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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가내려가

차체가 미끄러지듯 진입하자 육중한 전동 셔터가 둔탁한 기계음을 내며 내려왔다. 외부의 소음이 단절되고, 서늘한 콘크리트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하이델베르크라는 독일식 이름과 대만 창화의 습한 공기가 충돌하는 지점.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차에서 내려 텅 빈 차고를 바라봤다. 적당히 낡았지만 정갈한 공간, 그 폐쇄적인 안락함이 주는 묘한 해방감이 좋았다.


창화의 명물 육원을 마주했다. 끈적하고 달콤한 찹쌀 소스가 고기완자를 두껍게 덮어 보석처럼 반짝였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자 소스가 투명한 실처럼 길게 늘어졌다. 한 입 베어 물자 쫄깃한 식감 뒤로 육즙의 짭조름함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혀끝을 자극하는 강렬한 단맛, 그것이 이 도시가 환영을 건네는 방식이었다.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입가에 묻은 소스를 보며 낄낄거렸다.
"여기 진짜 독일 맞아?" 친구가 방 안의 낡은 벽지를 훑으며 물었다. 나는 침대 끝에 걸터앉아 무심하게 대답했다. "창화시 금마로다, 이 친구야." 우리는 하이델베르크 모텔라는 이름이 주는 거창함과 실제 공간의 소박한 괴리에 대해 한참을 투덜거렸다. 독일의 고성 대신 전동 셔터와 낡은 에어컨이 반겨주는 방. 하지만 그 부조화가 오히려 우리에겐 유머가 되었다. 누가 더 빨리 잠들지 내기를 하며 우리는 낄낄거렸다.
다음 날 아침, 조식으로 맥도날드 맥머핀과 에그 머핀이 나왔다. 호텔 조식으로 패스트푸드라니, 이보다 더 정직하고 뻔뻔한 선택이 있을까. 갓 구운 빵의 고소한 향과 쌉싸름한 커피 향이 좁은 식탁을 채웠다. 화려한 뷔페보다 이 단순한 조합이 주는 쾌감이 컸다. 우리는 헝클어진 머리를 한 채, 어젯밤 누가 어떤 잠꼬대를 했는지 서로의 치부를 폭로하며 아침을 깨웠다.
욕조에 물을 채웠다. 쏴아 하는 물소리가 욕실의 정적을 깨웠고, 몽글몽글한 거품이 구름처럼 차올랐다. TV에서는 정체 모를 채널들이 무의미한 소음을 내뱉고 있었다. 따뜻한 물에 몸을 깊숙이 담그자 피부에 닿는 감촉이 비단처럼 매끄러웠다. RO 정수 시스템 덕분인지 물의 무게가 가볍게 느껴졌다. 그저 가만히 누워 있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의 유일하고도 거대한 목적이었다.
방 안의 소파는 몸이 깊숙이 파묻힐 만큼 포근했다. 하얀 시트가 몸에 닿을 때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가구들은 오히려 익숙한 편안함을 주었고, 실내 온도는 딱 기분 좋을 만큼 쾌적했다. 무용한 시간들이 먼지처럼 방 안을 유영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충분히 완벽한, 우리만의 작은 요새였다.
수삼림 농장으로 향했다. 10월의 공기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적당한 온도로 피부를 감쌌다. 호수를 따라 늘어선 낙우송들이 타오르는 불꽃처럼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거울처럼 매끄러운 호수 면에 붉은 나무들이 그대로 투영되어 세상이 두 개가 된 것 같았다. 우리는 셔터를 누르는 대신 그냥 걸었다. 발걸음마다 눅눅한 흙냄새가 올라왔고, 바람은 뺨을 기분 좋게 스쳤다.
돌아오는 길, 창밖으로 보이는 창화의 풍경이 무심한 수채화처럼 흘러갔다. 특별한 사건도, 극적인 반전도 없었다. 하지만 깨끗한 물에 몸을 씻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고, 포근한 침대에 몸을 던졌다. 그것만으로도 여행의 밀도는 충분했다. 10월의 창화는 다정했다. 다시 이곳의 셔터 소리를 듣게 된다면, 그때도 우리는 지금처럼 웃고 있을 것 같다.

하얀 시트 위에 남은 옅은 온기.

  • 쫀득한 소스가 일품인 창화 육원은 무조건 드셔보세요.
  • 수삼림 농장의 붉은 낙우송 길을 천천히 걷는 걸 추천해요.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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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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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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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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