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하자. 이번 일중가 야시장에서 누가 제일 이상한 음식을 집어오나. 지는 사람이 내일 아침 커피 쏘기!"
"야, 너 저번에 족발 모양 젤리 먹고 얼굴 찌푸렸던 거 잊었어? 그 수준이면 너무 쉽잖아."
"그건 취향의 문제였지! 너야말로 길 잃어서 로비에서 멍하니 서 있을 생각이나 하지 마."
"내가 언제! 그냥 지도를 입체적으로 해석한 것뿐이야."
서로의 취향을 가차 없이 깎아내리는 것으로 여행의 서막을 열었다. 튀김 솥에서 올라오는 고소하고 기름진 냄새와 상인들의 외침, 그리고 우리의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뒤섞여 거리의 소음 속으로 흩어졌다. 누군가는 이미 쇼핑백을 세 개나 들고 있었고, 누군가는 지도를 거꾸로 든 채 당당하게 걷고 있었다. 엉망진창이었지만, 그게 바로 우리 식의 완벽한 시작이었다.
소란함이 잦아드는 안식의 틈새
Lai Lai Shang Lv의 로비를 지나 객실로 향하는 복도는 조명이 낮게 깔려 있어, 마치 깊은 바닷속을 유영하는 듯 차분한 기분이 들었다. 문을 열자마자 마주한 공간은 예상보다 훨씬 넉넉했다. 커다란 캐리어 세 개를 바닥에 아무렇게나 펼쳐놓아도 발 디딜 틈이 충분할 만큼 여유로운 크기였다. 침대에 몸을 던지자 탄탄한 매트리스가 등을 포근하게 받쳐주었고, 갓 세탁한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촉감과 은은한 세제 향이 코끝을 스쳤다.
머리맡에 넉넉히 배치된 콘센트에는 각자의 휴대폰과 보조배터리가 전선 덩굴처럼 얽혀 충전 중이었다. 충전기를 찾아 방 안을 헤맬 필요가 없다는 사소한 편안함이 여행의 피로를 천천히 녹여주었다. 낮에는 도심 속의 녹색 분지인 추홍곡 생태공원을 걸었다. 11월의 햇살을 받은 붉은 잎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도시가 숨겨놓은 비밀 정원 같았다. 발바닥에 닿는 흙의 감촉과 가끔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느끼며, 우리는 특별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고 그저 나란히 걸었다.
그렇게 밖에서 쏟아낸 에너지를 조용히 회수해 주는 곳이 바로 이 방이었다. 창밖으로는 11월 타이중의 선선한 공기가 스며들었고, 거리의 소음은 두꺼운 유리창 너머로 멀어졌다. 밖에서는 치열하게 쇼핑하고 웃고 떠들었지만, 이곳은 오직 우리만의 정적만이 흐르는 섬 같았다. 특히 호텔 내의 체육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과 세탁 서비스가 잘 갖춰져 있다는 사실은, 여행자의 짐 가방 속에 쌓인 물리적인 무게와 마음의 피로까지 말끔히 털어내 줄 것 같은 안도감을 주었다. Lai Lai Shang Lv의 정돈된 공간은 낯선 도시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무장해제될 수 있는 안식처였다.
낮은 목소리로 줍는 밤의 조각들
"근데 아까 먹은 의면, 진짜 맛있지 않았냐. 쫄깃한 면발이 입안에서 춤추는 게 딱 내 스타일이었어."
"응, 육수가 짭조름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서 계속 생각나. 타이중 오면 이건 무조건 다시 먹어야 해."
"우린 왜 맨날 이런 쓸데없는 음식 취향에 집착할까. 사실 여행 와서 뭘 봤는지는 가물가물한데, 먹은 건 다 기억나."
"그게 여행이지 뭐. 대단한 깨달음을 얻으러 온 게 아니잖아. 그냥 맛있는 거 먹고, 좋은 침대에서 푹 자는 거."
불을 끈 방 안, 목소리는 낮아지고 서로의 숨소리는 더 선명해졌다. 어둠 속에서 느껴지는 시트의 서늘함과 몸을 감싸는 이불의 묵직한 무게감이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낮 동안의 소란함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이제는 억지로 깊은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충분한 고요가 찾아왔다. 그냥 좋았다는 말, 나쁘지 않았다는 말. 그런 짧은 문장들이 잉크가 종이에 번지듯 공기 중에 천천히 퍼져나갔다. 우리는 내일 어디를 갈지, 무엇을 먹을지 정하지 않은 채로 천천히 잠에 빠져들었다. 계획 없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가장 완벽한 계획처럼 느껴지는 밤이었다.
커튼 틈으로 가느다란 가로등 불빛이 은하수처럼 스며들고 있었다.
- 일중가 야시장에서 산 간식들을 한가득 들고 와 넓은 침대 위에서 나눠 먹기.
- 호텔의 탄탄한 침대에서 푹 자고 일어나 제공되는 무료 조식으로 하루를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