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타이중은 공기가 무거웠다. 피부에 닿는 공기가 눅눅한 솜이불처럼 무거워 젖은 수건을 어깨에 걸친 듯 습기가 끈적하게 달라붙어 떨어질 줄 몰랐다. 역에서 내려 Yue Le Lv Dian · Tai Zhong Zhan Qian로 향하는 길, 보도블록 위로 예고 없는 오후의 소나기가 쏟아졌다. 우산 끝에서 튀어 오른 물방울이 신발 앞코를 적시고 발가락 사이로 스며들었지만, 그 축축함마저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져 싫지 않았다. 로비의 자동문이 열리자마자 빗물 섞인 흙내음을 밀어내고 고소하고 짭조름한 팝콘 냄새가 훅 끼쳐왔다. 11시부터 20시까지 무료로 제공된다는 그 팝콘은 입안에서 가볍게 바스러졌고, 눅눅해진 옷이 주는 불쾌함을 금세 지워주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프라이빗 룸의 침대에 몸을 던졌다. 빳빳하게 다려진 하얀 시트의 서늘한 감촉이 뜨거워진 등줄기를 타고 빠르게 올라왔다. "아, 이제 좀 살 것 같아." 나지막한 탄성과 함께 우리는 천장의 무늬를 세며 한동안 말없이 누워 있었다. 밤 10시가 되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지하 2층으로 내려갔다. 무료 컵라면 기계 앞에서 나란히 섰을 때, 좁은 입구를 통해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소리가 정적을 깨웠다. 면이 익기를 기다리는 3분이라는 시간 동안 나누는 낮은 목소리의 대화들. 젓가락으로 면을 크게 끌어올릴 때 피어오르는 하얀 김이 안경 렌즈를 뿌얗게 가렸고, 그 너머로 보이는 너의 웃는 얼굴이 몽글몽글하게 번졌다. B2의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 함께 먹는 라면은 시내의 화려한 레스토랑에서 먹는 요리보다 훨씬 정직하고 따뜻한 위로였다. 우리는 서로의 입가에 묻은 작은 국물 방울을 발견하고는 소리 없이 웃었다. 호텔에서 빌린 어깨 안마기를 나란히 쓰고 소파에 기대어 있던 시간, 기계가 웅웅거리며 뭉친 근육을 꾹꾹 누를 때마다 입술 사이로 짧은 신음이 새어 나왔다. 특별할 것 없는 기계적인 동작의 반복이었지만, 그 진동이 공기를 타고 서로에게 전달되는 느낌이 묘하게 다정했다. 다음 날 낮에는 자전거를 빌려 타이중 공원을 천천히 돌았다. 비가 그친 뒤의 가로수들은 평소보다 더 짙은 초록색을 띠고 있었고, 잎사귀 끝에는 여전히 투명한 물방울들이 보석처럼 매달려 있었다. 젖은 흙냄새가 섞인 바람이 뺨을 스쳤고, 우리는 길가 작은 가게에서 산 잘 익은 망고를 나눠 먹었다. 노란 과육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뭉개지며 진한 단맛이 퍼졌고, 과즙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려 끈적거렸지만 닦아내는 것조차 귀찮을 만큼 달콤한 오후였다. 고메 습지의 나무 데크를 걸을 때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나무의 단단한 질감과 멀리서 들려오는 낮은 바람 소리가 우리 사이에 적당한 거리감을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같은 방향을 보고 같이 걸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방으로 돌아와 조명을 낮게 조절하고 나란히 누웠을 때, 창밖으로 희미하게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이 먼 곳의 파도 소리처럼 아득하게 느껴졌다. 옆에서 느껴지는 일정하고 차분한 숨소리. 그 리듬에 내 호흡을 천천히 맞추다 보니 어느새 깊은 잠이 찾아왔다. 6월의 눅눅한 습도마저 우리를 포근하게 감싸주는 외투처럼 느껴지는 밤이었다. 다시 Yue Le Lv Dian · Tai Zhong Zhan Qian에 온다면, 그때도 우리는 아무런 계획 없이 그저 함께 누워 있을 것 같다. 창가에 걸린 얇은 커튼이 밤바람에 아주 느리게 일렁이고 있었다.
- B2층의 무료 컵라면과 조식으로 늦은 밤과 이른 아침의 허기를 달래보세요.
- 호텔의 안마기와 자전거를 이용해 타이중 시내의 느린 호흡을 만끽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