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타이중은 마치 세상의 모든 빛을 한곳에 모아 쏟아붓는 것처럼 하얀 햇빛이 내리쬐었다. 피부에 닿는 공기는 눅눅한 솜사탕처럼 무거웠고, 셔츠는 이미 등 뒤에 끈적하게 달라붙어 있었다. "대체 예약 누가 했어?" 누군가의 짜증 섞인 외침과 함께 캐리어 바퀴가 보도블록을 긁는 요란한 소음이 뒤섞였다. 그렇게 도착한 Ban Jiu Chao Xing Lv의 엘리베이터가 8층에 멈췄을 때, 문이 열리며 쏟아져 나온 서늘한 공기는 구원과도 같았다. 땀에 젖은 살결 위로 소름이 돋는 그 찰나의 쾌감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깊은 숨을 내뱉었다.
이 호텔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네 가지 진실
에어컨의 절대적인 권력. 밖에서는 서로의 성격과 취향을 두고 날 선 투덜거림을 주고받던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에어컨 바람이 만드는 인공적인 겨울 아래 나란히 눕자마자, 모두가 갑자기 세상 어디에도 없는 평화주의자로 변했다. 온도가 낮아지면 인간관계의 모서리도 둥글게 깎인다는 단순한 진리를 깨달았다.
욕조라는 이름의 달콤한 블랙홀. 럭셔리 더블룸의 넓은 욕조에 몸을 담그는 순간, 빡빡하게 짜여 있던 국립대만미술관 일정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따뜻한 물속에서 손가락 끝이 퉁퉁 불어 하얗게 변할 때까지 멍하니 누워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번 여행의 가장 밀도 높은 목적이었다.
무료 커피가 주는 작은 위안. 객실에 비치된 커피 캡슐을 기계적으로 내려 마셨다. 잠을 깨워 관광지로 달려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컵을 타고 올라오는 쌉싸름한 향기와 뜨거운 온기가 주는 안도감이 좋아서였다. 우리는 잠은 원래 자지 않는 것이라며 서로를 다독였다.
15분이라는 거리의 배신. 호텔에서 미술관까지 차로 15분 거리라는 안내를 보았지만, 우리는 침대에서 미술관까지의 거리인 '0초'가 훨씬 더 매혹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용한 시간이 주는 쾌적함은 그 어떤 유명한 예술 작품보다 강력한 끌림이 있었다.
계획표의 빈틈을 채운 소나기와 훠궈의 온기
오후 3시, 예고 없이 하늘이 잿빛으로 내려앉더니 7월 특유의 거센 소나기가 창문을 두드렸다. 창밖으로 보이던 쌍십로의 풍경이 수채화처럼 흐릿하게 번져갔다. 우리는 당황하는 대신 그냥 침대 속에 파묻히기로 했다. 젖은 신발을 말리는 수고보다, 젖은 기분을 그대로 즐기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묘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허기가 찾아올 무렵, 우리는 Ban Jiu Chao Xing Lv를 나서 근처의 '광이궈'로 향했다. 뽀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훠궈 냄비 앞에 둘러앉자, 에어컨 바람에 살짝 식었던 몸이 육수의 진한 열기로 다시 데워졌다. 고기를 살짝 데쳐 소스에 찍어 먹으며,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저지른 가장 멍청하고 귀여운 선택들에 대해 낄낄거렸다. 빗소리가 리드미컬한 배경음악처럼 깔렸고, 입안에서는 매콤한 풍미와 함께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특별한 대화는 없었지만, 같이 젖고 같이 먹고 같이 게으름을 피웠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빳빳하게 잘 마른 호텔 시트 속에 몸을 밀어 넣었을 때, 피부에 닿는 서늘한 촉감은 단순한 시원함을 넘어 깊은 안도감으로 다가왔다.
창가에 맺힌 물방울 너머로 타이중의 밤거리가 흐릿하게 번져 있었다.
- 욕조가 포함된 럭셔리 더블룸을 선택해 물속에서 시간을 버릴 것.
- 오후 소나기가 올 때 억지로 나가지 말고 근처 훠궈 집에서 배를 채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