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제일 먼저 짐 풀지 내기할래?"
"진짜 믿기지 않겠지만, 너 방금 캐리어 거꾸로 들었어!"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대리석 바닥을 타고 경쾌하게 울려 퍼졌다. 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누가 가장 먼저 멍청한 실수를 할지 내기했다. "야, 이건 내 실수가 아니라 지도 앱이 이상한 거야!" 억울함이 섞인 외침에 우리는 배를 잡고 웃음을 터뜨렸다. "말은 잘해. 그냥 인정해. 넌 이번 여행의 공식 길치라고." 서로를 헐뜯는 소란스러운 농담과 함께 우리는 Tai Zhong Zhong Xin Jin Yu Jin Xiang Jiu Dian 로비로 들어섰다. 은은한 꽃향기가 코끝을 스쳤고, 회전문의 매끄러운 움직임이 비로소 여행의 시작을 알렸다.
소란함이 잦아든 베이지색의 안식처
문을 열자마자 우리를 맞이한 것은 낮고 차분한 베이지 톤의 색조였다. 정교하게 꾸며진 객실은 마치 잘 정돈된 캔버스 같았다. 손끝에 닿는 원목 가구의 매끄러운 질감과 은은한 나무 향이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세 명이 누워도 넉넉한 공간은 서로의 어깨가 부딪히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거리감을 주었고, 몸을 던진 침대의 빳빳한 리넨 시트와 적당한 탄성은 하루의 피로를 부드럽게 흡수했다. 1월의 타이중 공기는 서늘했지만, 방 안은 포근한 온기로 가득해 마치 따뜻한 담요 속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침대 옆 스탠드에서 뿜어져 나오는 은은한 노란빛은 방 안의 베이지색 벽지를 더욱 부드럽게 물들였다.
루프탑 수영장으로 올라가자 차가운 겨울바람이 뺨을 날카롭게 스쳤으나,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물속으로 몸을 밀어 넣는 순간 묘한 쾌감이 전신을 감쌌다. 수면 위로 올라오면 코끝이 찡하게 차가워졌고, 다시 잠기면 온몸이 나른해지는 온도 차의 변주가 이어졌다. 물결이 일렁일 때마다 시내의 불빛이 보석처럼 잘게 부서져 눈앞에서 춤을 췄다. 우리는 수영을 했다기보다, 그저 물 위에 떠서 도시의 소음을 지워내고 있었다.
저녁에는 호텔 내 뷔페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진한 고기 스튜를 맛보았다. 생강 향이 은은하게 퍼지며 묵직하게 혀끝을 감싸는 맛은 건조했던 목구멍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옆에서 친구가 산처럼 쌓아 올린 해산물 요리의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식욕을 자극했다. 식사 후 이용한 사우나의 습한 온기는 근육의 긴장을 완전히 풀어주었고, 우리는 비로소 이 도시의 속도에 적응한 기분이 들었다. 호텔 근처 중앙공원까지 짧게 걸으며 느낀 투명한 겨울 공기와 신발 밑창에 닿는 보도블록의 딱딱한 감각은 이 여행의 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
새벽 두 시, 덜 깬 목소리로 나누는 진심
"근데, 솔직히 말해서 여기 오길 잘한 것 같지 않냐?" 불 꺼진 방, 천장의 희미한 빛 아래서 누군가 낮게 읊조렸다. 낮 동안의 소란함은 어디로 갔는지, 목소리들은 한 톤 낮아져 있었다. "갑자기 왜 이래, 징그럽게. 잠이나 자." 툭 내뱉는 말이었지만 입가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아니, 그냥. 아까 수영장에서 본 하늘이 진짜 깨끗하더라고. 그냥 좋았어." 잠시 침묵이 흘렀다. 옷깃이 스치는 소리와 규칙적인 숨소리만이 방 안을 채웠다. 평소라면 면박을 줬겠지만, 이번에는 그 진심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이 고요한 공간이 우리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뜨린 것 같았다. 창틈으로 스며든 새벽의 서늘한 공기가 뺨에 닿았지만, 곁에 있는 친구들의 온기 덕분에 전혀 춥지 않았다.
창밖의 타이중 시내가 옅은 안개 속으로 조금씩 흐려지고 있었다.
- 루프탑 수영장에서 1월의 서늘한 공기와 따뜻한 물의 온도 차를 만끽해 보세요.
- 뷔페의 진한 고기 스튜와 사우나의 온기로 겨울 여행의 피로를 풀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