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묘리는 서늘한 건조함이 피부 끝에 닿는 계절이었다. 낮게 깔린 겨울 햇살은 따스했지만, 그 사이를 파고드는 바람은 제법 매서웠다. 우리는 가족의 온기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泰安湯悅溫泉會館에 도착했다. 로비에서 객실까지 우리를 실어 나른 작은 골프 카트는 이 여행의 첫 번째 설렘이었다. 덜컹거리는 진동에 둘째는 연신 몸을 들썩였고, 첫째는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입술을 내밀었지만, 정작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는 아쉬운 듯 카트의 시트를 매만졌다. 우리가 묵은 선열 양식 객실은 네 식구의 숨소리를 모두 담아내기에 충분히 너그러운 크기였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은은한 온기와 함께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가방과 옷가지를 방 여기저기에 흩뿌려 놓았다. 도시의 좁은 집이었다면 당장이라도 잔소리가 터져 나왔을 무질서였지만, 이곳의 넓은 공간 속에서는 그 소란함조차 하나의 정겨운 풍경처럼 느껴졌다. '여기서는 조금 어지러워도 괜찮아.' 마음속으로 읊조린 그 한마디가 주는 안도감은 무엇보다 달콤했다.
아이의 눈에 비친 숲속의 온천은 어떤 색이었을까?
우리는 숲의 숨결이 그대로 전해지는 야외 삼림욕 온천으로 향했다. 뺨을 스치는 18도의 서늘한 공기와 발목을 부드럽게 감싸 안는 40도의 뜨거운 물. 그 극명한 온도 차가 주는 묘한 쾌감에 아이들은 금세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따뜻한 실크 담요를 몸에 두른 듯한 매끄러운 물결 속에서 아이들은 서로에게 물을 튀기며 작은 전쟁을 벌였다. 나는 그 소란스러운 웃음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가만히 눈을 감았다. 짙은 솔향이 섞인 하얀 김이 얼굴을 포근하게 덮었고, 멀리서 들려오는 산새 소리가 마음의 소음을 씻어내 주었다. 그때, 첫째의 짧은 비명이 정적을 깨뜨렸다. 나뭇가지 위에 유유히 앉아 우리를 내려다보는 원숭이 한 마리였다. 우리는 모두 동작을 멈춘 채 그 작은 생명체와 시선을 맞췄다. 원숭이는 마치 '인간들이 참 소란스럽구나'라고 말하는 듯한 무심한 표정으로 이내 숲 너머로 사라졌다. 이어 옮겨간 수료 충격풀에서는 강한 수압이 등에 닿을 때마다 아이들이 '으악' 하며 몸을 움츠렸지만, 곧 다시 그 자리에 몸을 밀착시키며 즐거워했다. 뜨거운 물기운에 발그레하게 달아오른 아이들의 뺨이 그 어느 때보다 포근하고 사랑스러워 보였다.
체크아웃의 순간, 가슴 속에 남은 온기는 무엇일까?
이곳에서의 시간은 정직하고 소박했다. 저녁과 아침이 함께 제공되는 이박이식의 구성은 여행자의 고민을 덜어주었다. 아침 뷔페의 테이블 위에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음식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었고, 아이들은 접시에 알록달록한 과일을 산더미처럼 쌓아 올리며 행복해했다. 나는 따뜻한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쥔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묘리의 겹겹이 쌓인 산등성이가 낮은 겨울 햇살에 씻겨 내려가며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다시 골프 카트에 올라탔을 때, 둘째가 내 손가락을 꼭 쥐며 속삭였다. "엄마, 우리 여기 다음에 또 오면 안 돼?" 나는 대답 대신 아이의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가만히 쓰다듬었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고, 함께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숲속의 원숭이를 마주했던 그 평범한 조각들이 모여 잊지 못할 기억의 무늬가 되었다. 잠들기 전 피부에 닿았던 바스락거리는 리넨의 촉감과 창밖의 깊은 고요함이 여전히 생생하다. 泰安湯悅溫泉會館에서의 시간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서로의 온기를 확인하는 소중한 여정이었다.
하얀 김 너머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흩어지고 있었다.
- 고속철도 연계 티켓을 이용하면 묘리까지 오는 길이 훨씬 수월합니다.
- 야외 온천 이용 시 수영복과 수영모 착용이 필수이니 미리 준비하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