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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빛 도시를 뒤로하고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곳까지 달려온 이유는 무엇일까?

타이중 시내의 빽빽한 빌딩 숲을 벗어나 차를 달린 지 삼십 분쯤 되었을까. 창밖의 풍경이 무채색의 콘크리트에서 짙은 초록과 갈색의 산세로 물드는 지점이 있었다. 1월의 공기는 날카롭지만 투명했고, 뺨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은 복잡했던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주는 기분이었다. Mei Lin Qin Shui An에 도착해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세련된 건축미가 아니라, 누군가 정성껏 벽돌을 하나하나 쌓아 올렸을 법한 투박하고 다정한 온기였다.

차 문이 열리자마자 아이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밖으로 튀어 나갔다. 산속 특유의 눅눅한 흙 내음과 알싸한 겨울 향기가 코끝을 스쳤고, 입구의 포장화 꽃덩굴은 바람에 흩날리며 우리를 반겼다. 우리는 이곳에 거창한 휴양을 기대하고 온 것이 아니었다. 그저 도시의 소음에서 한 걸음 물러나, 아이들이 마음껏 흙을 밟고 어른들은 멍하니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적당한 거리감이 필요했을 뿐이다. 화려한 로비나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은 없었지만, 오히려 그 소박함이 우리 가족의 서툰 여행 방식과 닮아 있어 마음이 놓였다. 이곳은 마치 오래된 일기장처럼, 꾸미지 않은 모습 그대로의 우리를 품어주는 공간이었다.

아이들의 작은 시선이 머문 곳, 그들이 가장 마음을 뺏긴 순간은 언제였을까?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둘째가 짧은 비명을 질렀다. 구석에 놓인 알록달록한 공주 드레스와 히어로 망토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평소라면 "그런 걸 왜 입니?"라고 건조하게 물었겠지만, 이곳의 고요한 풍경 속에서는 그 뜬금없는 빨간 망토가 하나의 근사한 예술 작품처럼 보였다. 아이는 망토를 휘날리며 수줍게 피어난 매화 숲 사이를 누볐고, 그 맑은 웃음소리는 정적뿐이던 산속에 기분 좋은 파동을 일으켰다.

그러다 마주친 것은 사장님이 정성껏 돌보시는 화려한 깃털의 앵무새들이었다. 새가 어깨 위로 가볍게 내려앉으려 할 때, 아이의 눈은 평소보다 두 배는 더 커졌다. "아빠, 새가 나한테 비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라고 속삭이는 아이의 목소리에는 꾸며내지 않은 순수한 경이로움이 섞여 있었다. 우리는 정해진 일정표 없이 그저 걷고, 새와 대화하고,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을 관찰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맑게 흐르는 물가였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배경 삼아 아이들이 작은 돌을 던지고, 물고기가 있는지 살피는 단순한 행위. 도시에서는 '위험하다'거나 '더럽다'며 제지했을 일들이 Mei Lin Qin Shui An의 넉넉한 자연 속에서는 가장 자연스러운 놀이가 되었다. 아이들은 세련된 장난감보다 젖은 신발과 흙 묻은 손끝의 촉감을 더 사랑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된 셈이었다. 특별한 이벤트는 없었지만, 아이들의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작은 발견들이 보석처럼 박혀 있었다.

짐을 꾸려 떠나는 길, 가슴 속에 가장 깊이 남겨질 기억은 무엇일까?

마지막 밤, 우리는 마당에서 바비큐를 즐겼다. 숯불 위에서 고기가 지글거리며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매캐한 연기가 겨울밤의 찬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첫째는 고기를 굽는 과정이 신기하다며 쉴 새 없이 질문을 던졌고, 둘째는 어느새 잠이 솔솔 오는지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있었다. 뜨거운 그릴의 열기와 뺨을 스치는 서늘한 바람, 그 극명한 온도 차이가 묘하게 안락한 보호막처럼 느껴졌다.

객실로 돌아와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 빳빳하게 잘 마른 수건의 감촉과 적당히 포근한 이불의 무게가 온몸을 감싸 안았다. 창밖에서는 이름 모를 산새 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도시의 소음과는 전혀 다른, 살아있는 것들이 내는 다정한 합창이었다. 다음 날 아침, 잠결에 들려온 닭 울음소리에 눈을 떴을 때, 우리는 이곳이 정말 깊은 산속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으며 미소 지었다.

떠나는 길, 아이의 작은 소매 끝에 하얀 매화 꽃잎 하나가 살포시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작은 잎사귀 하나가 이번 여행의 모든 기억을 응축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거창한 깨달음은 없었지만, 적어도 이곳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서로의 눈을 더 많이 바라보았고 함께 크게 웃었다. 다시 겨울이 오면, 이 투박한 산속의 온기와 맑은 공기가 문득 그리워질 것 같다.

아이의 작은 손바닥 위에 내려앉은 하얀 매화 꽃잎 한 장.

  • 바비큐를 계획하신다면 고기와 숯, 신선한 채소 등 식재료를 미리 꼼꼼하게 준비해 오시길 권합니다.
  • 1월의 매화와 서늘한 산 공기를 온전히 만끽하기 위해 가벼운 외투나 겉옷을 꼭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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