 얇은 피 속에 꽉 찬 고기의 육즙과 담백한 국물 맛. 그 맛이 아직 혀끝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무용한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시간. 우리는 함께 있지만 각자의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빗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다시 이곳에 온다고 해도 아마 우리는 비슷하게 행동할 것이다. 별거 아니라고 말하면서도, 이 눅눅한 초록색을 다시 그리워할 것 같았다.

젖은 신발을 나란히 벗어둔 현관의 풍경이 다정했다.

  • 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의 별미인 신선한 철갑상어 훠궈를 추천한다.
  • 강지구의 담백한 완탕과 고기완자로 묘리의 깊은 맛을 느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