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여기는 왜 오래된 책 냄새가 나?"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둘째가 내 옷자락을 잡으며 물었다. 그 질문에 나는 대답 대신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넘겼다. Shuang Xing Da Fan Dian은 마치 오래된 가족 앨범 같은 곳이었다. 최신식의 화려함은 없지만, 구석구석 닦고 조인 정성이 묻어나는 복도와 친절하게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주는 직원의 따뜻한 손길이 머무는 곳. 지하 주차장의 작은 승강기에 몸을 실을 때면,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나는 작은 타임머신에 탄 기분이 들었다.
4인 가족이 머물기에 표준 4인실은 조금 좁았다. 캐리어를 펼치면 발 디딜 틈이 사라졌고, 좁은 방 안에서 서로의 어깨가 부딪히는 일이 잦았다. 하지만 그 물리적인 좁음이 오히려 우리 가족의 마음을 밀착시켰다. "좁으니까 더 꼭 붙어 있자"는 농담 섞인 말에 아이들은 꺄르르 웃음을 터뜨렸고, 우리는 서로의 온기를 더 가까이 느꼈다.
11월의 타이중은 걷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날씨였다. 섭씨 22도의 공기는 피부에 닿을 때 끈적임 없이 보송했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은 얇은 겉옷 사이로 실크처럼 부드럽게 스며들었다. 호텔 바로 옆 쇼핑몰에서 아이들이 그토록 갖고 싶어 하던 장난감을 사고, 라라포트로 향하는 길은 마치 작은 행진 같았다. 중간에 아이의 신발 끈이 풀려 멈춰 서면, 우리 모두는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멈췄다.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곳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시간을 천천히 나누어 갖는 일일 뿐이니까.
우리 가족이 함께 발견한 다섯 가지 조각
1. 낡은 침대 시트: 빳빳하게 다려졌지만 모서리가 살짝 해진 포근한 촉감,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세제 향, 몸을 감싸는 적당한 탄성. 둘째 아이가 먼저 침대 위로 뛰어들며 이 안락함을 발견했다.
2. 조식의 쌀국수: 뽀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풍경, 혀끝에 닿는 짭조름하고 깊은 육수의 맛, 매끄럽게 넘어가는 면발의 감촉. 입이 짧은 첫째가 그릇을 비우며 가장 먼저 맛있다고 외쳤다.
3. 창밖의 타이중역 야경: 유리창 너머로 흐르는 붉은 기차의 궤적, 도시의 소음이 옅은 진동으로 전해지는 정적, 손끝에 닿는 차가운 유리창의 온도. 아빠가 창가에 기대어 멍하니 바라보다 가장 먼저 발견했다.
4. 쇼핑몰의 종이백: 손바닥을 파고드는 묵직한 무게감, 걸음마다 바스락거리며 울리는 경쾌한 소리, 새 제품 특유의 빳빳한 종이 냄새. 엄마가 짐의 무게를 가늠하며 짧은 한숨과 함께 가장 먼저 발견했다.
5. 추홍곡의 붉은 잎: 바람에 일렁이는 진한 진홍빛의 물결,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건조한 흙의 질감, 뺨을 스치는 서늘한 11월의 공기.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달려가 가장 먼저 이 계절을 발견했다.
신발 끈이 풀린 줄도 모르고 걷던 아이의 뒷모습이 햇살 속에 반짝였다.
- 타이중역 후문에서 도보로 금방이니, 짐이 많다면 호텔에 먼저 맡기고 가볍게 산책하는 것을 추천한다.
- 조식으로 제공되는 쌀국수는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해 아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니 꼭 맛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