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번 여행에서 누군가 반드시 길을 잃을 거라는 내기에 꽤 진지하게 돈을 걸었다. 결과는 허망했다. 우리 모두가 길을 잃었으니까. 구글 지도는 친절한 목소리로 방향을 알려주었지만, 타이중 우리구의 주거 지역은 지도라는 평면적인 세계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복잡했다. 표지판 하나 없는 좁은 골목 사이에서 우리는 서로의 결정력을 탓하며 끈적한 땀을 흘렸다. 5월의 습도는 마치 젖은 담요를 뒤집어쓴 것처럼 피부에 무겁게 달라붙었고, 캐리어 바퀴가 낡은 보도블록 틈에 낄 때마다 신경질적인 금속음과 함께 작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여기가 맞긴 한 거야?"라는 의구심이 공기 중에 부유하던, 그야말로 당혹스러운 모험의 시간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 혼란스러운 공기가 싫지 않았다. 골목마다 무심하게 걸려 있는 파스텔톤의 빨래들이 미풍에 낮게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작은 깃발처럼 보였다. 담벼락 틈새에 핀 이름 모를 작은 꽃들이 습한 공기를 머금어 더욱 짙은 색을 띠고 있었고, 어디선가 풍겨오는 진한 볶음밥 냄새는 낯선 곳에서의 긴장을 안도감으로 바꾸어 놓았다. 길을 잃었다는 사실보다, 내 발밑의 보도블록이 얼마나 세월을 머금었는지, 옆집의 일상이 얼마나 다정하게 흘러가는지가 더 중요했다. 그때 우리를 알아본 민숙의 주인이 나타났다. 그가 앞장서는 뒷모습을 따라가며, 나는 이번 여행의 속도가 딱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한 입의 기억, 서로 다른 미각의 기록
창화의 부이팡 단황수는 기대 이상의 감동이었다. 갓 구워져 나온 빵의 온기가 손바닥을 통해 심장까지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한 입 베어 물자 얇고 바삭한 외피가 가볍게 부서지며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파도처럼 밀려왔다. 붉은 팥소의 묵직한 달콤함 뒤에 곧바로 이어지는 노란 달걀노른자의 짭조름한 반전. 그 대비가 정교한 설계처럼 정확했다. 혀끝에서 녹아내리는 부드러운 질감과 씹을수록 살아나는 밀가루의 담백함에 우리는 잠시 말을 잃었다. 맛있는 것을 먹을 때 인간이 선택하는 침묵은 예의가 아니라, 오직 감각에만 집중하려는 본능적인 몰입이었다. 그것은 완벽한 미식의 순간이었다.
나는 빵의 맛보다 그곳을 감싸고 있던 공기의 질감을 기억한다. 가게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사람들의 낮은 웅성거림, 그리고 5월의 오후를 가득 채운 눅눅하고 무거운 바람. 기다리는 동안 우리는 날씨가 너무 덥다며, 왜 이렇게 사람이 많냐며 별것 아닌 일로 투덜거렸다. 하지만 막상 따뜻한 빵 하나를 손에 쥐자 그 모든 불평은 눈 녹듯 사라졌다. 빵의 온기는 단순한 열기가 아니라 지친 여행자를 다독이는 작은 위안이었다. 서두르는 이 하나 없이 느긋하게 흐르던 주변 사람들의 표정. 그 느릿한 시간의 흐름 속에 섞여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맛은 희미해지겠지만, 그날의 온도와 소음은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마침내 닿은 안식, 우리가 합의한 유일한 공간
타이중 고속철 모텔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짧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기대치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공간이 우리를 포근하게 맞이했다. 특히 욕실의 건습 분리 구조는 이번 여행의 신의 한 수였다. 물기 하나 없이 뽀송뽀송한 바닥에 발을 디뎠을 때의 그 쾌적함이란. 차가운 타일의 감촉과 적당한 수압의 샤워기로 밖에서 묻혀온 습기와 먼지를 씻어내고 나니, 비로소 여행의 진짜 막이 오른 기분이 들었다.
침대는 적당히 포근했고, 정돈된 시트에서는 깨끗한 세제 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를 잡고 누워 아무런 말 없이 천장을 바라보았다. 누군가는 이를 시간 낭비라 하겠지만, 나는 이런 무용한 시간이 여행의 진짜 목적이라고 믿는다.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인사와 안락한 방의 분위기. 우리는 이곳이 생각보다 훨씬 편안하다는 사실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화려한 호텔의 서비스는 없었지만, 집 같은 다정함이 있었다. 더 이상 무언가를 보러 가지 않아도 좋았다. 그냥 이 방에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의 몫은 다 한 것 같았다.
창밖으로는 5월의 밤이 깊어가고 있었고, 멀리서 반딧불이가 날아다닐 것 같은 고요함이 방 안을 가득 채웠다.
- 우리구 주거 지역은 간판이 잘 보이지 않으니, 주인과 미리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좋다.
- 창화의 아삼 육원을 방문한다면 바삭한 튀김의 식감을 위해 반드시 즉시 취식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