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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의 품속에서 마주한 뜻밖의 다섯 가지 장면

로비의 짙은 삼나무 향과 엉뚱한 내기.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코끝을 스치는 묵직한 나무 향이 마치 거대한 나무 상자 속에 들어온 듯한 아늑함을 주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 길을 잃을지 내기를 하며 낄낄거렸는데, "분명 네가 제일 먼저 헤맬걸?"이라는 장난 섞인 확신이 로비의 정적을 깨웠다. 하지만 舞牛森度假飯店 Hotel Woodland의 포근함에 취해 아무도 밖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했고, 결국 내기는 평화로운 무승부로 끝났다. 패배자가 없다는 사실이 묘하게 만족스러웠던, 느긋한 시작이었다.

클래식 채하 4인실의 광활한 바닥과 달콤한 게으름. 객실 문을 연 순간, 우리는 동시에 낮은 탄성을 내뱉었다. 클래식 채하 4인실의 바닥은 생각보다 훨씬 넓어, 거실에서 침대까지 이동하는 짧은 거리조차 마치 숲속의 작은 탐험을 하는 기분이었다. 특히 창가에 마련된 널따란 좌식 공간에 셋이 나란히 누워 있을 때, 나뭇잎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황금빛 햇살이 우리 위로 쏟아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이토록 생산적일 수 있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는 그저 서로의 고른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손끝을 데우던 우유차의 다정한 온기. 2월의 묘리는 17도 정도의 서늘한 공기가 피부를 알싸하게 자극했다. 오후 티타임에 제공된 뜨거운 목장 우유차를 두 손으로 감싸 쥐자, 컵의 온기가 손바닥을 타고 심장까지 천천히 퍼져나가는 것이 느껴졌다. 다음 날 마신 크랜베리 주스의 톡 쏘는 새콤함이 입안을 깨웠다면, 우유차는 굳어 있던 마음을 말랑하게 녹여주었다. 특별한 대화 없이도 따뜻한 액체가 몸속으로 스며드는 감각만으로 충분히 위로받는 시간이었다.

양들에게 무시당한 120헥타르의 자존심. 180미터에서 270미터 사이의 완만한 경사를 따라 펼쳐진 광활한 목장을 걸었다. 120헥타르라는 압도적인 규모의 땅 위에서 우리는 양들에게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며 친해지려 애썼지만, 양들은 우리의 환대보다 손에 든 사료에만 지독하리만큼 관심이 있었다. 풀 냄새 섞인 바람이 뺨을 스치는 가운데, 우리를 철저히 무시하는 양들의 무심한 표정을 바라보며 우리는 결국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강기구기 완탕의 매끄러운 감촉과 온기. 마을로 나가 찾은 강기구기에서 완탕과 수정교자를 주문했다. 얇은 피 속에 갇혀 있던 진한 육즙이 입안에서 툭 터지는 순간, 쌀쌀했던 2월의 공기는 순식간에 잊혔다. 특히 죽순이 들어간 소스의 은은한 달큰함과 미끄러지듯 목을 넘어가는 완탕의 부드러운 촉감은 마치 다정한 포옹처럼 느껴졌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그 한 그릇이 주는 충만함은 여행의 허기를 완벽하게 채워주었다.

이 모든 조각이 모여 하나의 안식처가 되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거창한 깨달음이나 대단한 성취를 바라지 않았다. 그저 묘리의 안개 낀 숲속에서, 나무 냄새가 배어 있는 방에 누워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을 뿐이다. 누군가는 이 시간을 무용하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셋이서 함께 게으름을 피우고 우유차의 온기를 나누며 양들에게 무시당했던 그 찰나들이 겹겹이 쌓여 우리만의 단단한 안식처가 되었다. 억지로 힘을 내지 않아도 되는 곳, 그냥 좋은 것을 좋다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은 舞牛森度假飯店 Hotel Woodland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담백하고 포근한 숲의 기억으로 남았다.

창밖의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짙은 초록의 숲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 호텔의 은은한 수제 비누 향이 좋다면, 하나쯤 챙겨오는 것을 추천한다.
  • 강기구기의 완탕은 김이 모락모락 날 때 빠르게 먹어야 그 매끄러운 맛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