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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적이는 공기와 길 위에 놓인 작은 기억

둘째의 신발 한 짝이 도로 한복판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아이는 그것이 왜 거기 있는지 기억하지 못했고, 첫째는 그 황당한 상황이 웃기다며 낄낄거렸다. 8월의 묘리현 통샤오는 공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늪 같았다. 습도 78퍼센트. 피부에 닿는 공기는 덜 마른 젖은 수건처럼 끈적였고, 숨을 들이켤 때마다 무거운 수증기가 폐부 깊숙이 들어찼다. 백사툰 역에서 내려 숙소까지 걷는 700미터의 길은 지친 가족에게는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처럼 느껴졌다. 유모차 바퀴는 낡은 보도블록 틈에 자꾸만 끼어 덜컹거렸고, 그 진동은 손목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졌다. '조금만 더 가면 돼'라고 말했지만, 사실 나조차 어디쯤 왔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때 갑자기 하늘이 낮게 내려앉더니 소나기가 쏟아졌다. 옷감이 몸에 착 달라붙는 불쾌함이 밀려왔지만, 아이들은 오히려 해방감을 느낀 듯 웅덩이를 쾅쾅 밟았다. 젖은 신발에서 나는 찌걱거리는 소리가 빗소리와 섞여 묘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그 소란스러운 소음이 오히려 이 여행의 생동감처럼 느껴져 나쁘지 않았다.

붉은 벽돌의 경계선을 넘어 마주한 정적

내지도의 고요한 품, 内之島旅宿의 대문에 들어서는 순간 세상의 소음이 단숨에 필터링 되었다. 발밑에 닿는 감촉이 바뀌었다. 뜨겁게 달궈졌던 아스팔트의 열기는 사라지고, 매끄럽게 닳은 붉은 벽돌의 서늘한 질감이 발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코끝에는 오래된 흙과 짙은 나무 향이 섞인, 시간이 멈춘 듯한 냄새가 감돌았다. 전통적인 삼합원 구조의 집은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깊고 아늑한 품을 가지고 있었다. 현관을 지나 마당으로 들어서자마자 피부를 스치는 공기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그것은 인위적인 에어컨 바람이 아니라, 두꺼운 벽이 오랜 세월 머금어온 천연의 냉기였다. 아이들은 신발을 벗어 던지고 마당을 뛰어다녔고, 붉은 벽돌 위로 튀는 빗방울들이 작은 보석처럼 부서졌다. 이곳에서는 시계바늘조차 천천히 움직이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나는 그저 이 정적 속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들만의 소란스러운 요새, 가족의 성채

우리는 이 집 전체를 빌려 우리만의 작은 왕국을 건설했다. 104호 발리풍 객실의 침대는 구름 위에 누운 듯 적당히 폭신했고, 101호 공업풍 객실의 서늘하고 정갈한 분위기는 여름의 잔열을 말끔히 씻어내 주었다. 아이들은 105호 화실의 다다미 위에 눕더니, 그 특유의 풀 내음에 취한 듯 그대로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어른들은 거실의 소니 75인치 대형 텔레비전 앞에 모여 앉았다.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영상들이 끊김 없이 흘러나왔고, 누군가는 가라오케 기계의 마이크를 잡고 서툰 노래를 시작했다. 음정은 엉망이었고 박자는 제멋대로였지만 상관없었다. 이곳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우리만의 요새였기에, 마음껏 소리를 지르고 웃어도 누구에게 미안해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저녁에는 거실 한가운데에 훠궈를 준비했다. 커다란 냄비 속에서 육수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며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둘째가 그 김을 보고 유령 같다며 소리를 지르다 이내 깔깔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고소한 고기와 신선한 채소가 익어가는 냄새가 거실 가득 찼고, 그 온기는 가족 사이의 거리마저 좁혀주었다. 에이치씨지 설비가 갖춰진 깔끔하고 쾌적한 욕실에서 아이들을 씻기고 나니, 비로소 짧지만 달콤한 휴식이 찾아왔다.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에 몰두한 첫째의 둥근 뒷모습과, 다다미 위에 무방비하게 널브러진 둘째의 작은 발가락을 가만히 관찰했다. 완벽한 계획에 따른 휴가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 정도의 적당한 소란함과 온기라면 충분했다. 다음 날 아침, 정성스레 제공된 따뜻한 흰죽과 정갈한 반찬들은 자극 없이 입안을 감싸 안았다. 햄버거와 밀크티를 선택한 아이들의 얼굴에는 세상을 다 가진 듯한 만족감이 서려 있었다.

창틀이라는 프레임 너머로 구경하는 여름

방 안의 안락함 속에 몸을 묻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여전히 비는 그칠 줄 모르고 내리고 있었다. 마당의 초록색 잎들이 빗물을 머금어 더욱 짙고 선명한 색을 띠었다. 창밖의 세상은 여전히 덥고 습하며, 언제 어디서 소나기가 쏟아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공간이겠지만, 内之島旅宿의 두꺼운 벽 안쪽은 완벽하게 안전했다. 젖은 옷을 말리고, 시원한 바람 아래서 아무런 목적 없이 누워 있는 시간. 여행의 목적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나는 더 이상 답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지금 이 순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이곳에 누워 있다는 사실 자체가 정답이었으니까. 묘리의 낯선 풍경이 창틀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한 폭의 수채화처럼 보였다. 우리는 다시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 요새 속에 조금 더 머물고 싶다는 갈망이 일었다. 그것은 아주 기분 좋은 예감이었다.

아이의 젖은 양말이 거실 바닥에 나란히 놓여 있었다.

  • 백사툰 역에서 숙소까지 천천히 걸으며 통샤오 마을의 고요한 풍경을 관찰해 보세요.
  • 가족 단위라면 훠궈 패키지를 이용해 거실에서 다 함께 둘러앉아 식사하는 시간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