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이렇게까지 추운 걸까"
그녀가 코트 깃을 바짝 세우며 물었다. 12월의 신베이는 바람이 칼날 같았다. "그러게, 그냥 빨리 들어가자." 내 대답에 그녀가 내 팔을 더 꽉 끌어당겼다. 살갗에 닿는 공기가 날카로워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폐 끝이 서늘하게 얼어붙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서둘러 Tai Bei Fu Xin Da Fan Dian 로비로 들어섰다. 육중한 유리문이 닫히는 순간, 등 뒤에서 차가운 공기가 툭 끊어지고 포근한 온기와 은은한 시트러스 향의 디퓨저가 우리를 감싸 안았다. 팽팽하게 긴장했던 어깨가 그제야 스르르 내려앉았다.
침묵조차 포근하게 감싸는 섬
방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진 것은 예상보다 훨씬 넉넉한 공간감이었다. 누군가에게는 효율적인 비즈니스 공간이겠지만, 우리에게는 그저 마음껏 뒹굴 수 있는 거대한 섬 같았다. 특히 넉넉한 크기의 침대는 두 사람이 누워도 서로의 숨소리가 닿지 않을 만큼 여유로웠다. 우리는 그 하얀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촉감 위에서 서로의 위치를 조금씩 조정하며 적당한 거리를 찾아갔다. 때로는 너무 가깝게, 때로는 조금 멀게. 그 간격을 좁히고 넓히는 과정은 마치 서로의 리듬을 배워가는 느린 춤 같았다.
방 한쪽에 놓인 묵직한 원목 책상은 Tai Bei Fu Xin Da Fan Dian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노트북을 펴고 서류를 정리하기보다는, 그 위에 읽다 만 책 한 권을 얹어두고 멍하니 창밖을 보는 것이 더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12월의 낮은 햇살이 비스듬히 깔리며 바닥에 긴 그림자를 만들었고, 우리는 그 온기를 밟으며 도심의 소란함을 잊었다. 가끔은 호텔 내 헬스장에서 가벼운 운동을 하며 몸을 깨우기도 했고, 무선 인터넷으로 세상과 연결되어 있었지만, 정작 우리가 갈구한 것은 서로의 눈동자에 비친 서로의 모습이었다.
아침에 맛본 대만식 죽의 온도는 완벽했다. 너무 뜨겁지도, 미지근하지도 않은 그 부드러운 질감이 목을 타고 내려갈 때 비로소 잠이 깼다. 숟가락이 그릇에 부딪히는 맑은 소리와 창밖으로 흐르는 자동차들의 소음이 적당한 배경음악이 되어주었다. 욕실의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웠을 때, 물결이 찰랑이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수건의 보드라운 감촉과 적당히 습한 공기는 눅눅한 겨울의 한기를 완전히 지워주었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그 무용한 시간들이 우리를 더 가깝게 만들었다. 이 넓은 공간이 주는 여유는 우리가 서로의 존재를 더 깊이 긍정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힘이 있었다.
침대 옆 스탠드 불빛이 새벽녘까지 은은한 금빛으로 머물러 있었다.
- 조식 메뉴 중 따뜻한 대만식 죽을 꼭 천천히 음미해 봐요.
- 남강 전시관 주변을 목적지 없이 함께 걷다 돌아오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