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묘리는 서늘한 건조함이 피부 끝에 닿아 옷깃을 여미게 만들었다. 日出溫泉渡假飯店의 조식 뷔페 창가에는 옅은 안개를 머금은 산바람이 스며들었고, 실내는 갓 구운 빵의 고소한 내음과 구수한 죽 향기로 가득 차 있었다. 잠이 덜 깬 둘째가 의자에 겨우 걸터앉아 멍하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 죽을 바라보았다. "엄마, 이거 노란색이야!" 아이의 콧등에 맺힌 작은 물방울이 아침 햇살에 반짝였다.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챙그랑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울렸고, 달콤한 죽 뒤에 따라온 짭조름한 두부루의 맛은 마치 겨울 산의 대조적인 풍경처럼 입안에서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 첫째는 한동안 우유만 고집하며 투정을 부렸지만, 아버지가 건넨 찐 고구마 한 조각의 달콤함에 결국 마음을 열고 배시시 웃어 보였다. 화려한 성찬은 아니었지만, 서로의 입가에 묻은 노란 죽을 보며 낄낄거리는 소란함이 이른 아침의 정적을 포근한 담요처럼 덮어주었다. 창밖으로 펼쳐진 묘리의 겨울 산등성이는 옅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고, 그 서늘한 풍경 덕분에 우리가 나누는 온기는 더욱 밀도 있게 느껴졌다.
왁자지껄한 골목 끝에서 만난 뜨끈한 위로, 완탕 한 그릇
리조트를 벗어나 묘리의 작은 마을로 들어서자 마른 흙 내음과 쌉싸름한 찻잎 향이 섞인 공기가 코끝을 스쳤다. 우리가 찾아간 '강기구기'는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낡은 벽지와 사람들로 북적이는 열기로 가득한 곳이었다. 좁은 나무 의자에 앉아 계속해서 발을 까닥거리는 둘째와 벽면에 붙은 빛바랜 사진들에 매료되어 눈을 떼지 못하는 첫째의 모습이 정겨웠다. 곧이어 테이블 위에 놓인 투명한 완탕과 쫀득한 육원, 그리고 보석처럼 영롱하게 빛나는 수정교자. 뜨거운 국물을 한 모금 들이켜자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강렬한 열기가 온몸의 혈관을 깨우며 퍼져나갔다. "내 게 더 커!" 수정교자 하나를 두고 벌어진 아이들의 귀여운 실랑이는 결국 반으로 쪼개어 나누는 타협으로 끝났지만, 둘째의 입가에는 여전히 작은 투정이 남아 있었다. 식당 밖으로 나오자 다시 차가운 겨울바람이 뺨을 스쳤지만, 방금 먹은 뜨거운 국물 덕분에 몸속에는 작은 난로 하나를 품은 듯 든든했다. 정갈하게 차려진 코스 요리는 아니었지만,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후루룩 소리를 내며 나누어 먹은 그 투박한 한 끼는 여행자의 허기뿐 아니라 마음의 빈틈까지 촘촘하게 채워주었다. 계획되지 않은 소란함과 그 끝에 찾아오는 배부른 만족감, 그것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가장 정직한 맛이었다.
42도의 매끄러운 포옹과 깊어가는 밤의 정적
다시 日出溫泉渡假飯店으로 돌아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42도의 탄산수소염천이었다. 투명한 물속으로 천천히 몸을 밀어 넣자, 마치 비단 한 겹을 피부에 두른 듯 미끄러운 촉감이 전신을 부드럽게 감쌌다. 소위 '미인탕'이라 불리는 이유를 온몸으로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우와, 물이 미끌미끌해!" 아이들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서로의 발가락을 잡으려 애썼고, 그 맑은 웃음소리는 울창한 산세와 발리풍의 이국적인 건축물 사이로 기분 좋게 퍼져나갔다. 뜨거운 물이 낮 동안의 긴장을 녹여내자 마음속의 엉킨 실타래까지 함께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목욕 후 보송보송한 가운을 입고 침대에 눕힌 아이들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 고른 숨소리를 내며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이제야 찾아온 온전한 나의 시간. 작은 테이블 위에 깎아 놓은 과일의 상큼한 향과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가 방 안을 고요하게 채웠다. 멀리서 들려오는 분수 계곡의 물소리가 낮은 배경음악처럼 깔리고, 아이의 작은 손이 내 옷자락을 꼭 쥔 채 잠든 모습에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다. 굳이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거나 힘내라고 말할 필요 없이, 그저 지금 이 온도가 적당하고 곁에 있는 이들의 숨소리가 일정하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미끄러운 온천수처럼 유연하게 흘러간 하루의 끝, 이 적당한 온도와 정적이 주는 평온함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다가왔다.
옅은 달빛이 발리풍 지붕 위에 내려앉아 고요히 머물고 있었다.
- 묘리 시내의 '강기구기'에서 쫀득한 육원과 투명한 수정교자의 조화를 꼭 경험해 보세요.
- 日出溫泉渡假飯店의 탄산수소염천욕 후에는 보습제 없이도 매끄러워진 피부를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