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가방과 아이들의 소음, 그 사이의 질서
2월의 타이중 공기는 서늘했다. 습도가 높아서인지 피부에 닿는 느낌이 눅눅하면서도 차가웠다. Tai Zhong Xiang Cheng Da Fan Dian 앞에 도착했을 때, 우리 가족은 이미 약간의 혼란 상태였다. 아이들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서로 먼저 들어가겠다고 실랑이를 벌였고, 트렁크에서는 짐 가방들이 무거운 소리를 내며 쏟아졌다.
이곳의 주차는 기계식이다. 차를 입구에 세우면 직원이 능숙하게 차를 가져가 어딘가로 밀어 넣는다. 그 과정을 지켜보는 아이들의 눈이 동그래졌다. 13층 높이의 건물은 생각보다 높았다. 로비의 공기는 바깥보다 따뜻했고, 체크인을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은 로비 바닥의 패턴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그 소란함이 싫지 않았다. 그것이 가족 여행의 기본값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두 개의 세면대가 주는 뜻밖의 평화
방 문을 열자 넓은 공간이 나타났다. 우리가 예약한 가족실은 꽤 컸다. 커다란 침대 하나와 싱글 침대 두 개.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욕실이 두 개라는 점이었다. 세면대도 두 세트였다. 평소 집에서는 누가 먼저 씻느냐를 두고 전쟁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두 아이가 나란히 서서 칫솔질을 하는 모습. 칫솔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달그락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은 방 안에 있는 DVD 플레이어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마치 대단한 보물이라도 되는 양 매달렸다. 낡은 기계였지만 작동은 잘 됐다. 창밖으로 보이는 베이툰 구의 풍경은 건조했다. 13층에서 내려다보는 도시는 적당히 복잡했고, 적당히 조용했다. 아이들은 침대 위에서 방방 뛰다가 어느새 지쳤는지 카펫 위에 대자로 뻗었다. 카펫의 감촉이 두툼했다. 발가락 사이로 느껴지는 그 푹신함이 나쁘지 않았다. 계획했던 관광지 리스트는 책상 한구석에서 잊혀가고 있었다. 그냥 이 방 안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아이들이 잠든 뒤, 비로소 찾아온 정적
밤 10시.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졌다. 방 안에는 낮은 숨소리만 남았다. 나는 창가에 기대어 앉아 타이중의 밤거리의 불빛을 보았다. 2월의 밤은 생각보다 더 깊고 차가웠다. 하지만 방 안의 온도는 포근했다.
욕실로 들어가 따뜻한 물을 틀었다. 수압이 아주 강하지는 않았지만, 피부에 닿는 물의 온도가 적당했다. 젖은 수건의 냄새, 비누 거품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느낌. 그런 사소한 감각들이 살아났다. 아내와 나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일은 이중가(Yizhong Street)에 갈지, 아니면 그냥 더 늦게까지 잠을 잘지. 정답은 중요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깨어 있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공간의 밀도가 느껴졌다. 낡은 호텔 특유의 옅은 나무 냄새와 세탁 세제 향이 섞여 있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갈하게 정리된 침구의 촉감이 좋았다. 누군가 정성껏 펴놓은 시트 위에 몸을 뉘었다. 천장의 작은 무늬를 세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잠들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번 여행에서 찾은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
안개 낀 아침, 떠나기 싫은 마음
체크아웃 날 아침, 창밖에는 옅은 안개가 끼어 있었다. 2월의 타이중은 수묵화처럼 흐릿했다. 아이들은 평소와 다르게 깨우지 않아도 일어났다. 하지만 침대 밖으로 나오려 하지 않았다. 커다란 침대 속에 몸을 웅크린 채, 조금만 더 여기 있고 싶다고 중얼거렸다.
짐을 챙기는 손길이 느려졌다. 어제 썼던 칫솔과 치약, 아이들이 어지럽혀 놓은 작은 장난감들을 하나씩 가방에 넣었다. 로비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보았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대단한 깨달음 같은 것도 없었다. 그냥 같이 있었고, 같이 잤고, 같이 씻었다.
주차장에서 차를 찾고 다시 도로 위로 나설 때, 아이들은 뒤를 돌아 호텔 건물을 바라봤다. 나쁘지 않은 숙소였다. 아니, 좋았다. 다시 이곳에 온다면, 그때도 우리는 여전히 소란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 소란함이 주는 온기를 나는 기억하게 될 것 같다. 충분한 시간이었다.
- 가족 여행이라면 반드시 욕실이 두 개인 가족실을 선택하세요. 아침 준비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 호텔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이중가나 펑지아 야시장을 방문해 현지 간식을 맛보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