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중 역에 발을 내딛는 순간, 7월의 공기가 젖은 수건처럼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햇살은 하얗다 못해 투명했고, 아스팔트 위로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는 시야를 어지럽혔다. 우리는 누가 더 빨리 땀을 흘리는지 내기를 시작했다. "이미 졌어, 난 이미 항복이야." 누군가 헛웃음을 터뜨리며 셔츠 깃을 펄럭였다. 한 친구는 구글 맵을 거꾸로 든 채 당당하게 잘못된 방향을 가리켰고, 뒤처진 친구의 짐가방 바퀴는 보도블록의 틈새를 지날 때마다 규칙적인 소음을 내며 우리의 보폭을 재촉했다. 서로의 엉망이 된 몰골을 보며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습한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특별할 것 없는 시작이었지만, 그 무질서함이 오히려 여행의 시작을 실감 나게 했다.
소음의 파도를 지나 마주한 정적의 이정표
택시에 올라타자마자 쏟아지는 에어컨 바람에 피부의 열기가 순식간에 식었다. 창밖으로 펼쳐진 타이완 대로의 풍경은 빠르게 뒤로 밀려났다. 열린 창틈으로 매연 냄새와 이름 모를 달콤한 열대 과일 향기가 묘하게 섞여 들어왔다. 운전기사는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현지어로 무언가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있었고, 우리는 그저 리듬감 있는 고갯짓으로 화답하며 몽롱한 상태에 빠져들었다. 그러다 도심의 소란함 한가운데, 마치 다른 차원의 공간처럼 정갈하게 솟아오른 건축물 하나가 시야에 들어왔다. 바로 Tai Zhong Shun Tian Huan Hui Jiu Dian이었다. 회색빛 도심 속에서 홀로 고요한 숨을 쉬고 있는 듯한 그 모습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었다. 저 육중한 문을 열고 들어가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온도의 시간이 흐르고 있을 것만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푸른 물결의 위로와 42제곱미터의 안식처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외부의 소음과 열기는 거짓말처럼 차단되었다. 높은 층고가 주는 개방감과 은은하게 퍼지는 시트러스 계열의 향기가 팽팽했던 긴장감을 부드럽게 녹여주었다. 우리가 묵은 딜럭스 룸은 42제곱미터의 넉넉한 공간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누군가는 비명 같은 탄성과 함께 침대로 몸을 던졌고, 또 다른 누군가는 호화로운 욕조의 수압을 확인하며 환호성을 질렀다. 대지색 톤의 인테리어는 눈의 피로를 씻어주었고, 손끝에 닿는 바스락거리는 침구의 촉감은 비로소 우리가 안전한 안식처에 도착했음을 알려주었다.
이곳의 정점은 단연 21층에 위치한 루프탑 인피니티 풀이었다. 타중의 하늘은 여전히 지나치게 밝았지만, 수영장의 물은 깊고 짙은 푸른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물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을 때, 피부를 감싸는 서늘한 감각이 정신을 맑게 깨웠다. 수면 위로 떠올라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며, 우리는 아무런 목적 없는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겼다. 그 무용함이 주는 쾌감은 무엇보다 달콤했다. 사우나에서 땀을 한 번 더 빼내고 나니,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졌고 마음에는 여유라는 이름의 공간이 생겨났다.
저녁에는 인근의 '쾅이궈'로 향했다. 테이블 위로 솟구치는 뜨거운 김과 붉은 육수, 그리고 겹겹이 쌓인 고기들이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자극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육즙의 풍미에 우리는 다시 유치한 말다툼을 시작했다. 누가 더 많이 먹느냐는 논쟁은 결국 웃음 섞인 포기로 끝났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 밤공기는 낮보다 훨씬 다정하게 우리를 감쌌다. 다시 방으로 돌아와 푹신한 매트리스에 깊숙이 파묻혀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번 여행은 꽤 괜찮다고, 아니, 충분히 완벽하다고 생각하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창밖으로 타중의 밤등이 보석처럼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
- 21층 루프탑 수영장에서 도시의 전경을 바라보며 완전한 무위의 시간을 보낼 것
- 딜럭스 룸의 넓은 욕조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하루의 피로를 씻어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