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볼라 카모마일 바디워시. 욕실 가득 피어오른 하얀 수증기 사이로 눅눅한 흙 내음이 섞인 차분한 허브 향이 번진다. 피부에 닿는 거품은 마치 얇은 비단 한 겹을 두른 듯 매끄럽고 보드랍다. 막내 아이가 거품으로 턱수염을 만들어 보이며 낄낄거릴 때, 욕실 안은 온통 몽글몽글한 하얀 거품과 은은한 꽃향기로 가득 찼다. 이 포근한 향기가 정말 좋다고 가장 먼저 외친 건 막내였다.
프라이빗 차고. 묵직한 셔터가 내려가는 소리와 함께 타이핑구의 소란스러운 소음이 단숨에 차단된다. 2월의 쌀쌀한 공기를 뒤로하고 차에서 내리면, 곧바로 객실로 이어지는 은밀한 통로가 나타난다. 짐을 옮기며 복도를 지나갈 필요 없이 우리만의 공간으로 스며드는 안도감이 좋았다. 첫째 아이는 이곳이 우리 가족만의 '비밀 기지' 같다며, 차고 벽의 서늘하고 단단한 콘크리트 질감을 손끝으로 천천히 훑어보았다.
고층 객실의 커다란 통창. 2월의 타이중은 아침마다 옅은 안개를 머금는다. 창밖으로 펼쳐진 도시는 물기를 가득 머금은 수묵화처럼 흐릿하고 몽환적이었다. 17도의 서늘한 공기가 창틈으로 살짝 스며들 때 느껴지는 쾌적함, 그리고 안개가 서서히 걷히며 도시의 윤곽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찰나의 경이로움을 가장 먼저 발견한 건 창가에 턱을 괴고 있던 아내였다.
몸을 깊게 감싸는 매트리스. Mi Yue Jing Pin Shi Shang Lv Guan의 침대는 몸의 무게를 정직하고 부드럽게 받아낸다. 아이들이 위에서 펄쩍펄쩍 뛰어오를 때마다 매트리스는 느릿하고 리드미컬하게 반동했다. 튀어 오르는 높이보다 내려앉는 깊이가 더 깊어, 결국 뛰는 것을 포기하고 하얀 린넨 위에 대자로 뻗어버린 아이들의 모습이 평화로웠다. 이 침대가 마치 푹신한 구름 같다고 소리친 건 둘째였다.
한시 야시장의 닭꼬치. 호텔에서 유바이크를 타고 10분, 혹은 느릿하게 20분을 걸어 도착한 야시장에서 샀다. 진한 숯불 향이 밴 기름진 꼬치를 종이봉투에 담아 호텔로 돌아왔다. 정돈된 하얀 시트 위에 기름기가 밴 종이봉투를 올려두고 셋이서 나누어 먹는 시간. 입가에 소스를 묻히고 웃는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이 적당한 무질서야말로 여행의 진짜 맛이라고 생각했다. 꼬치가 식기 전에 빨리 먹어야 한다고 재촉한 건 나였다.
은은한 조명 아래,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방 안을 따뜻하게 채웠다.
- 한시 야시장에 갈 때는 호텔 앞 유바이크를 이용해 보세요. 이동 시간이 훨씬 단축됩니다.
- 아이와 함께라면 근처 마카롱 공원의 타워 미끄럼틀에 들러 잠시 소란을 피우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