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로비의 화려한 바 앞에 멈춰 섰다. 아이의 작은 운동화가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에 닿아 내는 규칙적인 마찰음이 뚝 끊긴 순간이었다. 네온빛으로 일렁이는 색색의 조명을 바라보던 아이가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물었다. "엄마, 저기 있는 거 다 사탕이에요?" 대답 대신 아이의 작은 손을 맞잡았다. 손바닥에 밴 끈적한 여름의 습기와 아이 특유의 보드라운 살결이 동시에 느껴졌다. 尚順君樂飯店의 로비는 압도적으로 넓었고, 그 공간의 크기만큼이나 아이들의 호기심은 끝없이 팽창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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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조에 따뜻한 물을 가득 받았다.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하얀 타일 벽을 타고 공명하며 욕실 안을 가득 채웠다. 뜨거운 물속으로 몸을 천천히 밀어 넣자, 하루 종일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피부 표면의 긴장이 눈 녹듯 느슨하게 풀렸다. 욕실 밖은 8월의 묘리, 습도가 78%에 달하는 눅눅하고 무거운 공기가 지배하고 있었지만, 이곳은 다른 세상이었다. 에어컨이 빚어낸 서늘한 공기가 젖은 어깨 끝에 닿을 때마다 기분 좋은 소름이 돋았다. 뜨거움과 차가움이 교차하는 그 아슬아슬한 지점에서, 나는 비로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는 완전한 허락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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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에는 오후의 소나기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다. 투명한 유리창에 부딪혀 잘게 부서지는 빗방울 소리가 일정한 리듬을 만들었다. 창 너머 상순 유락세계의 북적이는 소음들이 빗소리에 씻겨 내려가 아득한 배경음처럼 들려왔다. 방 안은 깊은 정적에 잠겼다. 냉장고가 낮게 웅웅거리는 기계음, 그리고 깊은 잠에 빠진 아이들이 내뱉는 고르고 규칙적인 숨소리뿐이었다. 소음이 사라진 자리에 남은 것은 아주 가벼운 평온이었다. 그 정적이 잘 다려진 린넨 천처럼 보드랍게 우리 가족의 휴식을 덮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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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처 강기구기에서 포장해온 훈툰을 식탁에 펼쳤다. 얇고 투명한 피 속에 갇혀 있던 진한 육즙이 입안에서 툭 터지며 혀끝을 감쌌다. 함께 들어있던 죽순의 은은한 단맛이 묘하게 입맛을 돋우었고, 자극적이지 않은 육수의 온기가 식도를 타고 몸속 깊은 곳까지 천천히 퍼져 나갔다. 화려한 호텔 조식의 정갈함보다, 이렇게 투박하고 정겨운 지역의 맛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법이다. 아이들은 훈툰 피를 길게 늘어뜨리며 장난을 쳤고, 국물이 옷에 몇 방울 튀었지만 상관없었다. 그저 함께 나누는 이 시간이 달콤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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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7시의 빛은 정직하고 투명했다. 尚順君樂飯店의 넓은 객실 커튼 사이로 스며든 빛줄기가 하얀 침대 시트 위에 길게 누워 있었다. 생각보다 훨씬 여유로운 공간이었다. 커다란 짐 가방 세 개를 아무렇게나 펼쳐놓아도 발 디딜 틈이 충분했다. 빛이 이동하는 궤적을 가만히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방 안의 모든 가구와 물건들이 제 자리를 찾은 것처럼 평온해 보였다. 과장된 화려함 없이도 충분히 쾌적하고 안락한, 우리 가족만을 위한 작은 성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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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넉넉한 크기의 호텔 가운을 입혔다. 몸보다 훨씬 큰 가운이 아이들의 발목을 덮고도 한참이 남았다. 둘째는 가운을 마치 슈퍼히어로의 망토처럼 두르고는 복도를 향해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커다란 흰색 천이 아이의 작은 몸을 집어삼킨 모습이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나는 그 뒷모습을 가만히 관찰했다. 무용한 옷을 입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는 아이. 여행의 목적이 꼭 대단한 무언가를 보는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그저 가운을 입고 복도를 뛰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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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리는 모두 커다란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웠다. 에어컨의 냉기가 적당히 피부를 스쳤고, 우리는 서로의 체온을 느끼며 가만히 숨을 맞췄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깊은 침묵이 찾아왔다. 억지로 대화를 이어갈 필요도, 내일의 빡빡한 일정을 계획할 필요도 없었다. 그냥 여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누워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마음의 빈 곳이 꽉 채워졌다. 나쁘지 않은, 아니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오후였다. 언젠가 꼭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의 빗줄기가 어느덧 가늘어지고 있었다.
-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상순 유락세계와 연결된 편리한 동선을 활용해 보세요.
- 강기구기의 훈툰을 포장해 객실의 넓은 테이블에서 가족과 함께 오붓하게 나누어 드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