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계절을 가르는 두 개의 온도
반차오역에서 내려 호텔까지 걷는 8분은 생각보다 길게 느껴졌다. 6월의 신베이는 공기를 물에 적신 것처럼 무겁고 끈적였다. 셔츠가 등에 달라붙는 불쾌한 감촉조차 여름이 왔음을 알리는 무심한 신호처럼 다가왔다. 가방 속에는 며칠 전 받은 졸업장이 들어 있었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막막함이 습도와 섞여 발목을 무겁게 잡았다. Jie Shi Bao Jiu Dian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나를 맞이한 것은 정제된 냉기였다. 불필요한 장식을 걷어낸 간결한 객실은 마치 소란스러운 마음을 잠재우는 안식처 같았다. 커다란 침대 위에 몸을 던지자 시트의 서늘함이 피부에 닿았고, 동시에 창밖으로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유리창을 때리는 빗줄기가 불규칙한 선을 그리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오후였다.
그의 구두 굽이 복도 바닥에 부딪히는 규칙적인 소리가 정적을 메웠다. 우리는 꽤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은 어색함보다는 서로의 빈틈을 조심스럽게 채워주는 다정함에 가까웠다. 방에 들어와 그가 가방을 내려놓는 느릿한 동작을 관찰했다. 그가 천천히 커튼을 치자, 반쯤 가려진 틈 사이로 신베이의 흐린 하늘이 수채화처럼 번져 보였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대에 나란히 누웠다. 슬린 브랜드의 침구는 구름처럼 부드럽게 우리를 감싸 안았다. 귓가에 닿는 그의 고른 숨소리와 에어컨의 낮은 웅웅거림이 배경음악처럼 깔렸다. 6월의 습도는 높았지만, 이 방 안만큼은 쾌적하고 건조했다. 그는 내 손가락 끝을 아주 살짝 건드렸고, 나는 그것을 피하지 않았다. 그 작은 접촉 하나로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확인했다.
물결 위에 새겨진 하나의 기억
우리가 함께 공유한 기억의 정점은 17층의 물속에 있다. 인공 탄산천에 몸을 담그자 투명한 기포들이 피부 위로 몽글몽글 맺혔다. 약산성의 매끄러운 물결은 비단 한 겹을 두른 듯 부드러웠고, 손끝으로 저으면 투명한 막이 생겼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이어 홋카이도 블랙 실리카 암반욕에 누워 뜨거운 돌의 온기를 등줄기로 받아냈다. 원적외선이 몸속 깊은 곳의 긴장을 녹여낼 때, 눈앞에 펼쳐진 신베이의 스카이라인은 작고 고요했다. Jie Shi Bao Jiu Dian의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도시는 우리가 가진 고민조차 아주 사소한 것으로 만들었다.
호텔 밖으로 나가 신베이 시립 미술관에서 열린 여름 음악제의 재즈 선율을 들었고, 이름 모를 거리 음식의 고소한 향기를 따라 걸었다. 다시 돌아와 2층 탄쇼우에서 맛본 훠궈의 진한 육수 향은 코끝을 자극하며 몸속까지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선 베르노의 채식 요리는 아삭한 채소의 식감이 살아있어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었다. 서로의 입가에 묻은 국물을 닦아주며 웃던 그 순간,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함께 나누는 음식의 온도가 우리를 단단하게 연결하고 있었다.
젖은 운동화가 보송하게 말라갈 때쯤, 우리는 다시 나란히 누웠다.
- 6월 하순에 방문한다면 신베이 시립 미술관의 여름 음악제를 꼭 관람할 것.
- 17층 탄산천과 블랙 실리카 암반욕으로 여행의 피로를 깊게 씻어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