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자석에 이끌린 듯 멈춰 섰다. 7월의 타이중 햇볕은 잔인할 만큼 하얗게 쏟아졌고, 피부에 닿는 공기는 눅눅한 솜사탕처럼 끈적이고 무거웠다. 하지만 Yue Le Lv Dian · Tai Zhong Zhan Qian의 문을 여는 순간,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과 함께 고소하고 달콤한 버터 향이 훅 끼쳐왔다. 아이의 작은 코끝이 먼저 반응했다. 투명한 유리통 안에서 옥수수 알갱이들이 작은 폭죽처럼 불규칙하게 튀어 오르는 팝콘 기계. "우와, 팝콘이다!" 아이의 외침에는 체크인을 기다리는 지루함 따위는 없었다. 아이에게 이곳의 첫인상은 세련된 숙소가 아니라 '팝콘이 마법처럼 계속 쏟아지는 집'이었다. 작은 손에 쥐어진 종이컵 속에 따뜻한 팝콘이 소복이 쌓였고, 아이는 입가에 하얀 가루를 묻힌 채 로비를 나비처럼 뛰어다녔다. 나는 그 천진한 뒷모습을 보며 짐가방의 손잡이를 고쳐 잡았다. 밖의 열기와 안의 냉기 사이에서 몸이 적응하는 찰나의 시간, 그 틈새를 메우는 아이의 웃음소리가 나쁘지 않은 여행의 시작을 알리고 있었다.
컵라면 한 그릇과 낯선 기계가 만든 작은 우주
아이들은 어른이 정해놓은 규칙보다 공간의 틈새에 숨겨진 재미를 훨씬 빨리 찾아낸다. 밤 10시가 되자 둘째가 내 옷자락을 다급하게 끌어당겼다. 22시부터 23시까지 허락된 무료 셀프 라면 시간, 아이는 이것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야식 파티'라고 명명했다. 좁은 복도에 맵싸하고 구수한 컵라면 냄새가 안개처럼 퍼져 나갔다. 뜨거운 물을 붓고 3분을 기다리는 시간, 아이는 젓가락을 쥔 채 발을 동동 굴렀다. "엄마, 아직 멀었어? 면이 불면 안 돼!" 면발이 불기 전에 먹어야 한다는 아이만의 절박한 강박이 반짝이는 눈빛에 서려 있었다. 뜨거운 국물을 한 모금 마신 아이의 볼이 금세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 다 먹은 그릇을 직접 씻어야 한다는 규칙에 잠시 투덜거렸지만, 곧 싱크대 앞에서 몽글몽글한 거품을 내며 그것조차 하나의 놀이처럼 즐거워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로비 한쪽에서 대여해주는 어깨 안마기와 발 마사지기는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기괴한 보물들이었다. 아이는 자신의 작은 발이 도저히 들어가지 않는 마사지기 속에 억지로 발을 밀어 넣으려 애썼다. 결국 발가락 끝만 겨우 닿았지만, 아이는 그것이 최첨단 우주선의 조종 장치라도 되는 양 진지한 표정으로 버튼을 눌러댔다. 어른들에게는 그저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무미건조한 도구일 뿐인 기계들이, 아이에게는 탐험해야 할 새로운 행성이었다. 무용한 것들이 주는 순수한 즐거움. 아이의 세계는 그렇게 컵라면 한 그릇과 낯선 기계 하나로 꽉 찼고, 그 소란스러운 소음들이 오히려 공간을 포근한 온기로 채우고 있었다.
소란이 잦아든 뒤, 오롯이 나를 위한 서늘한 정거장
아이들이 깊은 잠에 빠져들고 나서야 방은 비로소 나의 온전한 영토가 되었다. 침대에 몸을 뉘면 바스락거리는 시트의 서늘한 촉감이 피부에 닿았다. 빳빳하게 잘 말려진 천에서 나는 깨끗한 세제 냄새가 마음을 차분하게 고요해지혔다. 7월의 습기를 모두 빨아들인 듯 쾌적한 온도 속에서 나는 비로소 숨을 골랐다. 호텔의 방침대로 일회용 칫솔과 치약이 제공되지 않아 처음에는 조금 번거롭다고 생각했지만, 가방 속에서 직접 챙겨온 칫솔을 꺼내며 깨달았다. 짐을 챙기고, 부족함을 채우는 그 모든 행위 자체가 여행의 밀도를 높이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낮에 다녀온 미야하라 안과의 진한 아이스크림 맛이 여전히 입안에 맴돌았다. 습한 공기를 뚫고 걸어갔던 길, 오래된 건물의 벽면을 타고 흐르던 나른한 오후의 빛, 그리고 혀끝에서 부드럽게 녹아내리던 차가운 크림의 감각. 가족과 함께 걷는 길은 언제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튀어 오르는 공 같다. 첫째는 공원까지 계속 걷겠다고 고집을 피웠고, 둘째는 길가에 핀 이름 모를 풀꽃 하나를 보느라 몇 번이고 걸음을 멈췄다. 효율적인 동선이나 계획된 일정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Yue Le Lv Dian · Tai Zhong Zhan Qian의 정적 속에 누워 있으면, 그 비효율적인 시간들이 사실은 가장 밀도 높고 소중한 기억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하 2층 공간에서 마셨던 쌉싸름한 커피의 향이 여전히 코끝에 머무는 것 같다. 누군가는 이곳을 단순한 청년 숙소라고 하겠지만, 나에게는 타이중의 열기를 잠시 잊게 해준 서늘한 정거장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천장을 바라보는 시간. 운동화는 어느새 구석에 처박혀 있었고, 나는 그저 이 고요한 침묵 속에 몸을 맡겼다. 충분했다. 더 많은 것을 보지 않아도, 더 대단한 곳에 가지 않아도 좋았다. 아이들의 고른 숨소리가 리듬처럼 들려오고, 에어컨의 낮은 웅성거림이 배경음악처럼 깔리는 밤. 다시 이곳에 온다면, 나는 아마 또 팝콘 기계 앞에서 멍하니 서서 아이의 웃음소리를 기다릴 것이다.
침대 옆 탁자에 덩그러니 남은 팝콘 한 알.
- 밤 10시 라면 타임에 아이와 함께 그릇을 씻으며 소소한 성취감을 나눠보세요.
- 지하 2층 카페에서 쌉싸름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타이중의 오후를 계획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