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回到 苗栗 山城山莊溫泉旅館

혀끝에 맺힌 붉은 대추의 진득한 환대

차 문을 닫자마자 7월의 눅눅한 습기가 피부를 무겁게 짓눌렀다. 습도 77퍼센트, 공기는 끈적였고 햇빛은 하얗게 타올라 시야가 흐릿했다. 공관 교차로를 지나 좁은 골목을 꺾어 들어갔을 때, 비로소 苗栗 山城山莊溫泉旅館의 소박한 외관이 모습을 드러냈다. 체크인을 마치고 우리를 가장 먼저 맞이한 것은 이 지역의 특산물인 붉은 대추, 홍조였다. 짙은 붉은색의 대추를 한 입 베어 물자 진득한 단맛이 혀 뒷부분에 묵직하게 내려앉았다. "생각보다 훨씬 달다." 나지막한 혼잣말에 상대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름의 열기에 지쳐 있던 미각이 그 단순하고 정직한 단맛에 반응하며 서서히 깨어났다. 입안에 남은 끈적한 달콤함은 이곳의 온도와 닮아 있었다. 특별한 환영 인사나 거창한 환대는 없었지만, 혀끝에서 시작되어 온몸으로 퍼지는 이 소박한 다정함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했다. 단맛이 가시고 나면 비로소 주변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짙은 초록색 나무들이 바람에 흔들리고, 멀리서 이름 모를 새 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그제야 우리가 정말로 일상을 벗어나 이곳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붉은 대추의 무게만큼이나 묵직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매끄러운 물결이 빚어낸 고요의 공간

객실 문을 열자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훅 끼쳐와 피부의 열기를 순식간에 앗아갔다. 외부의 끈적임과 내부의 냉기가 충돌하는 그 찰나의 경계에서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방 한편에 마련된 전용 욕조에 물을 틀자, 투명한 온천수가 찰랑거리며 차오르기 시작했다. 이곳의 물은 피부를 보들보들하게 만든다는 미인탕의 성질을 품고 있었다. 몸을 담그는 순간, 피부에 닿는 촉감은 일반적인 물과는 전혀 달랐다. 마치 아주 얇은 비단 한 겹을 온몸에 덧바른 듯 매끄러웠다. 손가락 끝으로 물결을 저으니 물의 밀도가 평소보다 높게 느껴졌고, 뜨거운 열기가 모공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온몸의 긴장을 천천히 풀어주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바닥의 삐걱거림과 낡은 가구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나무 냄새가 오히려 오래된 산장의 정취처럼 느껴져 마음이 차분해졌다. 창밖에서 불어오는 간헐적인 산바람이 뒷덜미를 스칠 때, 뜨거움과 서늘함이 교차하며 생각은 점점 단순해졌다. '물 온도가 딱 적당하다'는 생각, 그리고 '이 물속에 조금 더 머물고 싶다'는 갈망뿐이었다. 거품 하나 없는 고요한 수면 위로 천장의 은은한 조명이 반사되는 풍경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화려한 인테리어보다 더 강렬했던 것은 피부에 직접 닿는 이 물의 정직하고 부드러운 촉감이었다. 물속에서 느끼는 고요함은 세상의 소음을 모두 지워버리는 마법 같았다.

젖은 머리카락 사이로 흐르는 무용한 시간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피부에는 여전히 매끄러운 잔향이 남아 있었다. 수건으로 몸을 닦아내도 그 미끄러운 감각이 피부 위에 얇은 막처럼 씌워져 있는 기분이었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물방울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가 정적을 깼다. 나는 수건 한 장을 집어 상대의 머리 위에 툭 얹어주었다. "물기가 아직 많네." 짧은 말 대신 돌아온 것은 작은 웃음소리였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하얀 시트가 깔린 침대 위로 나란히 누웠다. 바스락거리는 시트의 촉감과 낮은 기계음의 에어컨 소리만이 방 안을 채우는 시간,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가만히 느꼈다. 누군가는 이 시간을 지루하다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이 무용한 시간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었다. 아무런 의미를 찾지 않은 채, 그저 젖은 머리를 말리며 누워 있는 것. 苗栗 山城山莊溫泉旅館의 이 방은 7월의 무더위로부터 우리를 완전히 격리해 준 작은 섬 같았다. 손가락 끝이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천장을 바라보며, 나는 굳이 '여기 오길 잘했다'는 말을 내뱉지 않았다. 대신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이 순간의 편안함을 확인했다. 과장된 표현은 필요 없었다. 그저 나쁘지 않은 하루였고, 충분히 만족스러운 공간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누워 있었다. 그것은 어떤 화려한 대화보다 더 밀도 높고 깊은 소통이었으며,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

창밖에는 어느새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쏟아지고 있었다.

  • 묘리 지역의 특산물인 달콤한 붉은 대추 디저트를 꼭 맛보세요.
  • 객실 내 전용 욕조에서 미인탕의 매끄러운 촉감을 천천히 만끽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