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의 우리에게. 7월의 타이중은 숨이 막힐 정도로 무식하게 더웠지. 하지만 그 끈적한 공기마저 나쁘지 않았어. 우리는 서로의 체온과 습기에 젖어 있었고, 그 무거운 계절을 함께 견디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
5년 뒤에도 선명하게 떠오를 찰나의 조각들
역에서 호텔까지의 3분 질주: 타이중역에서 新驛旅店까지 3분 컷이 가능하냐는 유치한 내기를 했었지. 결과는 우리의 승리.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쏟아진 서늘한 에어컨 바람은 거의 구원과도 같았어. 하얗다 못해 시렸던 7월의 햇살이 등 뒤에서 아스라이 멀어지던 그 쾌적한 온도차를 기억해.
엘리전트 더블 룸에서의 정적: 10층 뷰가 환상적이라는 말에 다들 창가로 모였지만, 정작 우리가 한 건 침대에 대자로 뻗어 "아무것도 하기 싫다"라고 동시에 외친 것뿐이었어. 바스락거리는 하얀 시트의 감촉과 창밖으로 멀게만 들려오던 시내의 소음, 그 멍청한 일치감이 가져다준 안도감이 참 좋았지.
욕조 속에서 찾은 강제 휴식: 고메 습지에서 인생 사진을 건지겠다고 뙤약볕 아래를 헤맨 대가는 혹독했어. 호텔로 돌아와 욕조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웠을 때,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다물었지. 몽글몽글한 비누 향과 피부를 감싸는 뜨거운 온기 속에 잠겨 "살 것 같다"라고 중얼거리던 그 짧은 정적.
안경 닦느라 바빴던 훠궈 파티: 훠궈집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했어. 안경 쓴 친구들은 1분마다 렌즈를 닦아야 했고, 앞이 안 보여 엉뚱한 재료를 집어 올릴 때마다 웃음이 터졌지. 혀끝을 자극하는 짭조름한 고기 맛과 목을 타고 내려가는 뜨거운 국물, 그리고 시끌벅적한 대화 소리가 뒤섞여 이번 여행의 본질이 결국 '먹는 것'이었음을 깨달았어.
5년 뒤, 이 기록의 봉인을 풀 때면
우리는 아마 어떤 경로로 움직였는지, 어떤 명소를 방문했는지는 깨끗이 잊었을 거야. 열기구 카니발을 보러 가겠다고 호기롭게 계획했다가 늦잠 자서 포기했던 일이나, 페스티벌의 소음 속에서 서로의 목소리가 안 들려 소리를 질렀던 기억 같은 것들. 그런 소란스러운 조각들은 희미해지겠지만, 新驛旅店의 포근한 침구가 몸을 감싸던 그 묵직한 무게감은 여전히 남아있겠지.
우리는 하나의 우산 아래서 서로의 어깨가 젖는 것을 방치하며 걸었어. 누구 하나 먼저 비키지 않았지만, 그 좁은 공간이 주는 묘한 안도감이 있었지. 휴식 카페에서 흘러나오던 잔잔한 음악 소리를 배경 삼아 복도에 앉아 나누었던 시시한 농담들, 그리고 불쑥 쏟아진 오후의 소나기에 쫄딱 젖어 들어오면서도 "오히려 좋아"라고 말했던 그 뻔뻔함. 그런 사소하고 무용한 조각들이 모여 그때의 우리를 증명할 거야. 기억은 희미해져도, 7월의 그 눅눅하고도 뜨거웠던 공기만큼은 피부에 각인되어 있을 테니까.
눅눅한 운동화 한 켤레가 현관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 타이중역에서 도보 3분 거리라 무거운 짐을 끌고 가기에도 충분히 가깝다.
- 호텔 내 셀프 세탁실이 마련되어 있어 여름 옷을 가볍게 챙겨가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