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문을 열자마자 훅 끼쳐온 것은 빳빳하게 말린 세탁 세제의 건조하고 깨끗한 향기였다. 시야에 들어온 베이지색 벽지와 세월의 흔적이 짙게 묻어나는 가구들은 유행이 한참 지난 모습이었지만, 손끝에 닿는 모든 표면은 먼지 하나 없이 매끄럽게 닦여 있었다. 화려한 장식 하나 없는 정직하고 투박한 공간. 창밖으로는 타이중역의 풍경이 오후의 나른한 햇살을 머금은 채 무심하게 펼쳐져 있었다. 짐을 내려놓고 침대 끝에 걸터앉았을 때, 몸을 묵직하게 받쳐주는 매트리스의 적당한 탄성이 전해졌다. '여기서는 억지로 멋진 여행자가 될 필요가 없겠다'는 묘한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저 낡은 시트의 서늘한 감촉에 몸을 맡긴 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있어도 충분한 시간이었다. 공간이 주는 무심함이 오히려 나의 긴장을 느슨하게 풀어주었다.
그녀가 방 안의 공기를 천천히 살피는 동안, 나는 가방 손잡이를 꽉 쥔 채 슬쩍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생각보다 소박하고 오래된 공간에 혹시 실망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생각보다 평온해 보였다. 나는 곧바로 창가로 다가가 역 주변의 소란스러운 풍경과 도시의 규칙적인 리듬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라는 효율성과 바로 옆에 자리 잡은 거대한 쇼핑몰이 주는 편리함이 나를 안심시켰다. "여기서 보는 야경이 꽤 근사할 것 같아." 내 목소리는 낮게 깔렸지만, 그 안에는 그녀를 향한 조심스러운 다정함이 섞여 있었다. 우리는 서로의 보폭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 좁고 깨끗한 방 안에서만큼은 그 작은 틈조차 아늑한 온기로 느껴졌다. 낡은 에어컨이 내는 낮은 웅성거림이 우리 사이의 어색한 정적을 기분 좋게 메워주었다.
함께 나누어 가진 아침의 조각
다음 날 아침, 우리는 Shuang Xing Da Fan Dian의 조식 식당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쌀국수를 마주했다. 짭조름한 국물과 매끄럽게 목을 타고 넘어가는 면발, 그리고 따뜻한 두유와 달걀 요리가 주는 소박한 포만감은 여행자의 허기를 달래기에 충분했다. 9월의 타이중 공기는 미지근한 온도를 머금고 있었고, 피부에 닿는 바람에는 아주 약간의 서늘함이 섞여 있었다. 우리는 대루각 신시대 쇼핑몰의 활기찬 소음을 뒤로하고, 도시 한가운데에 푹 꺼진 초록색 분지 같은 추홍곡 생태공원으로 스며들었다.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흙의 촉감과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 소리만이 우리 사이의 정적을 메웠다. 거창한 목적지는 없었지만, 함께 걷고 있다는 감각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꽉 찬 기분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들른 작은 가게에서 맛본 푸주 국수의 진한 풍미가 입안에 짭짤한 여운을 남겼다. Shuang Xing Da Fan Dian으로 돌아와 다시 마주한 창밖의 야경은 수많은 불빛으로 반짝였고, 우리는 그 빛의 흐름을 보며 이번 여행이 꽤 만족스럽다는 결론을 내렸다. 화려한 럭셔리함은 없었지만, 우리에게 필요했던 것은 딱 그 정도의 소박한 온기였다.
창밖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낮은 진동이 발끝까지 전해져 왔다.
- Shuang Xing Da Fan Dian의 타이중역 전망 객실에서 도시의 밤을 감상해 보세요.
- 조식의 따뜻한 두유와 쌀국수로 든든하게 하루를 시작하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