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여기가 맞냐고! 지도에는 분명히 이 골목이라고 나왔잖아!"
"내 말 좀 믿어봐. 원래 이런 구석진 곳에 숨은 보물 같은 숙소가 있는 법이라고."
"그 소리 저번 여행 때도 했지? 결국 숲속에서 세 시간이나 헤맸잖아. 내 발바닥이 지금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조금만 더 가보자. 저기 낡은 담벼락 보여? 저기가 끝이야. 내 촉이 말해주고 있어."
"촉 같은 소리 하네. 너의 그 근거 없는 확신 때문에 내 운동화 끈까지 다 풀렸어."
서로를 탓하며 걷는 투박한 발걸음 소리가 정적을 깼다. 12월의 창화 공기는 피부를 바짝 말릴 만큼 건조했고, 우리는 서로의 허점을 찾아내며 낄낄거렸다. 길을 잃었다는 당혹감보다, 누가 더 틀렸는지를 가리는 유치한 승부욕이 더 중요했다. 차가운 바람이 귓가를 스칠 때마다 우리는 외투 깃을 세우며, 정답 없는 미로 속을 걷는 이 소란스러운 즐거움을 만끽했다.
서툴게 찾아온 안식의 품
소란스러운 말다툼 끝에 마주한 타이중 고속철 모텔는 이름처럼 고속철도역 근처에 있었지만, 그곳에 닿기까지의 여정은 전혀 효율적이지 않았다. 타이중 우리구의 고요한 주택가 깊숙이 자리 잡은 탓에 명확한 간판 하나 찾기 힘들었지만, 길을 잃고 멍하니 서 있던 우리를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민숙의 주인과 그의 어머니였다. 그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보고는, 마치 오래전부터 기다렸다는 듯 환한 얼굴로 우리를 이끌었다. 낯선 곳에서 느끼는 팽팽한 경계심은 그들의 무심한 듯 다정한 안내와 따뜻한 눈빛에 금세 녹아내렸다.
우리가 묵은 4인실은 생각보다 넉넉한 품을 가진 공간이었다. 커다란 여행 가방 네 개를 아무렇게나 던져두어도 발 디딜 틈이 충분했고, 침대 시트에서는 갓 세탁한 면 특유의 보송보송한 햇살 냄새가 났다. 12월의 낮은 햇살이 창틀을 넘어 방 안으로 길게 스며들어, 바닥에 누운 우리의 발등을 간지럽혔다. 화장실은 건식과 습식이 분리되어 있었고, 타일 사이사이에 물때 하나 없이 매끄럽게 닦여 있어 주인장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다.
특별할 것 없는 방이었지만, 그래서 더 편안했다. 화려한 호텔의 차가운 대리석 바닥보다, 약간은 낡았지만 온기가 배어 있는 이 방의 바닥이 우리에게는 더 어울렸다. 우리는 그 넓은 방바닥에 대자로 뻗어 누워, 천장의 작은 얼룩을 세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워있는 것 자체가 이 여행의 목적이 된 순간이었다. 18도 정도의 적당한 기온, 피부에 닿는 이불의 서늘함과 몸의 온기가 섞이는 그 지점이 좋았다. 효율을 따지는 세상에서 이렇게 무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본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이 주는 안락함은 우리 사이의 날 선 감정들을 둥글게 깎아내어, 서로의 숨소리에 귀 기울이게 만들었다.
낮은 숨소리로 엮어낸 밤의 조각들
"그 육원, 소스가 생각보다 달더라. 근데 그 쫀득한 식감이 계속 생각나."
"난 파파야 우유가 좋았어. 끝맛이 살짝 쌉싸름한 게 진짜 파파야 같더라고. 너무 달지 않아서 다행이었어."
"바구아산 등불제 봤을 때, 바람이 꽤 찼는데. 등불 색깔은 따뜻해서 묘하더라. 어둠 속에 떠 있는 노란 빛들이 꼭 누군가 기다리는 것 같았어."
"그러게. 그냥 걷기만 했는데도 충분했어. 뭔가를 억지로 보려고 하지 않아서 좋았고."
"내년에도 올까? 그때는 더 길을 많이 잃어보자. 이번엔 내가 지도 볼게."
"너랑 오면 당연히 길은 잃겠지. 그건 확신해. 그래서 좋은 거고."
우리는 낮은 목소리로 조잘거렸다. 낮 동안의 소란스러움은 썰물처럼 고요해지고, 방 안에는 은은한 스탠드 조명과 규칙적인 숨소리만 남았다. 루강 거리의 오래된 나무 냄새와 거친 돌길의 촉감이 대화 속에 섞여 들었다. 정답이 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밤은 길었고, 우리는 그 느슨한 시간을 충분히 즐겼다. 서로의 진심이 툭툭 튀어나오는 밤, 우리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유대감 속에서 깊은 안도감을 느꼈다.
창밖의 겨울밤은 깊었고, 방 안의 공기는 충분히 미지근했다.
- 창화 바구아산의 달그림자 등불제는 12월 말부터 시작되니 일정을 확인해 보세요.
- 육원수의 쫀득한 육원과 달콤한 소스의 조화를 꼭 경험해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