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回到 舞牛森度假飯店 Hotel Woodland

오후 3시, 창가로 들어온 햇볕이 바닥에 직사각형의 자리를 잡았다

체크인을 마치고 들어선 객실에는 舞牛森度假飯店 Hotel Woodland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진한 삼나무와 편백 향이 공기 중에 촘촘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대보다는 창가 쪽에 마련된 좌식 공간으로 이끌렸다. 클래식 채하 객실의 커다란 통창 너머로는 플라잉 카우 농장의 완만한 능선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펼쳐져 있었다. 2월의 공기는 피부 끝에 닿을 만큼 서늘했지만, 유리창을 통과해 바닥에 고인 햇볕은 꿀처럼 미지근하고 달콤했다.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 빛의 조각 속에 나란히 앉아 있었다. 억지로 대화를 이어가려 애쓰지 않아도 충분한, 밀도 높은 정적이었다. 테이블 위에는 호텔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수제 비누가 놓여 있었다. 손끝으로 만져본 비누는 강가의 조약돌처럼 모서리가 둥글고 단단했다. 물을 묻혀 거품을 내자, 인위적인 향료가 아닌 비 온 뒤의 젖은 흙과 으깨진 잎사귀가 섞인 듯한 원초적인 숲의 냄새가 확 퍼졌다. 그 향기는 마치 우리가 숲의 심장부에 들어와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오후 티타임으로 제공된 따뜻한 밀크티를 한 모금 마셨다. 도자기 컵을 쥔 손바닥을 통해 온기가 천천히 혈관을 타고 퍼져나갔다. 찻잔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맑은 소리와, 멀리서 양들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아득하게 들려왔다. 그 소란함이 이곳의 고요를 깨뜨리지 못하고 적당한 거리에서 멈춘다는 사실이 묘한 안도감을 주었다. 당신의 어깨가 내 어깨에 살짝 맞닿았다. 떼어낼 이유가 전혀 없어서, 나는 그 온기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무용한 시간이 느릿하게 흐르고 있었고,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여행은 이미 완성된 기분이었다.

오전 7시, 옅은 안개가 숲의 경계를 지우고 있었다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창밖을 가득 채운 순백의 세계였다. 2월의 먀오리는 안개의 도시였다. 고도 180미터에서 270미터 사이의 낮은 언덕들이 겹겹이 쌓인 안개 속에 잠겨, 세상의 모든 경계가 모호해진 풍경이었다. 마치 우리가 현실이 아닌 어느 몽환적인 공간에 떠 있는 것 같아, 잠시 내가 어디에 있는지조차 잊어버렸다. 舞牛森度假飯店 Hotel Woodland의 방 안 온도는 쾌적했고, 몸을 감싼 이불의 무게는 적당히 묵직해 안락함을 더했다.

우리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로 한참 동안 그 하얀 정적을 응시했다. 당신은 잠이 덜 깬 몽롱한 목소리로, 창밖의 안개가 꼭 쏟아진 우유 같다고 속삭였다. 나는 대답 대신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화려한 비유보다는 그 상태 그대로의 막막함과 평온함이 좋았다. 어제 마셨던 밀크티의 온기가 아직 손끝에 잔상처럼 남아 있는 기분이었다. 아침으로 제공된 차가운 크랜베리 주스를 유리잔에 따랐다. 진한 붉은색 액체가 투명한 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이 무채색의 풍경 속에서 유독 선명하게 빛났다. 한 모금 들이켜자 새콤한 맛이 혀끝을 날카롭게 자극하며 잠들어 있던 감각들을 하나둘 깨웠다.

다시 밖을 보았다. 안개가 조금씩 걷히며 숨겨져 있던 초록빛 들판이 수줍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우리는 서둘러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는 대신, 조금 더 오래 이 포근한 침묵 속에 누워 있기로 했다. 특별한 계획이 없다는 것이 이번 여행이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 없이, 그저 곁에 있는 상대의 고른 숨소리와 안개가 걷히는 속도를 맞추는 일. 그것은 마치 오랫동안 참아왔던 숨을 아주 천천히, 폐부 깊은 곳까지 내뱉는 감각과 비슷했다. 몸의 모든 긴장이 느슨하게 풀리고, 비로소 내가 지금 이곳에 온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이 선명해졌다.

우리는 그렇게 한 시간쯤 더 머물렀다. 창밖의 숲은 이제 완전히 제 모습을 찾았고, 쏟아지는 햇살은 어제보다 조금 더 투명하고 날카로웠다. 다시 이곳에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어쩌면 이 고요한 숲의 품속에 영원히 머물러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비누에서는 여전히 짙은 숲의 냄새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