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신베이는 공기 자체가 커다란 젖은 수건처럼 온몸을 무겁게 감싸 안았다. 피부에 닿는 습기는 끈적였고, 숨을 쉴 때마다 눅눅한 계절의 냄새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었다. 차창 밖으로 흐르는 풍경을 보던 둘째가 문득 물었다. "아빠, 우리가 갈 호텔은 성처럼 생겼어?" 성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Fu Rong Da Fan Dian의 건물은 그 어떤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처럼 단단하고 정직한 모습으로 우리를 맞이했다.
체크인을 마치고 들어선 객실은 생각보다 아늑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선택한 판다 테마 룸은 문을 여는 순간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침대 시트부터 작은 쿠션 하나까지 가득한 판다 무늬들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방 안에는 은은한 리넨 향과 함께 가족들의 들뜬 에너지가 빠르게 차올랐다. 창밖으로는 도시의 무심한 회색빛 풍경이 펼쳐져 있었지만, 방 안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섬 같았다.
가족 여행이란 결국 서로의 피로를 가장 가까이서 확인하고, 적당한 타이밍에 함께 무너져 눕는 일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넓은 침대 위로 몸을 던졌다. 200센티미터 너비의 침대는 우리 가족의 소란스러운 웃음과 몸짓을 모두 받아내기에 충분했다. 아이들은 침대를 트램펄린 삼아 튀어 올랐고, 나는 그 소란함의 파도 속에 몸을 맡긴 채 적당한 거리에서 그들의 행복을 관조했다. 그 순간, 여행의 긴장이 기분 좋은 나른함으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
저녁 식사는 호텔 내 중식당에서 즐겼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딤섬 바구니가 테이블 위에 놓이자, 고소한 밀가루 향과 진한 새우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특히 투명한 피 사이로 분홍빛 속살이 수줍게 비치는 하가우는 예술 작품 같았다. 아이들의 서툰 젓가락질 끝에 하가우 하나가 접시 밖으로 데굴데굴 굴러떨어졌고, 그 엉뚱한 모습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대단한 유머는 아니었지만, 탱글한 새우의 식감이 눅눅했던 기분을 단숨에 씻어내 주었다.
다음 날 찾은 야외 수영장은 5월의 낮게 내려앉은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미지근한 물의 온도는 피부에 닿는 감촉이 부드러웠고, 아이들이 물을 튀길 때마다 공중에는 찰나의 무지개가 피어올랐다. 나는 선베드에 누워 눈을 감았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최소한의 힘만 쓰는 것'이었기에, 60%의 에너지만 사용하기로 한 계획은 이곳에서 완벽하게 실현되었다. 찰랑이는 물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배경음악처럼 깔리는 오후였다.
근처 목작 동물원과 마오콩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며 본 풍경은 생각보다 건조하고 담백했다. 하지만 내 손을 꼭 잡은 아이의 작은 손바닥은 땀으로 축축했다. 그 끈적한 촉감이 이상하게도 싫지 않았다. 여행은 무언가 거창한 의미를 찾는 과정이 아니라,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곳에 있었다는 시간의 합이라는 것을, Fu Rong Da Fan Dian에서의 시간들이 내게 가르쳐 주었다.
우리 가족의 기억 속에 남은 다섯 가지 조각들
폭신한 더블 침대 몸이 깊게 잠기는 포근한 감촉과 함께 전해지는 안도감. 막내가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투명한 하가우 얇은 피 너머로 비치는 분홍빛 새우의 수줍은 색감과 톡 터지는 식감. 어머니가 가장 먼저 젓가락을 뻗었다.
미지근한 수영장 물 습한 공기와 섞인 특유의 소독약 냄새와 피부를 부드럽게 밀어내는 저항감. 첫째가 가장 먼저 발을 담갔다.
축축한 운동화 현관에 놓인 눅눅한 가죽 냄새와 비 온 뒤의 무거운 공기. 아버지가 한숨 섞인 표정으로 먼저 벗어놓았다.
사우나의 뜨거운 증기 피부를 묵직하게 누르는 열기와 턱 끝에 맺히는 정직한 땀방울. 할머니가 가장 먼저 눈을 감고 즐기셨다.
아이의 젖은 머리카락에서 보송한 비누 냄새가 났다.
- 호텔 중식당의 하가우는 꼭 맛보시길 추천합니다.
- 곤돌라를 타기 전, 아이의 작은 손을 꼭 잡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