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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거품 속에 섞인 몽롱한 아침

둘째가 잠결에 웅얼거리며 물었다. 온천수는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 대신 아이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겼다. 정답을 조목조목 알려주는 것보다, 함께 멍한 상태로 아침의 정적을 공유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소통이라고 생각했다. 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의 조식당은 적당한 활기로 북적였다. 창밖으로 보이는 5월의 숲은 눅눅한 안개를 머금어 짙은 초록빛을 띠었고, 식당 안은 갓 구운 빵 냄새와 진한 커피 향이 섞여 포근한 공기를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우유 기계 앞으로 달려갔다. 컵 속으로 빨간 팥 우유와 초록색 말차 우유가 소용돌이치며 담기는 모양을 아이들은 꽤 오랫동안 경이롭게 관찰했다. 입가에 팥 우유를 하얗게 묻힌 채 서로를 보며 킥킥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식당의 소음 속에 기분 좋게 스며들었다. 나는 씁쓸한 블랙커피 한 잔을 천천히 들이켰다. 뜨거운 액체가 혀끝에 닿는 순간, 비로소 뇌의 스위치가 켜지며 잠이 깨어났다. 특별할 것 없는 소박한 메뉴였지만, 아이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만으로도 이 아침 식사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되었다.

시끌벅적한 골목, 미끄러지는 완탕의 기억

점심은 묘리 시내의 오래된 맛집인 강기구기로 향했다. 70년 전통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보다 내 시선을 먼저 끈 것은 좁은 가게 안을 가득 채운 사람들의 열기와 눅눅한 증기였다. 우리는 구석진 자리에 겨우 몸을 밀어 넣고 숨을 골랐다. 곧이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완탕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숟가락으로 떴을 때 손끝으로 전해지는 그 미끄러운 촉감이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얇은 피 속에 갇혀 있던 진한 육즙이 입안에서 툭 터지는 순간, 여행의 피로가 잠시 잊혔다. 둘째는 고기완탕이 꼭 작은 물고기 같다며 우겼고, 첫째는 그 옆에서 젓가락질을 가르치겠다며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주변의 소란스러운 대화 소리와 그릇 부딪히는 소리가 뒤섞여 정신없었지만, 오히려 그 무질서함이 '진짜 여행을 하고 있다'는 해방감을 주었다. 함께 주문한 육원의 죽순 절임은 예상보다 달콤했고, 끈적한 소스가 입술에 묻었지만 닦아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허겁지겁 먹어 치웠다. 계획했던 일정은 이미 엉망으로 뒤엉켰지만, 혀끝에 남은 진한 육수의 풍미만큼은 정확했다. 굳이 어떤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식사였다.

철갑상어의 온기와 조약돌의 다정한 속삭임

호텔로 돌아와 마주한 저녁 식사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철갑상어 전골이었다. 커다란 생선 머리가 냄비 속에 웅장하게 자리 잡은 모습에 아이들은 처음엔 조금 당황한 기색이었지만, 이내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고기 맛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철갑상어의 살은 생각보다 훨씬 부드러웠고, 혀 위에서 결대로 흩어지는 식감이 쾌적했다. 뜨끈한 국물을 한 모금 마시자 낮 동안의 소란함과 피로가 씻겨 내려가며 몸의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식사를 마친 후, 우리는 객실 내에 마련된 민석자 욕조로 들어갔다. 매끄러운 조약돌이 피부에 닿는 서늘하면서도 묘한 느낌에 아이들은 연신 발가락을 꼼지락거렸다. 뜨거운 물속에서 둘째가 갑자기 외쳤다. 여기 진짜 물고기가 있는 것 같다고. 알고 보니 자기 발가락을 물고기로 착각한 것이었다. 우리는 다 같이 웃음을 터뜨렸고, 그 웃음소리는 욕조의 물결을 타고 잔잔하게 퍼져나갔다. 창밖에는 어느덧 5월의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창문을 두드리는 규칙적인 빗소리와 욕조 속의 고요한 평온함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젖은 옷을 갈아입고 넓은 침대에 대자로 뻗어 누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누워 있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이 우리 가족에게 준 가장 큰 성과였다.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빗소리에 섞여드는 밤이었다.

  • 강기구기의 완탕과 육원은 필수 코스다. 특히 죽순의 달콤한 풍미를 놓치지 말 것.
  • 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의 민석자 욕조는 아이들이 매우 좋아하니 입욕 시간을 넉넉히 잡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