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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탁 위, 소고기 국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때

바삭한 공기와 아이들의 소란한 행진

12월의 타이중은 마치 잘 말린 찻잎처럼 바삭했다. 기온은 18도, 덥지도 춥지도 않은 그 애매한 경계의 온도가 피부에 닿을 때마다 묘한 쾌적함이 느껴졌다. 공기 중에는 건조한 흙내음과 은은한 찻잎의 향기가 섞여 있었고, 칭메이 성품 거리의 크리스마스 장식들은 밤하늘에 흩뿌려진 다이아몬드처럼 화려하게 반짝였다. 둘째가 내 옷자락을 작은 손으로 꽉 쥐며 물었다. "아빠, 크리스마스는 왜 매년 오는 거야?" 나는 정답을 알려주는 대신 아이의 온기를 느끼며 가만히 손을 맞잡았다. 사실 정답 같은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매년 이 계절이 돌아오고, 우리가 함께 있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진실이었다. 첫째는 저 멀리 보이는 거대한 빛의 조형물에 마음을 빼앗겨 연신 발걸음을 재촉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걷는 길은 언제나 기분 좋은 무질서를 동반한다. 서로 다른 방향을 보고, 서로 다른 속도로 걷으며, 때로는 작은 말다툼이 불협화음처럼 터져 나온다. 하지만 그 소란함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그 소음들이 12월의 건조한 공기를 적당한 밀도로 채워주고 있었다. 우리는 그렇게 흩어졌다 모이기를 반복하며, 우리를 기다리는 안식처를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소음의 필터를 지나 정적의 품으로

Tai Zhong Ri Yue Qian Xi Jiu Dian의 육중한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세상의 모든 소음이 단숨에 소거되었다. 외부의 거칠고 건조한 바람은 문턱 너머로 밀려났고, 그 자리를 적당히 낮은 온도의 쾌적한 공기와 은은한 시트러스 향이 채웠다. 로비의 공기는 차분하게 고요해져 있었고, 매끄러운 대리석 바닥 위로 캐리어 바퀴가 구르는 규칙적인 마찰음만이 정적을 깨웠다. 체크인을 도와주는 직원의 말투는 정중했고, 표정은 군더더기 없이 담백했다. 과한 친절보다는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그들의 서비스가 오히려 여행자의 지친 마음을 편안하게 다독여주었다. 거리에서 한껏 들떠 소란스럽게 굴던 아이들도 로비가 주는 특유의 정숙함에 눌려 어느새 조용해졌다. 이곳은 외부의 무질서와 내부의 질서가 교차하는 정교한 필터와 같았다. 우리는 그 경계를 넘어, 오직 우리 가족만이 점유할 수 있는 작은 성벽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마쳤다.

우리 가족의 서툰 성벽, 위다 스위트

위다 스위트 룸의 문을 열자마자 투명한 겨울 햇살이 폭포처럼 쏟아져 들어왔다. 방 안은 눈이 시릴 만큼 환했고,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각자의 영역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푹신한 침대 위로 몸을 던지고, 소파 구석에 장난감들을 성벽처럼 쌓아 올렸다. 객실은 충분히 넓었지만, 아이들의 활기가 공간을 점령하고 나니 금세 좁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좁아짐이 오히려 포근한 밀도가 되어 우리를 감쌌다. 바스락거리는 침구의 촉감은 부드러웠고, 적당한 무게감으로 몸을 눌러주어 비로소 여행의 진짜 목적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는 것'임을 깨닫게 했다.

방 한 켠에 놓인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에서 진한 에스프레소가 추출되는 소리가 들리고, 고소한 커피 향이 방 안의 공기를 따뜻하게 데웠다. 욕조에 몸을 담갔을 때, 작은 디테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블라인드 줄을 당기려면 욕조 안에 발을 넣은 채 몸을 한껏 숙여야 하는 조금은 엉뚱한 구조였다. "아빠, 이 줄은 왜 여기 숨어 있어?"라고 투덜거리는 첫째의 목소리가 습기 어린 욕실 공기 속에 섞여 들었다. 완벽하지 않은 공간이 주는 묘한 친밀함이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서로의 발가락을 간지럽히며 한참을 낄낄거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하얀 타일 벽에 부딪혀 메아리치며 돌아왔다. 이곳은 더 이상 단순한 호텔 객실이 아니었다. 흩어져 있던 가족이라는 퍼즐 조각들이 비로소 하나로 맞물리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다정한 우리만의 성벽이었다.

유리창이라는 안전한 거리에서 바라본 도시

밤이 깊어지자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창가에 모여 앉았다. 두꺼운 유리창 너머로 타이중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자동차들의 전조등이 금색 실선이 되어 도로 위를 흐르고, 멀리 보이는 건물들의 조명이 점점이 박혀 거대한 빛의 바다를 이루었다. 방금 전까지 우리가 발을 딛고 걸었던 그 소란스럽고 건조한 거리였다. 하지만 투명한 유리벽 하나를 사이에 두자, 그 모든 소음과 번잡함은 소거된 채 오직 시각적인 아름다움만 남았다. 우리는 안전한 내부의 온기 속에서 외부의 소란을 관조하는 관찰자가 되었다. 아이들은 어느새 잠이 들어 서로의 몸을 엉킨 채 깊은 숨을 내뱉고 있었다. 그 평온한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생각했다. 특별한 사건도, 거창한 깨달음도 없었지만, 지금 이 온도와 이 정적이 더없이 소중하다고. 밖은 여전히 춥고 건조하겠지만, 이 방 안만큼은 적당히 따뜻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다시 이곳에 온다 해도, 나는 아마 똑같이 이 창가에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도시의 불빛을 세며 가족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을 것이다.

내일 아침엔 다시 그 소란스러운 거리로 나가겠지만, 지금은 이 고요한 성벽 속에 머물고 싶다.

  • 조식 뷔페의 소고기 탕은 반드시 맛볼 것. 진한 국물 맛이 12월의 아침을 깨우기에 적당하다.
  • 칭메이 성품 거리의 크리스마스 행사장을 천천히 걷는 것을 추천한다. 정답 없는 질문을 던지기에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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