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문이 열리는 순간, 정적이었던 공간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생동감으로 가득 찼다. 클래식 비즈니스 S 객실의 문이 완전히 닫히기도 전에 첫째는 하얀 침대 위로 몸을 던졌고, 그 반동으로 알록달록한 옷가지들이 마치 색종이 조각처럼 시트 위로 흩어졌다. 빳빳하게 정돈되어 있던 호텔의 무채색 공간이 우리 가족의 무질서한 생활감으로 물드는 과정은 언제나 묘한 안도감을 준다. 벽면에 걸린 커다란 화면에서는 화려한 색감의 영상이 흐르고 있었고, 아이들의 커다란 눈동자에는 그 푸른 빛이 디지털 파도처럼 일렁이며 맺혔다. 방 한쪽, 정직한 직선으로 놓인 알오 정수기에서 투명한 물줄기가 컵을 채우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현관 앞에 덩그러니 놓인 짐 가방과 한 짝이 뒤집힌 샌들을 보며 나는 생각했다. '아, 이제야 정말 도착했구나.' 이 무질서함이야말로 우리가 이곳을 잠시 동안 우리의 집으로 받아들였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였다.
지붕을 두드리는 빗소리와 낮은 숨소리
8월의 타이중은 변덕스러운 소나기를 품고 있었다. 창밖에서는 오후의 빗줄기가 지붕을 때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그것은 마치 거대한 메트로놈처럼 일정한 리듬을 타며 공간을 채웠다. 툭, 투툭. 그 소리에 맞춰 방 안의 에어컨은 낮은 기계음을 내며 눅눅한 습기를 집요하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웅 하는 낮은 진동음이 공기의 빈틈을 메우는 사이, 둘째는 티브이 채널을 빠르게 돌리며 끊임없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첫째는 그 소란함이 싫다며 베개에 얼굴을 묻고 귀를 막았지만, 그들의 작은 다툼조차 빗소리라는 커다란 덮개 아래에서는 그저 평화로운 배경음악처럼 느껴졌다. 가끔 복도 너머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다른 투숙객의 발소리가 섞여 들 때면, 우리는 우리가 이 낯선 도시의 거대한 안식처 속에 함께 보호받고 있다는 기분에 젖어 들었다. 서로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좋았다. 그저 각자의 자리에서 같은 빗소리를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대화가 되었다.
서늘한 타일의 감촉과 포근한 유격
욕실로 들어서자마자 발바닥에 닿는 타일의 서늘함이 온몸의 긴장을 깨웠다. 8월의 끈적한 습기를 씻어내기 위해 샤워기를 틀자, 적당한 온도의 물줄기가 어깨 위로 쏟아지며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렸다.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지듯 빠져나가는 비누 거품의 매끄러움과 아이들이 욕조 근처에서 물장구를 치며 내뱉는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욕실 안의 습한 공기와 섞여 몽글몽글하게 피어올랐다. 씻고 나와 몸을 던진 침대는 아이들이 옆에서 껑충껑충 뛸 때마다 가볍게 흔들렸다. 아주 견고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 적당한 유격이 오히려 나를 포근하게 감싸 안는 요람처럼 느껴졌다. 피부에 닿는 바스락거리는 시트의 촉감은 빳빳하게 말려진 리넨 특유의 쾌적함을 품고 있었다. 몸의 모든 힘을 빼고 누워 천장의 조명이 천천히 시야에서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나는 무거운 몸이 매트리스 속으로 깊숙이 고요히 머무르는 기분 좋은 나른함을 만끽했다.
쌉싸름한 커피 향과 함께 나눈 아침
아침이 밝자 우리는 1층에 위치한 Yun Ping Jing Pin Lv Guan의 온기 어린 식당으로 향했다. 중식과 양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뷔페 차림이었는데, 아이들은 접시에 소시지와 신선한 과일을 산더미처럼 쌓아 올리며 즐거워했다. 나는 갓 내린 커피 한 잔을 손에 쥐었다. 컵 위로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뜨거운 김이 코끝을 스치고, 첫 모금의 쌉싸름한 맛이 혀끝에 닿는 순간 잠들어 있던 모든 감각이 선명하게 깨어났다. 옆 테이블에서 들려오는 다른 가족의 낮은 속삭임, 아이들이 빵을 오물거리며 씹는 소리, 그리고 포크가 접시에 부딪히며 내는 챙그랑 소리가 식당의 공기 속에 낮게 깔렸다. 화려한 진수성찬은 아니었지만, 함께 나누는 식사라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은 이미 풍족했다. 따뜻한 우유를 마신 둘째의 입가에 하얀 거품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그것을 닦아주는 대신 가만히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음식의 맛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이 아늑한 공간에서 우리가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안도감이었다.
젖은 아스팔트의 숨결과 깨끗한 리넨의 기억
체크아웃을 하고 밖으로 나오자, 타이중의 공기는 다시금 묵직한 습기를 머금고 있었다. 비가 그친 뒤의 시내는 특유의 냄새를 풍겼다. 뜨겁게 달궈졌던 아스팔트가 빗물에 젖어 내뿜는 눅눅하고 비릿한, 하지만 어딘가 정겨운 도시의 숨결이었다. 그 냄새가 코끝에 닿는 순간 비로소 이번 여행의 한 조각이 완성되었다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본 Yun Ping Jing Pin Lv Guan의 로비에서는 정반대의 향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잘 말린 수건의 뽀송함과 은은한 방향제, 그리고 정돈된 공간만이 가질 수 있는 건조하고 깨끗한 리넨의 향기였다. 밖의 습함과 안의 쾌적함이 극명하게 갈리는 그 경계에서, 아이들은 차에 올라타며 조금 전까지 머물렀던 그 안락함을 그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젖은 공기가 다시 피부에 달라붙기 시작했지만, 내 몸 어딘가에는 여전히 그 서늘하고 깨끗한 호텔의 향기가 훈장처럼 남아 있었다.
현관에 나란히 놓인 작은 샌들이 조금 젖어 있었다.
- 타이중의 습한 날씨에는 객실 내 알오 정수기를 활용해 시원한 물을 충분히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넉넉한 공간의 클래식 비즈니스 S 객실과 함께 제공되는 바비큐 롤 서비스로 가족만의 특별한 시간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