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벽에 강렬한 빨간 지붕. Yi Da Qi Che Lv Guan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정직하고 투박했다. 우리는 누가 먼저 전용 차고를 찾아내는지 내기를 걸었다. 결과는 뻔했다. 지독한 길치인 친구가 엉뚱한 골목 끝에서 멍청하게 손을 흔들고 있었다. 차가운 12월의 바람이 귓가를 스쳤지만, 우리의 웃음소리는 그보다 더 날카롭게 공기를 갈랐다.
한시 야시장까지 걷는 길은 고작 10분. 타이중의 공기는 바싹 말라 있었고, 코끝에는 짭조름한 바다의 기억 같은 냄새가 닿았다. 갓 구운 오징어의 고소한 연기가 옷깃마다 눅눅하게 배어들었다. 뜨거운 꼬치 하나를 나눠 먹으며, 우리는 서로의 입가에 묻은 붉은 소스를 보며 낄낄거렸다. 혀끝을 자극하는 매콤달콤한 맛이 여행의 긴장을 기분 좋게 녹여냈다.
방에 들어서자마자 우리를 반긴 건 거대한 안마의자였다. 한 친구가 홀린 듯 몸을 맡기더니 5분 만에 깊은 잠에 빠져 코를 골기 시작했다. "야, 너 지금 완전히 구운 새우처럼 굽어 있어." 우리는 그 처참하고도 평온한 몰골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다. 럭셔리한 휴식이라기보다, 그냥 웃기지도 않는 코미디의 한 장면 같았다.
전용 차고가 주는 묘한 해방감이 있었다. 셔터가 내려가는 묵직한 금속음과 함께 세상의 소음이 단칼에 잘려 나갔다. 마치 우리만 아는 비밀기지에 잠입한 기분이었다. 사방이 막힌 콘크리트 벽 안에서, 우리는 오늘 밤 어떤 야식을 더 털어 넣을지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토론을 벌였다. 그 밀폐된 공간이 주는 안락함은 묘하게 우리를 더 끈끈하게 만들었다.
수압 마사지 욕조에 몸을 깊숙이 담갔다. 12월의 서늘한 공기가 어깨 끝에 닿아 소름이 돋을 때쯤, 뜨거운 물속으로 완전히 잠기는 그 감각. 거친 물줄기가 등을 때리는 진동이 뻐근했던 근육을 하나하나 펴주었다. 아무 말 없이 천장의 조명을 바라보며 누워 있었다. 적당한 온도가 몸의 긴장을 툭, 하고 풀어헤쳤다.
Yi Da Qi Che Lv Guan의 객실은 생각보다 다채로운 색감으로 꾸며져 있어 시각적인 즐거움을 줬다. 50인치 TV의 푸르스름한 빛이 방 안을 채웠고, 침대는 허리를 단단하게 받쳐주는 느낌이라 만족스러웠다. 우리는 나란히 누워 의미 없는 채널을 돌리다가, 결국 서로의 잠꼬대를 몰래 녹음하기로 하는 유치한 내기를 시작했다.
아침 7시, 차고 앞에 놓인 조식 바구니를 발견했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아침을 맞이한다는 게 이토록 편리한 일이었나. 갓 구운 빵의 구수한 향기가 차고의 서늘한 새벽 공기와 섞여 묘한 조화를 이뤘다. 우리는 아직 잠이 덜 깬 멍한 얼굴로, 따뜻한 빵을 씹으며 짧은 침묵을 공유했다.
체크아웃을 하며 마주한 12월의 햇살은 생각보다 다정했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지만, 그래서 더 완벽한 휴식이었다. 다시 이곳에 오게 된다면, 아마 그 안마의자의 안락함과 친구의 우스꽝스러운 잠든 모습 때문일 것이다. 빨간 지붕이 백미러 너머로 멀어질 때까지, 우리는 계속해서 서로의 실수를 들먹이며 투덜거렸다.
붉은 지붕 위로 쏟아지던 투명한 겨울 햇살.
- 한시 야시장의 꼬치류는 무조건 두 종류 이상 시켜서 나눠 먹어봐.
- 안마의자에서 기절하기 전에 꼭 인증샷부터 남기는 거 잊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