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i Zhong Zhong Xin Jin Yu Jin Xiang Jiu Dian의 객실 문을 열자마자 나를 맞이한 것은 묵직한 나무 향과 온화한 베이지색의 공기였다. 6월의 타이중은 숨이 막힐 듯 눅눅했지만, 방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피부에 달라붙은 습기를 부드럽게 걷어내 주었다. 나는 자석에 이끌리듯 빳빳하게 말려진 하얀 시트 위로 몸을 던졌다. 바스락거리는 리넨의 촉감이 살결에 닿을 때마다 여행의 피로가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욕실의 건습식 분리 구조와 널찍한 욕조를 보며 나중에 저곳에 몸을 담그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천장의 정교한 무늬를 세다 보니 곁에 누운 사람의 고요한 숨소리가 들려왔다. 창밖에서 유리창을 때리는 굵은 빗줄기 소리가 오히려 방 안의 정적을 더 깊고 아늑하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안도감, 이 무용한 시간의 흐름 속에 완전히 매몰되고 싶다는 갈망이 나를 깊은 휴식으로 이끌었다.
나는 창가에 서서 낮게 내려앉은 회색빛 하늘을 바라보았다. 비에 젖어 더욱 짙은 초록색을 띠는 거리의 나무들이 마치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번져 있었다. 침대에 누워 있는 상대의 뒷모습을 보니,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지만 각자 다른 섬에 머물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그 거리감이 외롭기보다는 오히려 다정하게 느껴졌다. 문득 이 호텔의 상징과도 같은 옥상 수영장이 떠올랐다.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 미지근한 물속에 잠겨 있으면, 세상의 모든 소음이 차단된 채 오직 나의 심장 소리만 들릴 것 같았다. 젖은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 번거로움보다, 그 찰나의 고요함이 주는 해방감이 더 간절했다. 6월의 소나기는 짧고 강렬하게 도시를 씻어내고 있었다. 나는 이 비가 그치고 나면 우리가 어떤 표정으로 서로를 마주 보게 될지, 그 묘한 설렘을 품은 채 한동안 말없이 그 평온한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혀끝에 남은 노란색의 기억
결국 우리는 함께 호텔 뷔페로 향했다. 접시 위에 놓인 노란 망고의 선명한 색감은 6월의 타이중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빛깔이었다. 한 입 베어 물자 진한 단맛과 과즙이 혀끝에서 폭발하듯 퍼졌고, 함께 곁들인 신선한 생선회는 입안에서 매끄럽게 녹아내렸다. 음식을 고르던 중, 이름표 옆에 붙은 작은 빨간색 원형 스티커가 눈에 들어왔다. 견과류 포함 여부를 알려주는 세심한 배려였다. 우리는 그 작은 스티커 하나에 담긴 다정함을 발견하고 동시에 짧은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 비가 그친 옥상 수영장으로 올라가 미지근한 물속으로 몸을 밀어 넣었을 때, 피부에 닿는 물의 온도와 상쾌한 공기는 우리를 하나로 묶어주었다. 서로의 어깨에 맺힌 투명한 물방울을 바라보며, 우리는 특별한 대화 없이도 이번 여행이 꽤 근사하다는 확신을 공유했다. Tai Zhong Zhong Xin Jin Yu Jin Xiang Jiu Dian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서로 다른 시선에서 시작해 하나의 온도로 수렴되고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배어 나오는 은은한 샴푸 향과 눅눅한 여름밤의 공기가 섞여 들었다.
- 뷔페에서 제공되는 제철 망고의 진한 단맛은 반드시 경험해 보길 권한다.
- 비가 그친 직후 옥상 수영장에서 마주하는 타이중의 공기는 더없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