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창틀에 맺힌 서늘한 습기
신베이의 1월은 생각보다 더 눅눅하고 끈질긴 추위였다. 목도리를 코끝까지 끌어올려 보아도, 옷깃 사이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북동풍은 살결에 닿는 순간 서늘한 소름을 돋게 했다. 우리는 서로의 보폭을 맞추려 애쓰며 Fu Rong Da Fan Dian 로비로 들어섰다. 자동문이 열리는 찰나, 날카로운 바깥 공기가 밀려나고 적당히 미지근하고 포근한 호텔의 공기가 우리를 감싸 안았다. 로비의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 위로 구두 굽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려 퍼졌고, 그 소리는 마치 이제야 안전한 곳에 도착했다는 안도의 신호처럼 들렸다.
체크인을 마치고 배정받은 스타일리시한 객실의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나를 맞이한 것은 창가에 얇게 서린 습기였다. 투명한 유리창 너머로 흐릿하게 보이는 신베이의 풍경은 마치 수채화 물감이 번진 것처럼 몽환적이었다. 방은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했다. 빳빳하게 다려진 흰색 시트가 덮인 더블 침대 두 개가 나란히 놓여 있었고, 그 사이의 간격은 우리가 서로에게 필요로 하는 적당한 거리만큼 떨어져 있었다. 짐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자 둔탁한 소리가 났고, 그 진동이 발끝을 통해 낮게 전달되었다. 손끝에 닿는 침구의 바스락거리는 감촉과 함께, 잘 마른 빨래에서 날 법한 깨끗하고 보송보송한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침대 끝에 나란히 걸터앉았다. 밖에는 여전히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었지만, 두꺼운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둔 이곳은 시간이 멈춘 듯 고요했다. 굳이 서로에게 힘내라는 말을 건넬 필요는 없었다. 그저 이 넓고 아늑한 공간에 우리 둘만 존재한다는 사실, 그리고 피부에 닿는 온기가 서서히 체온을 높여주는 느낌만으로 충분했다. 젖은 외투를 옷걸이에 걸며 내가 나지막이 읊조렸다. "여기, 정말 좋다." 그 짧은 말 속에 섞인 깊은 안도감이 방 안의 정적 속으로 천천히 스며들었다.
오후 11시, 딤섬의 김과 낮은 조명
저녁은 호텔 내의 중식당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1월의 밤공기는 낮보다 더 무겁고 습해졌기에, 우리는 밖으로 나가는 대신 내부의 온기를 선택했다. 주문한 딤섬이 테이블 위에 놓이고 대나무 찜통의 뚜껑을 여는 순간, 하얀 김이 뭉게구름처럼 솟구쳐 올라 우리의 시야를 잠시 가렸다. 그 찰나의 증기 속에서 우리는 동시에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투명한 피 속에 탱글탱글하게 갇힌 새우의 선명한 분홍빛이 조명을 받아 보석처럼 빛났다.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집어 올린 딤섬은 뜨거웠고, 입안에서 터지는 육즙은 짭조름하면서도 담백한 풍미를 남겼다. 따뜻한 차 한 잔을 곁들이며 우리는 특별한 계획 없이, 그저 내일의 날씨가 오늘보다 조금만 더 다정하기를 바랐다.
다시 Fu Rong Da Fan Dian 객실로 돌아왔을 때, 방 안의 조명은 낮게 내려앉아 은은한 호박색 빛을 띠고 있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침대에 몸을 던졌다. 천장의 정갈한 무늬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옆 침대에서 들려오는 당신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낮게 고요해지은, 규칙적이고 평온한 호흡. 그 소리가 귓가에 머물자 비로소 이번 여행의 진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깨달았다. 우리는 무언가 대단한 것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 아니라, 그저 이렇게 아무런 방해 없이 함께 누워 있기 위해 온 것이었다.
무거운 이불을 턱 끝까지 끌어올리자, 면 소재의 포근함이 온몸의 긴장을 천천히 녹여내렸다. 리뷰에서 보았던 대로 이곳의 침대는 마법처럼 깊은 잠을 부르는 안락함이 있었다. 신베이의 밤은 깊어갔고, 창밖의 도시 불빛들은 희미한 점이 되어 어둠 속으로 흩어졌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거창한 약속도 하지 않았지만, 지금 이 순간의 온도와 습도, 그리고 서로의 존재감이 꽤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구석에 아무렇게나 던져진 운동화의 무질서함조차 편안하게 느껴지는 밤. 우리는 삶의 에너지를 70%만 쓰며, 나머지 30%는 이 고요한 평화 속에 비축해두기로 했다.
창밖의 바람 소리가 잦아들고, 우리는 기분 좋은 잠 속으로 천천히 고요히 머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