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눅눅한 공기가 불러온 야식의 유혹

8월의 묘리는 공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습기 덩어리 같았다. 피부에 닿는 바람은 마치 덜 마른 수건처럼 눅눅했고, 숨을 쉴 때마다 끈적한 여름의 무게가 폐부 깊숙이 전해졌다. I Sky Villa에 도착해 짐을 풀었을 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얼굴만 빤히 쳐다봤다. 정적 속에서 누가 먼저 배고프다고 말하는지 내기를 했다. 지는 사람이 마을 편의점까지 다녀오기로 한 단순한 게임이었다. 결국 30분 뒤, 참지 못하고 배를 움켜쥔 친구의 항복 선언과 함께 우리는 밤의 거리로 나섰다.

밤의 자오차오 마을은 낮의 열기가 가신 덕분에 조금 더 숨쉬기 편했다. 길가에 무성하게 심어진 녹나무와 유자나무가 뒤섞인 알싸하고 달큰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비가 오기 직전 특유의 비릿하면서도 포근한 흙냄새가 공기 중에 낮게 깔려 있었다. 우리는 작은 가게에서 현지 과일과 주전부리를 샀다. 8월의 과일은 지나치게 달아서 혀끝이 얼얼할 정도였고, 봉투를 든 손가락 끝에는 맺힌 땀이 미끈거렸다. 별로 걷지 않았음에도 티셔츠가 등에 착 달라붙었지만, 그조차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져 우리는 그저 느릿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짭조름한 완탕과 달콤한 투덜거림

방으로 돌아와 주인 부부가 정성껏 제작했다는 널찍한 나무 침대 위에 둥그렇게 모여 앉았다. 단단한 나무의 질감 위로 서늘하고 보송한 면 침구가 닿자, 밖에서 묻혀온 끈적임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사 온 과일과 완탕을 펼쳐 놓았다.

"야, 아까 롱텅단교 갈 때 네가 지름길이라고 했지? 덕분에 우리는 8월의 뙤약볕 아래서 정글 탐험을 제대로 했어."

"지도는 분명히 이쪽이라고 했단 말이야. 구글 맵이 문제지, 내 방향 감각이 문제냐?"

"결과적으로 우리는 길을 잃었고, 내 운동화는 진흙탕 속에서 엉망진창이 됐지. 진짜 최악의 지름길이었어."

누군가 낄낄거리며 완탕 한 입을 크게 밀어 넣었다. 진한 육수가 목을 타고 뜨겁게 내려가자, 긴장으로 팽팽했던 몸의 근육들이 노곤하게 풀리기 시작했다. 뜨거운 국물과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교차하는 묘한 쾌감이 방 안을 채웠다.

"근데 여기 침대 진짜 좋다. 그냥 이대로 누워 있고 싶어. 내일 일정 다 취소하고 여기서 잠만 자면 안 될까?"

"너 아까는 묘리의 숨겨진 명소를 다 찾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이제 와서 웬 게으름이야?"

"모험은 여기까지. 이제부터는 '누워 있기'라는 새로운 탐험을 시작할 거야."

우리는 서로의 뻔뻔함을 놀리며 계속해서 음식을 나누어 먹었다. 과일의 강렬한 단맛과 완탕의 짭조름한 맛이 입안에서 리듬감 있게 교차했다. 거창한 계획이나 일정표는 이미 의미가 없었다. 그저 이 눅눅한 밤에, 편안한 침대 위에 모여 앉아 쓸데없는 말을 내뱉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한 밤이었다.

빗소리가 채운 고요한 빈자리

음식이 바닥나고 소란스럽던 대화도 서서히 잦아들었다. 그제야 창밖에서 들려오는 낮은 소리들이 선명해졌다. 8월의 오후 소나기가 밤늦게까지 이어진 모양이었다. 처마 끝에 맺힌 빗방울이 규칙적으로 바닥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툭, 투둑. 그 소리는 잘 다듬어진 리넨 천을 팽팽하게 당겨놓은 것처럼 정갈하고 깨끗한 질감을 가지고 있었다.

방 안의 조명을 낮추자 나무 침대의 섬세한 결이 은은한 빛을 받아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 I Sky Villa의 공간 곳곳에 스며있는 온기가 손끝을 통해 전해졌다. 밖에서는 이름 모를 올빼미가 낮게 울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녹나무 잎사귀들이 서로 몸을 비비며 사각거리는 소리를 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자리에 몸을 뉘었다.

몸을 감싸는 면 침구의 쾌적한 촉감이 피부를 부드럽게 감쌌다. 8월의 열기가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지만, 이 방 안만큼은 적당한 서늘함과 평온함이 유지되고 있었다. 눈을 감으니 낮에 보았던 묘리의 짙은 초록색 풍경들이 잔상처럼 망막에 남았다. 대단한 깨달음이나 감동은 없었지만, 침대가 편안했고 옆에 있는 친구들의 숨소리가 일정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목적은 달성된 셈이었다.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천천히 의식이 멀어졌다. 다시 이곳에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빗방울이 바닥에 그리는 동그란 무늬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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