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타이중은 건조한 바람이 뺨을 스치는 17도의 계절이었다. 보도블록 틈에 낀 캐리어 바퀴가 덜컥거릴 때마다 우리의 인내심도 함께 흔들렸다. "대체 누가 예약한 거야?" "메일 확인해 봐!" 작은 말다툼 끝에 도착한 Juan Ge Da Fan Dian elence hotel 로비. 쿵, 쿵, 쿵, 쿵. 네 개의 거대한 짐이 대리석 바닥에 내려앉으며 정적을 깼다. 헝클어진 머리를 서로 보며 낄낄거리는 순간, 비로소 여행이 시작되었음을 실감했다.
Juan Ge Da Fan Dian elence hotel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네 가지
공간의 관대함: 4인실의 문을 연 순간, 우리는 누구의 짐이 가장 거대한가로 내기를 했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의 패배였다. 눈부시게 하얀 시트가 끝없이 펼쳐진 사막 같은 방 안에서, 캐리어 네 개를 전부 풀어헤치고도 발 디딜 틈이 충분했다.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큰 평화를 가져다주었다.
조식의 적당함: 아침 7시, 2층 식당을 채운 갓 내린 커피 향과 따뜻한 흰 죽의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화려한 진수성찬은 아니었지만, 입안을 부드럽게 감싸는 죽의 온기처럼 딱 필요한 만큼의 다정함이 있었다. 죽 한 그릇을 비우며 세운 '아무것도 안 하기' 계획은 그날의 가장 완벽한 전략이었다.
위치의 배신: 타이중역과 가깝다는 말만 믿고 호기롭게 나섰지만, 우리는 같은 골목을 세 번이나 맴도는 '무한 루프'에 빠졌다. 낯선 표지판들이 우리를 비웃는 것 같았다. 미지근한 생수 한 병을 나눠 마시며 벤치에 주저앉아, 길을 잃는 것도 여행이라는 뻔한 위로를 서로에게 던지며 낄낄거렸다.
주차의 미학: 호텔 내 주차장이 없다는 사실에 잠시 절망했지만, 150타이완달러의 보조금 소식에 우리의 태도는 180도 바뀌었다. 단돈 몇 푼에 수고로움을 '합리적인 탐험'으로 둔갑시키는 우리들의 얄팍한 자본주의적 본능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주차권을 손에 쥔 순간, 고생은 어느새 훈장이 되었다.
리스트 밖에서 발견한 무용한 기쁨
계획표에는 없던 시간이었다. 오후 3시, 창틈으로 쏟아지는 황금빛 햇살이 방 안을 가득 채웠고,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대 위로 대자로 뻗었다. 한 친구가 켠 '짐 효율적으로 싸는 법'이라는 유튜브 영상은, 이미 짐을 난장판으로 풀어헤친 우리에게 지독하게 무용했다. 그 모순적인 상황이 웃겨서 우리는 한동안 배를 잡고 굴렀다.
빳빳하게 잘 관리된 흰색 침구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을 때, 비로소 마음의 긴장이 풀렸다. 시간이 꿀처럼 느릿하게 흐르는 기분이었다. 창밖으로는 도시의 소음이 아득하게 들려왔지만, 이 사각형의 안식처에서 우리는 완벽하게 정지해 있었다. 무언가 대단한 것을 봐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서로의 고른 숨소리와 간헐적인 웃음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저녁 무렵, 근처 식당에서 맛본 진한 보양식 국물이 얼어붙은 몸을 녹여줄 때, 우리는 깨달았다. 이번 여행의 진짜 목적은 어쩌면 이 무용한 정지 상태였음을.
햇살이 머물다 간 하얀 시트 위로 먼지 하나가 느릿하게 내려앉았다.
- 조식 시간인 오전 7시부터 10시 사이를 놓치지 말고 방문할 것.
- 호텔 근처 편의점에서 현지 간식거리를 사서 방에서 나눠 먹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