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눅한 공기가 이끄는 서툰 발걸음
6월의 신베이는 공기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젖은 수건처럼 온몸을 무겁게 감싸 안았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피부에 끈적하게 달라붙는 습한 온도가 우리를 반겼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수증기가 폐부 깊숙이 밀려 들어오는 기분이었다. 친구 셋이 모이면 반드시 한 명은 길을 잘못 찾는다는 불변의 법칙은 이번 여행에서도 여지없이 적용되었다. "정말 이 길이 맞아? 지도가 계속 돌아가는데?" 누군가의 의심 섞인 물음에도 구글 지도를 든 친구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앞장섰고, 우리는 그 뒷모습을 보며 적당히 투덜거리며 따라갔다. 보도블록의 좁은 틈새에 걸려 덜컹거리는 캐리어 바퀴 소리가 리듬감 없이 골목길에 울려 퍼졌고, 등줄기를 타고 천천히 흘러내리는 땀방울이 셔츠를 눅눅하게 적셨다. 서로의 엉망이 된 머리칼과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보며 낄낄거리는 사이, 우리가 발견한 것은 대단한 명소가 아니라 습도 80퍼센트의 공기가 주는 묵직한 압박감뿐이었다. 하지만 그 서툰 길 잃음 덕분에 이름 모를 골목의 낡은 간판들이 뿜어내는 아날로그한 정취를 더 오래 눈에 담을 수 있었다. 목적지로 향하는 길은 멀었지만, 그만큼 우리의 대화는 더 시시하고 다정해졌다.
소나기가 남기고 간 달콤한 잔향
한참을 걷던 중, 하늘이 순식간에 잉크를 뿌린 듯 어두워졌다. 예고 없이 쏟아진 소나기는 우리가 세운 모든 계획을 단숨에 지워버렸고, 우리는 비명을 지르며 근처 작은 과일 가게의 처마 밑으로 급하게 몸을 숨겼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로 굵은 빗줄기가 내리꽂히며 올라오는 비릿하고 뜨거운 증기가 코끝을 스쳤다. 그때 옆 가게에서 풍겨오는 잘 익은 망고의 진한 달콤함이 빗소리에 섞여 들어와 묘한 해방감을 주었다. "누가 더 많이 젖었나 내기할까?" 젖은 신발 끝을 내려다보며 던진 농담에 우리는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옷감이 몸에 무겁게 달라붙는 그 불쾌한 감각조차, 지금 우리가 함께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선명하게 각인시키는 일종의 증거처럼 느껴졌다. 빗줄기가 잦아들 무렵, 도시는 조금 더 선명한 색을 띠기 시작했다. 젖은 길 위로 반사되는 가로등 불빛은 마치 도시가 씻어낸 보석처럼 반짝였고, 우리는 그 빛의 이정표를 따라 다시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특별한 목적지가 없어도 좋았다. 그냥 걷는 것, 그리고 옆에서 들리는 친구들의 시시한 농담이면 충분한 오후였다.
하얀 시트 위로 쏟아지는 안식
마침내 도착한 Fu Rong Da Fan Dian의 로비에 들어선 순간, 바깥의 끈적함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폐부 깊숙이 파고드는 서늘한 에어컨 바람이 젖은 피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체크인을 하며 건네받은 룸카드 속 귀여운 코알라 그림에 우리는 아이처럼 웃음을 터뜨렸고, 그 작은 그림 하나가 여행의 긴장을 무장해제 시켰다. 배정받은 16층의 럭셔리 룸 문을 열자, 탁 트인 도시 전망과 함께 빳빳하게 잘 마른 하얀 시트의 포근한 향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여기 내 자리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커다란 더블베드 위로 몸을 던졌다. 등에 닿는 시트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감촉은 마치 숲속의 작은 샘물에 몸을 담근 듯한 쾌적함을 주었다.
잠시 후 내려간 야외 수영장의 물은 생각보다 훨씬 차가워 발끝을 담그는 순간 소름이 돋을 정도였지만, 그 냉기가 오히려 뜨겁게 달궈진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 주었다. 물 위에 둥둥 떠서 바라본 하늘은 어느새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세상의 모든 소음이 물밑으로 고요해지는 고요한 평온함이 찾아왔다. 저녁으로 먹은 푸위안 중식당의 딤섬은 얇고 투명한 피 속에 꽉 찬 새우의 탱글한 식감이 입안에서 기분 좋게 굴러다녔다. 뜨거운 김이 안경에 서려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 상태로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무용한 시간들이 우리를 가장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우리는 다시 그 넓은 침대 위에 나란히 누웠다.
창밖으로 6월의 마지막 빗줄기가 가늘게 흩어지고 있었다.
- 푸위안 중식당의 하가우는 꼭 맛볼 것. 새우의 탱글한 식감이 일품이다.
- 야외 수영장은 수온이 매우 낮으니 가벼운 겉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