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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尚順君樂飯店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내 옷자락을 잡아끌며 물었다. "엄마, 여기가 성이야?" 층고가 아득하게 높은 천장과 압도적인 공간감이 아이의 눈에는 거대한 성곽처럼 보였나 보다. 객실 문이 열리는 순간,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침대 위로 몸을 날렸다. 발끝에 닿는 두툼한 카펫이 아이들의 요란한 발소리를 푹신하게 집어삼켰다. 호텔 측에서 세심하게 설

둘째가 尚順君樂飯店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내 옷자락을 잡아끌며 물었다. "엄마, 여기가 성이야?" 층고가 아득하게 높은 천장과 압도적인 공간감이 아이의 눈에는 거대한 성곽처럼 보였나 보다. 객실 문이 열리는 순간,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침대 위로 몸을 날렸다. 발끝에 닿는 두툼한 카펫이 아이들의 요란한 발소리를 푹신하게 집어삼켰다. 호텔 측에서 세심하게 설치해 준 침대 가드 덕분에 마음 놓고 뒹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소란스러웠지만 다정한 소음이었다. 나는 침대 위에서 팝콘처럼 튀어 오르는 아이들의 움직임을 가만히 바라보며, 비로소 여행의 시작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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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받았다. 이곳의 수압은 정직하고도 강렬했다. 쏟아지는 물줄기가 어깨에 닿을 때면, 마치 숙련된 마사지사의 묵직한 손길이 뭉친 근육을 꾹꾹 누르는 듯한 압력이 느껴졌다. 뜨거운 물속으로 몸을 천천히 밀어 넣자, 하루 종일 팽팽하게 긴장해 있던 피부와 마음이 말랑하게 풀려났다. 거울에는 하얀 김이 몽글몽글 서렸고, 세상의 모든 소음은 쏴아아 하는 물소리 뒤로 자취를 감췄다. 적당한 온도, 적당한 무게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물결의 일렁임에 몸을 맡기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휴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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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서는 5월의 전조가 낮게 깔리고 있었다. 멀리서 웅웅거리는 천둥소리가 지면을 타고 굴러왔고, 습기를 머금은 눅눅한 바람이 창틈 사이로 가늘게 스며들었다. 로비로 내려가자 사람들의 낮은 웅성거림과 엘리베이터가 도착할 때마다 울리는 규칙적인 기계음이 섞여 들었다. 평소라면 소음이라 느꼈을 그 소리들이 이곳에서는 오히려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누군가 이곳에 머물고 있고, 나 또한 그 풍경의 일부라는 신호 같았기 때문이다. 소란함 속에 숨어 있는 작은 정적을 찾아내는 일이 뜻밖의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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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구기에서 완탕을 주문했다. 얇고 투명한 피 속에 갇혀 있던 진한 육즙이 입안에서 톡 터지는 순간, 온몸의 감각이 깨어났다. 함께 곁들인 육원의 죽순 절임은 예상보다 달콤했다. 짭조름한 소스와 아삭하고 달큰한 죽순의 조화가 혀끝에서 묘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5월의 눅눅한 공기에 짓눌려 있던 기분이 뜨거운 국물 한 모금에 씻겨 내려갔다. 목구멍부터 속 깊은 곳까지 온기가 천천히 퍼져나갔다. 화려한 성찬은 아니었지만, 훗날 묘릿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날 것 같은 정직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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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 시, 경우 바의 빛은 나른한 금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테이블 위에 놓인 알록달록한 마카롱들이 오후의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반짝였다. 영국식 애프터눈 티 세트의 찻잔 속에서는 찻잎들이 느릿하게 소용돌이치며 고요해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마카롱의 분홍색과 연두색을 보며 서로 어떤 색이 더 맛있는지 진지하게 토론했다. 아이들의 맑은 웃음소리가 파스텔톤의 색채와 섞여 공중에 몽글몽글 머물렀다. 과장 없이, 그 순간의 색감과 공기는 충분히 아름다웠고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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빳빳하게 다려진 하얀 시트 위에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작은 플라스틱 자동차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눈이 시릴 정도로 깨끗한 흰 천과 원색의 강렬한 장난감. 그 이질적인 조합이 퍽 다정하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당장 치워야 한다는 생각보다, 이 작은 물건이 尚順君樂飯店 의 정갈한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모습이 좋았다. 손가락으로 장난감을 살짝 밀어보자, 팽팽했던 시트 위에 작은 주름이 잡혔다. 그 작은 굴곡조차 우리 가족이 이곳에 머물렀다는 다정한 흔적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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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깊은 잠에 빠진 새벽 세 시. 에어컨의 낮은 웅웅거림만이 방 안의 정적을 메우고 있었다. 곁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규칙적인 파도처럼 밀려왔다. 어둠 속에서도 서로의 온기가 느껴지는 아주 가까운 거리. 특별한 대화는 나누지 않았지만, 한 공간에 함께 누워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의 빈틈이 꽉 채워지는 기분이었다. 묘릿의 밤은 깊고 아늑했고, 우리는 그 적당한 고요 속에 몸을 뉘었다.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갈망이 조용히 피어올랐다.

창문 너머로 희미한 새벽빛이 푸르스름하게 스며들고 있었다.

  • 경우 바의 애프터눈 티를 즐기며 아이들과 함께 알록달록한 색깔 놀이를 해보길 권한다.
  • 체크인 전, 강지구기에서 따뜻한 완탕과 달콤한 육원을 맛보며 여행의 허기를 달래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