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묘리는 공기가 팽팽했다. 차창을 내리자 눅눅한 흙 내음과 짙은 숲의 향기가 훅 끼쳐왔다. 냉장고 속에 오래 보관된 공기처럼 서늘하고 깨끗한 냄새. 길을 잘못 들어 낯선 숲길로 접어들었을 때, 친구 하나가 지도를 거꾸로 든 채 당당하게 앞장서고 있었다. "이 길이 맞다니까!"라고 외치는 그 뻔뻔한 얼굴에 우리는 결국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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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구기의 훈툰은 껍질이 투명해 속살이 비쳤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떴을 때 올라오는 진한 육수의 향이 9월의 서늘함을 단숨에 지워버렸다. 고기완자의 육즙이 입안에서 톡 터지는 순간,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을 멈췄다. 여기에 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에서 맛봤다는 철갑상어 전골의 진한 풍미까지 떠올리니, 혀끝에 닿는 모든 것이 축제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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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의 객실 침대 배분을 두고 10분간 치열한 토론이 벌어졌다. "구석 자리는 내 거야!" 누가 더 아늑한 구석을 차지할 것인가. 결국 가위바위보로 결정됐고, 진 사람은 억울한 표정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호텔 직원이 편의점에서 사 온 간식을 정성껏 그릇에 옮겨 담아 가져다준 다정함에, 우리는 금세 투덜거림을 잊고 포근한 침대 속으로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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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축제라는 말에 야심 차게 페달을 밟았지만, 15분 만에 모두의 다리가 비명을 질렀다. 결국 자전거를 길가에 아무렇게나 세워두고 근처 벤치에 나란히 누웠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열기와 대조되는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쳤다. 하늘을 보며 멍하게 있는 것. 그게 우리의 진짜 탐험이었다. 누구 하나 서두르지 않는, 느릿한 시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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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온천의 물은 기분 좋게 뜨거웠다. 밤공기는 날카로워 피부에 닿는 감각이 서늘했다. 정수리는 차갑고 몸은 뜨거운 그 묘한 괴리감이 오히려 정신을 맑게 깨웠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지만, 다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일렁이는 물결을 바라봤다. 적막함 속에 툭, 툭 떨어지는 물소리만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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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 센터로 향하는 흔들거리는 출렁다리를 건너 만난 민석자 욕조의 돌들은 둥글게 깎여 있었다. 물속에서 발가락으로 그 매끄러운 돌들을 하나씩 밀어보는 일에 30분을 썼다. 피부에 비단 한 겹을 바른 듯한 부드러운 물결이 온몸을 감쌌다. 무용한 시간이었지만, 그 무용함이야말로 이 여행의 핵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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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 물안개가 자욱한 정원을 걷다 작은 사슴 한 마리를 만났다. 사슴은 우리를 무심히 쳐다보다가 다시 느릿하게 풀을 뜯었다. 우리는 숨을 죽인 채 그 고요한 뒷모습을 지켜봤다. 묘리의 아침은 생각보다 정직했고, 우리는 그 정직한 평온함에 잠시 압도되어 발걸음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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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챙겨 나오며 생각했다. 대단한 깨달음 같은 건 없었다. 그냥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갔고, 맛있는 것을 먹었으며, 친구들의 시시한 농담에 낄낄거렸다. 60%의 힘만 쓰고 나머지는 온전히 비축한 여행. 팽팽했던 마음의 줄이 느슨하게 풀린 그것으로 충분했다.
물안개가 걷힌 정원에 서 있자니, 다시 이곳의 온기가 그리워졌다.
- 강지구기에서 훈툰과 육원을 꼭 같이 시켜 먹어봐.
- 虎山溫泉會館(湯之島)-泰安溫泉의 민석자 욕조에서 돌 밀기를 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