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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꽃잎이 내려앉은 오후의 산책

우리는 좁은 골목을 천천히 걸었다. '의사 골목'이라 불리는 그곳의 공기는 적당히 미지근했고, 4월의 창화는 통화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계절이었다. 길가에 흩날리는 하얀 꽃잎들이 바람을 타고 날아와 네 어깨 위에 가만히 내려앉았다. 털어내지 않고 그대로 둔 그 꽃잎이 꼭 우리 사이의 묘한 긴장감 같아서, 나는 일부러 보폭을 조금 늦췄다. '지금 말을 걸면 이 정적이 깨질까' 하는 조바심이 났지만, 동시에 이 서툰 거리감이 나쁘지 않았다. 싼훠 호텔의 입구에 다다랐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파스텔 톤의 물결 모양 난간이었다. 50년의 시간이 겹겹이 쌓인 그 난간을 손끝으로 훑으며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의 속도를 맞췄다. 낡은 복도에서 풍겨오는 특유의 오래된 나무 냄새와 세월의 흔적이 섞인 공기가 우리를 맞이했을 때, 비로소 이번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둥근 창틀 너머로 흐르는 나른한 평온

방 안에는 이 집의 상징인 둥근 창문이 있었다. 그 창은 바깥세상을 온전한 사각형이 아니라 부드러운 원형으로 잘라내어 보여주는 작은 프레임 같았다. 오후의 햇살이 그 원을 통과해 방바닥에 동그란 빛의 조각을 만들어냈고, 우리는 그 빛의 온기 속에 나란히 앉았다. 근처 불이방에서 사 온 단황수를 꺼내자 갓 구워낸 빵의 고소한 향기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바삭한 껍질을 한 입 베어 물자 달콤한 팥소와 짭조름한 노른자가 입안에서 동시에 터져 나왔다. 너는 입가에 빵가루를 묻힌 채로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고, 나는 그 모습이 너무 무해해서 마음 한구석이 간지러웠다. 함께 씹는 바삭한 소리와 창가로 스며드는 나른한 빛, 그리고 가끔씩 스치는 서로의 어깨. 그 정도의 접촉만으로도 오후는 충분히 밀도 있게 채워졌다.

푸른 어둠 속에서 비로소 맞닿은 진심

해가 지고 짙은 어둠이 내려앉자 우리는 4층 루프탑으로 올라갔다. 낮 동안의 소란함이 잦아든 창화 시내의 야경이 발아래로 낮게 펼쳐졌고, 가로등 불빛이 띄엄띄엄 켜진 거리는 마치 누군가 흩뿌려 놓은 작은 보석들처럼 반짝였다. 밤공기는 낮보다 조금 더 서늘해졌지만, 덕분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더 가까이 붙어 설 수 있었다. 낮에는 차마 꺼내지 못했던 사소하고 무용한 이야기들이 밤의 정적을 타고 하나둘 흘러나왔다. "사실은 여기 오기 전에 조금 긴장했어." 네가 낮게 읊조린 말에 나는 대답 대신 네 옷소매를 살짝 잡았다. 루프탑 난간 너머로 들려오는 먼 도시의 소음이 오히려 우리의 침묵을 더 아늑하게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서로의 호흡이 어느 지점에서 맞물리는지, 어느 정도의 거리에서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지 천천히 탐색했다. 밤은 충분히 길었고, 싼훠 호텔는 우리에게 그만큼의 여유를 허락하고 있었다.

시간의 결이 겹쳐진 방, 그 포근한 침묵

다시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몸을 던졌을 때, 적당한 무게감의 하얀 이불이 온몸을 포근하게 감쌌다. 화려한 인테리어는 없었지만, 주인장의 세심한 손길이 닿은 낡은 가구들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투박한 나무의 질감이 주는 묵직한 안도감은 마치 오래된 책 속에 파묻힌 기분을 느끼게 했다. 좁은 방 안에서 들리는 서로의 숨소리가 이제는 더 이상 어색하지 않았다. 낡은 집이 품고 있는 오래된 기억의 냄새와 우리의 낮은 대화가 섞여, 이 방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품처럼 느껴졌다. 전등을 끄고 어둠 속에서 잠시 누워 천장에 비치는 희미한 가로등 불빛을 보며, 나는 우리가 꽤 괜찮은 리듬을 찾아냈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은 삐걱거리고 서툴더라도, 이 낡은 여관의 분위기처럼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스며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눈을 감자 기분 좋은 피로감이 밀려왔고, 옆에 누운 너의 온기가 적당히 따뜻했다.

창밖으로 통화꽃 잎 하나가 다시 둥근 창문에 부딪혀 떨어졌다.

  • 불이방의 단황수는 꼭 갓 구운 상태에서 드세요. 바삭함의 차이가 큽니다.
  • 4층 루프탑은 밤 10시쯤, 도시의 불빛이 가장 선명해질 때 올라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근처 맛집 & 명소

에이비즈

ABees(구 명칭 자펑미)는 장화시 장수로 215번지에 있는 카페로 커피와 크리에이티브 갈레트, 디저트 크레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꽃가루 커피, 스파이스 토마토 주키니 갈레트, 케일과 마 갈레트, 시나몬 사과 꿀 크레페 등이며 1인당 약 400위안대가 일반적입니다. 영업시간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평점이 높고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요리로 현지에서 인기 있는 줄 서는 맛집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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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카페

Chris Cafe는 타이중 치치 상권에 숨어있는 홍콩식 다방으로 가정식 광동 요리를 선보입니다. 대표 메뉴는 주성치 영화로 유명해진 차슈 계란밥 '암연소혼반' 과 칼로리 가득한 '땅콩 프렌치 토스트' 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매장은 조용하고 여유로워 다위안바이 백화점이나 치치 상권 쇼핑 중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인기 메뉴를 놓치지 않도록 예약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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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얼팡

불이방은 장화현에서 유일하게 전통 노른자 패이스트리(단황소)를 전문으로 하는 50년 가까운 역사의 노포입니다. 라드와 버터로 황금빛 겉껍질을 구워내고 그 안에 윤기 흐르는 짭짤한 오리 노른자와 부드러운 팥앙금을 채웁니다. 추석이나 명절마다 줄이 끊이지 않아 장화의 필수 기념품으로 통합니다. 노른자 패이스트리 외에도 녹두파이, 아내과자 등 옛날 과자를 함께 팝니다. 온라인 주문은 받지 않으며 직접 매장에서 줄 서서 사야만 맛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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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셴지 훠궈 루강 기함점

우셴지 샤브샤브 루캉 플래그십은 장화현 루캉진 중정로 496번지에 있는 인기 샤브샤브 전문점으로 세련된 인테리어와 편안한 조명이 특징입니다. 다양한 육수와 단품 주문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대표 메뉴는 대용량 고기 플레이트와 밥·음료 무한 리필입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라 늦은 밤에도 따끈한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습니다. 1인당 약 250~300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 장화 필수 샤브샤브 맛집으로 자주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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