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쏟아졌다가 씻은 듯이 그쳤다.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하얀 김이 몽글몽글 피어올랐고, 6월의 공기는 눅눅한 솜사탕처럼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우리는 누가 먼저 길을 잃을지 내기를 했지만, 결국 모두가 같은 막다른 길에서 마주쳤다. 내비게이션의 기계적인 음성과 나의 근거 없는 직감이 합작해 만들어낸 완벽한 미로였다.
잘 익은 망고의 노란 과육이 혀끝에 닿자마자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내렸다. 지나치게 달콤해 뇌가 얼떨떨할 정도였지만, 냉장고에서 막 꺼낸 그 서늘함이 6월의 열기를 잠시 잊게 했다. 이어 마주한 해산물 냄비의 뜨거운 김이 얼굴을 덮쳤다. 큼직한 새우와 조개가 냄비 가득 넘실거렸고, 우리는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짭조름한 국물의 온도를 기꺼이 견뎌냈다.
"네가 분명히 이쪽이라고 했잖아." 누군가 툭 던진 말에 우리는 지도를 펼쳐놓고 서로의 방향 감각을 처참하게 깎아내렸다. 하지만 곧 웃음이 터졌다. 사실 우리 모두는 길치라는 동질감으로 묶인 운명 공동체였으니까.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이번 여행의 유일한 계획이었다는 농담이 오갔고, 잘못 든 길 끝에서 발견한 이름 모를 가게의 낡은 간판이 묘하게 근사해 보였다.
신베이 미술관 야외 정원에서 열린 하계 음악제. 프랑스 재즈의 유려한 선율이 습한 공기를 타고 낮게 흘렀다. 예술적인 분위기를 내보겠다고 빳빳하게 다린 셔츠를 입고 나갔지만, 5분 만에 모두가 땀범벅이 되어 셔츠가 등에 착 달라붙었다. 서로의 젖은 등판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음악보다 서로의 땀방울이 더 선명하게 기억되는, 지독하게 우리다운 밤이었다.
Ou You Guo Ji Lian Suo Jing Pin Lv Guan의 전용 차고로 차가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셔터가 묵직한 금속음을 내며 내려가는 순간, 외부의 소음이 진공 상태처럼 차단되며 안도감이 밀려왔다. 마사지 욕조에 물을 채우자 보글보글 올라오는 거품 소리가 정막한 방 안을 채웠다. 뜨거운 물속에 몸을 깊숙이 밀어 넣자, 뭉친 근육이 부드럽게 풀리며 온몸의 긴장이 물결처럼 흩어졌다.
현대적인 감각의 스위트룸은 생각보다 훨씬 광활했다. 세 명이 누워도 서로의 팔이 닿지 않을 만큼 넓은 침대 위에서 하얀 시트의 바스락거리는 감촉이 피부를 스쳤다. 침대 끝에서 화장실까지 걷는 짧은 여정조차 이 방의 규모를 실감하게 했다. 낮고 은은한 조명 아래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있으면, 시간이 꿀처럼 천천히 흐르는 기분이 들어 그저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았다.
아침 식사로 나온 죽은 미지근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딱 그 중간의 애매한 온도. "이게 바로 미지근함의 미학이라는 건가?"라는 엉뚱한 농담이 나왔다. 우리는 투덜거리면서도 정갈한 식기에 담긴 그 죽을 끝까지 비워냈다. 작은 디테일이 주는 만족감 덕분에, 그 미지근한 죽조차 꽤 그럴싸한 요리처럼 느껴지는 마법 같은 아침이었다.
짐을 쌌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왔지만 방 안의 공기는 여전히 포근한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특별한 사건은 없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다. 거창한 의미를 찾으려 애쓰지 않아도, 함께 숨 쉬고 함께 게으름을 피웠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찼다. 다시 이곳 Ou You Guo Ji Lian Suo Jing Pin Lv Guan에 와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시간을 흘려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에어컨 바람 아래서 다 같이 깊은 낮잠에 빠졌다.
- 신베이 미술관 음악제, 땀 흘려도 좋으니 그 낭만을 꼭 느껴봐.
- Ou You Guo Ji Lian Suo Jing Pin Lv Guan의 마사지 욕조에서 멍하니 시간 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